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영향력 확대에 ‘유럽이 직면한 새로운 위협’ 긴장

입력 2021. 01. 08   17:25
업데이트 2021. 01. 10   14:51
0 댓글
중국의 도전과 나토의 대응 

『나토 2030: United for the New Era』
나토 개혁보고서 『나토 2030』서 명시
경제 파트너 불구 모든 영역서 경쟁 
 
중국 산업정책과 민·군 융합전략
체계적 도전의 핵심 요소로 바라봐 
 
경제·무역 협력과 안보 도전 사이에서
어떤 판단과 선택 해나갈지 주목 

 

『나토 2030』 보고서가 중국을 ‘유럽의 위협’으로 명시한 상황에서, 향후 나토 동맹국들이 중국에 대해 어떤 판단과 선택을 해나갈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은 벨기에 브뤼셀 소재 나토 사령부 전경. 필자 제공/출처=나토 홈페이지
『나토 2030』 보고서가 중국을 ‘유럽의 위협’으로 명시한 상황에서, 향후 나토 동맹국들이 중국에 대해 어떤 판단과 선택을 해나갈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은 벨기에 브뤼셀 소재 나토 사령부 전경. 필자 제공/출처=나토 홈페이지

나토(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는 2020년 12월 1일 동맹국 외무장관회의에서 발표한 ‘나토 개혁방안 보고서 『나토 2030』에서 “현시점에서는 중국이 러시아와 같은 군사적 위협은 아니지만, 국제사회에서 영향력과 야심을 확대해 나가면서 민주국가들에 위협이 되고 있으며, 러시아 못지않게 중국이 야기하는 위협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나토가 중국을 ‘유럽이 직면한 위협’이라고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중국을 매우 당황하게 했다고 한다. 본고에서는 나토 보고서가 밝힌 중국의 도전과 대응책을 살펴본다.


‘나토 2030’ 개요


이 보고서의 정식 제목은 『나토 2030: United for the New Era-Analysis and Recommendations of the Reflection Group Appointed by the NATO’s Secretary Genaral』이다. 나토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Jens Stoltenberg)의 의뢰로 외부 전문가들이 작성했다. 보고서는 총 67쪽으로 1장 서론, 2장 주요 결과, 3장 분석(2010~2030 안보 및 정치 상황), 4장 권고(나토의 역할·결집력·협의 강화), 5장 결론, 작성 연대표로 구성됐다. 특히, 4장 2절 ‘전(全) 방향에서 오는 새로운 위협과 과제에 대한 나토의 정치적 역할과 수단 강화’에서 중국의 도전에 대한 나토의 평가와 대응책을 별도로 기술했다. 나토는 이 보고서에 대한 논의를 거친 후 2021년 나토 정상회의에서 향후 행동지침에 관한 전략을 제안할 예정이다.


나토의 국제 안보환경 평가

『나토 2030』에 따르면, 나토의 대외 안보환경은 나토 전략개념(Strategic Concept)이 처음 발표된 2010년 이후 크게 변화하고 있다. 당시의 전략개념은 러시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형성할 것을 권고했고, 테러리즘은 제한적으로 언급했으며, 중국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 후 나토 전략에 관한 정치적 결집력과 적응에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됐으며, 나토의 안보환경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테러리즘·전염병·기후변화·난민 문제 등 초국가적 위협과 위험은 지속적으로 나토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사이버 및 우주 능력과 같은 국력 변화 수단들은 갈등의 본질을 지속적으로 형성할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안보환경의 주요 특징은 국가를 기반으로 하는 경쟁의 만연 및 확산, 테러·자원·가치 분쟁과 같은 지정학적 경쟁의 재등장이다. 유럽·대서양 지역에서 가장 심각한 지정학적 도전은 러시아에서 온다. 러시아는 비록 쇠퇴 중인 강대국이지만, 향후 10년 동안 나토가 직면하는 주요 위협이 될 것이다.


