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X 시제기 출고 준비 순항…내년엔 실물 본다

입력 2020. 12. 21   17:10
업데이트 2020. 12. 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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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21년 비상을 꿈꾸는 한국형 전투기 

2028년까지 약 8조 원 투자 사업
독자 능력 확보…대부분 품목 국산화
국내업체 800여 곳 체계개발 과정 참여
1만 개 일자리 창출…고부가가치 예상
국내 항공산업 지속적 발전 토대 기대
방위사업청은 내년 시제기 출고를 목표로 한국형 전투기(KF-X)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F-X는 우리 기술로 만든 전투기를 확보한다는 일차원적 의미를 넘어 국내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Seoul ADEX 2019)’에서 공개된 KF-X의 실물모형.  조종원 기자
방위사업청은 내년 시제기 출고를 목표로 한국형 전투기(KF-X)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F-X는 우리 기술로 만든 전투기를 확보한다는 일차원적 의미를 넘어 국내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Seoul ADEX 2019)’에서 공개된 KF-X의 실물모형. 조종원 기자

전투기는 장기간의 개발 기간, 대규모의 예산 투입 및 관련 기술들의 집약이 요구되는 무기체계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전투기 개발은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을 보유한 선진국들이 주도해 온 것이 현실이다. 이런 특성을 고려할 때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은 군사력 증강이라는 기본 목표 달성은 물론 기술 선진국으로의 진입 등 많은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KF-X 사업은 오는 2028년까지 약 8조 원을 투자해 국내 항공산업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와 함께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특히 30년 이상 F-4, F-5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는 우리 공군으로서는 이를 대체할 수 있고 미래 전장 운영개념에 적합한 성능을 보유한 전투기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방위사업청은 KF-X 전투기를 공군의 첨단 전투기와 협동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전력 다목적 전투기로 활용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KF-X 어떻게 개발되나

KF-X 사업은 ‘진화적 개발개념’을 적용, 2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2026년까지 이뤄질 1단계에서는 공대공 능력 확보, 2028년 완료를 목표로 한 2단계에서는 공대지 능력 확보가 목표다. 주요 체계개발 대상으로는 크게 핵심 항전장비와 무장을 포함하는 항공기체계, 항공기의 점검과 지원에 필요한 군수지원체계, 조종사와 정비사 교육을 위한 훈련체계 등이 있다.

KF-X 체계개발은 기본설계, 상세설계, 시제기 제작, 지상·비행시험 단계로 구분된다. 방사청은 “현재 KF-X는 체계개발에 착수한 뒤 기본설계단계를 거쳐 항공기의 외형을 결정하고, 상세설계를 통해 시제기 제작에 필요한 도면·규격 등을 구체적으로 개발했다”며 “2021년 출고를 목표로 시제기를 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KF-X 체계별 특징

방사청은 KF-X의 단좌형과 복좌형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두 형태 모두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로 길이와 폭은 F-16과 F-15의 중간 크기다. 단좌기와 복좌기는 조종실 부분을 제외하고는 같은 형상이다. 엔진은 GE의 F414 엔진을 적용했다.

KF-X는 비행 안전 및 작전 능력 향상에 필요한 주요 기능을 보유할 예정이다. 기체 운용시간은 공군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만족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조종실은 조종사의 접근성, 가독성, 편이성 등을 위해 조종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고 있다.

안전성도 놓칠 수 없는 항목이다. 방사청은 KF-X가 이차동력 계통을 활용한 자체 시동 능력, 2개의 독립적인 유압시스템, 비상 펼침이 가능한 착륙장치, 비상전력, 3중의 전자식 비행제어 능력을 구비하도록 할 예정이다. 작전반경을 늘리기 위한 공중 수유(受油)능력도 갖출 계획이다. 군수지원체계는 기존 군수지원체계와의 호환성을 유지하는 것을 기본으로, 원활한 작전 지원에 필요한 장비 등을 개발하고 있다. 훈련체계는 시뮬레이터 등 조종사 훈련체계와 정비사용 정비훈련장비, 조종사의 임무 계획을 위한 임무계획체계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KF-X 개발이 불러올 효과

방사청은 KF-X 사업의 경우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기술·경제적 기대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첨단기술이 융·복합된 종합시스템 산업인 항공산업은 다른 산업의 기술혁신을 견인한다. 특히 가장 복잡한 항공기체계로 평가되는 전투기 개발은 항공기술에 파급 효과를 불러온다. 방사청은 KF-X 사업을 통해 한국형 전투기라는 독자적인 플랫폼이 확보되면 언제든지 필요한 무기체계와 장비를 국산화해서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전투기의 핵심요소인 항공전자·무장 분야의 항공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KF-X 사업을 통해 확보한 능력을 발전시킨다면 우리 기업이 다른 나라의 항공기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일자리 창출도 또 다른 장점이다. 방사청에 따르면 KF-X 체계에 들어가는 부품 수는 3만 개를 훌쩍 뛰어넘는다. 현재 체계개발 과정에도 800개 이상의 국내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는 사업 진행을 통한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방증이다. 방사청은 “실제로 사업에 착수한 뒤 지난해까지 1만여 개의 일자리와 2조1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다”며 “앞으로 사업 종료 후 양산까지 고려하면 이후에도 더 많은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KF-X는 독자 성능개량 능력 확보, 운용유지비 절감, 수출 경쟁력 및 산업 파급효과 증대를 위해 기술이 부족하거나 경제성이 적은 품목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을 국산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해외 기술통제품목인 AESA 레이다, IRST(적외선 탐색 추적장비), EOTGP(전자광학표적 추적장비), EW Suite(전자전 통합장비)와 독자 성능개량 능력 확보를 위한 구성품인 임무컴퓨터, 비행제어컴퓨터 등에 대한 장비 및 체계통합 기술을 국산화하고 있다. 군수지원체계는 항공기 체계 운영을 위한 지원장비에 대해 소요를 계속 구체화하고, 주기적인 설명회를 통해 중소 업체의 KF-X 사업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등 국산화율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훈련체계 역시 주요 구성 장비인 시뮬레이터, 조종실 절차 훈련장비, 정비훈련장비 등에 대한 국산화가 진행 중이다.

KF-X 사업은 우리 공군이 필요한 전투기를 확보하는 동시에 국내 항공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또 첨단 항공기술이 융·복합된 전투기 개발에 성공, 양산까지 한다면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매우 크다. 특히 KF-X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해외구매로 확보해온 전투기를 국내개발로 전환한다면 국내 항공산업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다. 국내 항공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토양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내년은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국산 전투기 개발’ 의지를 천명한 지 20년이 되는 해”라며 “계획된 일정에 맞춰 개발을 진행, 정부가 전투기 개발 의지를 밝힌 지 20년이 되는 2021년에는 한국형 전투기의 실물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맹수열 기자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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