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산성, 성벽 위 별빛 가득한 하늘을 만나다

입력 2021. 01. 22   16:30
업데이트 2021. 01. 27   10:28
0 댓글





■ 충북 청주 상당산성(上黨山城)


청주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상당산성은 비교적 관리가 잘 되어있는 산성 중 하나이다. 다만, 성벽 위에 설치하였던 성가퀴 <城堞: 성 위에 낮게 쌓은 담>는 전혀 남아 있지 않다. 상당산성의 정문인 남문 앞은 약간의 완만한 경사 언덕에 잔디로 덮인 초원이 펼쳐져 있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정상에 오르면 서쪽으로 청주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여 서쪽을 방어하기 위하여 축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어릴 적 소풍의 기억, 연인과의 데이트, 부모님과 함께 한 나들이 등등 지난 추억이 묻어나오는 장소로 손색이 없다. 가벼운 산행으로 제격이고 주변의 산세와 어우러져 사계절마다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는 상당산성을 꼭 찾아보자.

상당산성의 남문인 공남문(拱南門) 앞에서 야간에 찍은 모습. 플레쉬와 인터벌 촬영으로 성곽의 조명과 별의 괘적을 표현했다.
상당산성의 남문인 공남문(拱南門) 앞에서 야간에 찍은 모습. 플레쉬와 인터벌 촬영으로 성곽의 조명과 별의 괘적을 표현했다.




■ 토성 위에 쌓은 포곡식 석축산성 



사적 제212호인 상당산성은 삼국시대 백제의 상당현(上黨縣)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축성연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성곽 이전 백제 시대 때 토성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남문 밖에서 발견된 옛 기와의 명문을 통해 통일신라의 서원경과 관련되었음을 알 수 있다. 영호남과 서울로 통하는 통로를 방어하는 요충지였던 이곳은 임진왜란 때 구축되었고 이후 숙종 42년(1716년) 충청병사(忠淸兵使) 유성 추에 의해 개축이 시작된 뒤 이후 3년간 대대적 공사를 가졌다.

기록에 따르면 이듬해 성내에 구룡사와 남악사 등 2개의 사찰을 두었고 암문도 당시에 만들어졌다고 알려졌다. 산성의 둘레는 4.1~4.4km이며 성곽의 높이는 비교적 높지 않은 2~4m 정도이다. 내부 면적은 70만~72만㎡이며 내탁공법으로 만들어진 포곡식 석축 산성이다. 내탁공법은 산 경사면에 돌로 외부에만 성벽을 쌓은 뒤 안쪽을 흙과 자갈을 넣어 메꾼 것으로 우리나라 산성의 특징이다. 또한, 산성은 테뫼식, 포곡식, 복합식으로 나뉘는데 이중 포곡식인 상당산성은 산성이 돌아가는 범위에 계곡이 포함된 것으로 이는 농성할 때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2016년 여름까지 보수공사 중이었지만 지금은 깨끗하게 복원된 동문인 진동문(鎭東門)과 외벽.
2016년 여름까지 보수공사 중이었지만 지금은 깨끗하게 복원된 동문인 진동문(鎭東門)과 외벽.
서문에서 바라본 모습. 사각형인 평문의 양 옆으로 돌출된 옹성이 이채롭다.
서문에서 바라본 모습. 사각형인 평문의 양 옆으로 돌출된 옹성이 이채롭다.
■ 멀리 이어진 성벽에 동문이 성벽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왼) ■ 서문부근에서 남문으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성벽길(오)
■ 멀리 이어진 성벽에 동문이 성벽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왼) ■ 서문부근에서 남문으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성벽길(오)



■ 자연과 어우러진 3개의 문 


현재 상당산성에는 정문인 남문과 서문, 동문 등 3개의 문과 2개의 암문, 그리고 치성, 3개의 수구가 있으며 1992년 말에 동장대를 재건했다. 서장대는 1995년 발굴 조사로 위치가 확인된 상태이다. 


상당산성의 남문인 공남문은 무지개문의 형태인 홍예문으로 천장에는 주작이 그려져 있다. 문 안쪽으로는 성문이 쉽게 뚫리지 않도록 옹벽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 성문에서는 멀리 성벽 양쪽으로 돌출된 치성이 보인다.

서문인 미호문은 성벽이 문 바깥쪽으로 돌출되어 일종의 옹성 형태를 갖췄다. 서문은 사각형인 평문형태이며 청주 시가지가 시원하게 보이는 이곳 주변에는 평상이 설치돼 주민들을 위한 행사나 공연이 종종 이뤄지고 있다. 이는 3개 문 중에 가장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동문인 진동문은 2016년 여름까지 보수공사 중이었지만 지금은 깨끗하게 복원돼 등산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도 우리나라 산성의 흔한 문 형태인 평문이며 다른 성문보다 가파른 곳에 있다.

상당산성에는 남문처럼 쉽게 접한 수 있는 곳은 동장대인 보화정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로 1992년 12월에 재건됐다. 남문으로 가는 길에 있는 이 동장대는 도로에서 언덕길을 오르면 금방 볼 수 있는데 장대의 특성상 지휘에 쉽도록 사방이 탁 트여 있다.

상당산성의 정문인 남문 옆에서 바라본 전경. 남문 앞쪽으로 완만한 경사 언덕에 잔디로 덮혀있는 넓은 초원이 보인다.
상당산성의 정문인 남문 옆에서 바라본 전경. 남문 앞쪽으로 완만한 경사 언덕에 잔디로 덮혀있는 넓은 초원이 보인다.
남문 동쪽 치성에서 동문 쪽으로 바라본 모습. 왼쪽 저수지와 함께 멀리 동장대가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남문 동쪽 치성에서 동문 쪽으로 바라본 모습. 왼쪽 저수지와 함께 멀리 동장대가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남문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동장대인 보화정. 보화정 앞으로 사방이 넓게 탁 트여 있다.
남문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동장대인 보화정. 보화정 앞으로 사방이 넓게 탁 트여 있다.




■ 오랜 역사, 암문


상당산성에는 동북암문과 서남 암문 2개소가 있는데 적에게 알려질 때를 대비해 안쪽에 돌과 흙을 쌓아 놓아 급히 메울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이중 서남 암문은 남화문이라 불렸는데 너비 약 166cm, 높이 약 172cm로 문짝을 닫고 빗장을 질러 문을 닫게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밖에도 상당산성에는 남문 동측과 서남암문 동측, 그리고 남쪽 성벽의 계곡방향 경사면에 하나씩의 치성을 쌓아 방어력을 높였는데 성벽이 굴곡을 이룬 서쪽과 북쪽, 동쪽 성벽에는 이들 성벽이 굴곡을 이루며 굽이 돌아 따로 치성을 설치하지 않았다.

석양에 물든 서문의 모습이 아름답다.
석양에 물든 서문의 모습이 아름답다.
서남암문과 치성이 함께보인다.
서남암문과 치성이 함께보인다.
■ 동북암문을 따라 이어져 있는 성곽 모습(왼) ■ 서구 주변의 수구. 스며든 물로 인한 성곽의 무너짐을 방지하기 위해 쌓은 튀어나온 돌이 보인다(오)
■ 동북암문을 따라 이어져 있는 성곽 모습(왼) ■ 서구 주변의 수구. 스며든 물로 인한 성곽의 무너짐을 방지하기 위해 쌓은 튀어나온 돌이 보인다(오)
동북암문을 따라 이어져 있는 성곽 모습.
동북암문을 따라 이어져 있는 성곽 모습.





■ 포스팅:  이경하 기자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