[유봉기 기고] 끊임없는 사례 연구 통한 군함건조기술에 일대 혁신을!

입력 2021. 01. 22   17:05
업데이트 2021. 01. 2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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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봉기 성균관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유봉기 성균관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지난해 합동참모본부에서 주관한 ‘무기체계 시험평가 세미나’ 발표 논문을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됐다. 논문을 읽으며 가장 관심이 갔던 분야는 최근 해군의 경항모 사업이 이슈화되면서 함께 흥미를 갖게 된 군함 관련 연구들이었다.

군함 건조는 공학의 ‘종합예술’이라고 일컬어진다. 군함에는 서로 다른 수많은 무기와 부품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하고, 각자가 가진 제 기능도 발휘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건조 기간만 해도 10여 년의 세월이 걸리다 보니, 그동안 최신 기술과 장비의 위치도 변할 수 있다. 그 때문에 다양한 변수와 변화, 설계와 실제 현장의 물리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먼저 ‘선도함’을 건조한 후, 이를 바탕으로 후속함 건조를 추진해 나간다. 그래도 문제점은 끊임없이 발생한다. 이럴 경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많은 예산이 소요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우리 군의 전력 획득과 운용에도 그리 좋은 일은 아니다. 따라서 이제는 하루빨리 새로운 기술 혁신을 추진해 함정의 건조에서부터 운용에 이르기까지 일대 변혁을 고민할 때가 왔다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은 현재 우리 주변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사례들과 연구들을 통해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현재 미 해군에서는 볼트나 너트를 통한 고정이나 용접 대신 접착제를 이용해 장비를 벽이나 바닥에 붙임으로써 군함에 전혀 손상이 가지 않도록 하는 기술 혁신을 선보인 바 있다. 이 기술은 미 해군의 최신예 구축함이자 전략자산인 줌월트 구축함을 비롯해 상륙수송함, 연안전투함 등의 건조 시 사용되기도 했다.

전기추진체계를 활용한 함정의 연구 또한 매우 필요한 부분이다. 전기추진체계를 활용한 함정은 현재 국내와 해외에서 다방면에 걸쳐 건조를 검토 중이거나 이미 운영 중인 기술로, 미국의 이지스함과 영국의 항모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국방부 역시 오는 2030년 중반까지 총 사업비 7조 원을 들여 6000톤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에 ‘통합전기추진체계’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 기술이 도입될 경우, 함정의 수중방사소음을 최대한 제한할 수 있어 함의 생존성 확보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작전 수행 능력 등 핵심 기능 향상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함정 건조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창의성·신속성·유연성을 갖춘 신기술에 대한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이지스 구축함을 보유했으며, 이제 2030년 경항모 확보를 위해 달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의 공학 기술 발전이 곧 해군력 증강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하고, 앞으로 더 많은 사례 연구를 통해 우리 군함 건조에도 일대 혁신이 일어날 수 있기를 한 사람의 공학자로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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