중국의 도전에 대한 나토의 인식


중국의 국력 규모와 글로벌 파급력은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사회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나토 동맹국들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더욱 체감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북극 실크로드’ ‘사이버 실크로드’는 빠르게 확장 중이며, 중국은 유럽 전역에서 많은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대부분의 나토 동맹국들에게 중국은 경제적 경쟁자이자 중요한 무역 파트너지만, ‘전 영역 체제 경쟁자(full-spectrum systemic rival)’로 가장 잘 인식되고 있다. 중국은 유럽·대서양 지역에서 러시아와 같은 실체적 군사력 위협을 현시하고 있지 않지만, 대서양·지중해·북극으로 군사력을 확장하고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중국은 장거리 미사일, 전투기, 항공모함, 전 세계를 사정권에 둔 핵공격 잠수함, 우주기술, 대형 핵무기 등을 개발하고 있다. 많은 나토 동맹국들이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받았고, 많은 지적재산권이 절취당했으며,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국에서 발원한 허위정보가 대량 유포됐다. 중국의 정책 중에는 2030년까지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리더가 되고, 2049년까지 기술 초강대국이 된다는 야심이 포함돼 있다.

중국은 나토에게 러시아와는 ‘매우 다른 유형의 도전(very different kind of challenge)’을 야기하고 있으나, 현시점에서는 유럽·대서양 지역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에 기반한 글로벌 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다.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훨씬 초월해 경제적 강압과 위협적 외교 이외에 이웃들에게 무력을 사용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향후 10년 동안 중국은 나토의 집단적 결집력 구축, 중요 인프라 보호, 5G와 같은 신기술 분야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중국은 유럽·대서양을 포함한 세계 각 지역으로 군사력을 투사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중국의 산업정책과 민·군융합전략은 이러한 체계적 도전의 핵심 요소다. 핵·해군·미사일 등 중국의 군사현대화는 나토의 전략적 안정에 잠재적 위협을 초래한다. 인권과 국제법에 대한 중국의 접근은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의 기본전제에 도전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세계 무역·성장·투자의 원동력으로서 많은 나토 국가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고, 유럽·대서양 지역에서 전략적· 상업적 입지를 발전시켜왔다. 나토 동맹국들은 지속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모색하고, 경제·무역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기후 변화 및 생물 다양성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과 협력하고 있다.


‘유럽의 위협’이 된 중국과 나토의 대응

나토는 동맹국의 안보를 저해하는 중국의 활동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해야 하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8개 조치가 포함된다. 첫째, 동맹 내에서 중국에 대한 정보 공유·분석 강화. 둘째, 유연성 구축 강화 및 중국의 사이버 공격과 정보 유출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 셋째, 중국의 기술 역량 개발이 동맹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노력 확대. 넷째, ‘유럽동맹군사령부(SACEUR·Supreme Allied Commander Europe)’ 책임지역의 집단방어·군사대비·유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의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방어하는 능력에 투자. 다섯째, 유럽연합(EU)과 협력해 주요 부문 및 공급망의 취약성을 지속적으로 파악. 여섯째, 동맹국들이 중국과 어떤 협력을 진행할 경우 나토의 결속력 유지. 일곱째, 중국의 침투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동맹국에 대한 다른 동맹국들의 기술지원 및 군사개입을 장려해 중국의 민·군융합전략에 대응. 여덟째, 중국의 안보 도전을 논의하는 협의체 설치.

한편 나토는 동맹국들의 이익이 관계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중국과 대화 및 접촉을 유지하고, 적극적으로 중국을 참가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럽의 생각이 한층 미국에 가까워지고 강경해졌다고 평가한다. 그 이유는 미국이 지난 2년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나토의 국가안보와 정보공유에 위협이 된다고 집중 로비를 하면서 영국·프랑스·독일 등이 중국을 위협으로 간주하기 시작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나토 2030』 보고서가 중국을 ‘유럽의 위협’으로 명시한 상황에서, 향후 나토 동맹국들이 경제·무역 협력과 안보 도전이라는 딜레마 속에서 중국에 대해 어떠한 판단과 선택을 해 나갈지 주목된다.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