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크아이(Hawk-eye) 그리고 네이비아이(Navy Eye)

입력 2020. 10. 23   16:06
업데이트 2020. 10. 23   16:13
0 댓글
박 정 우 병장
해군 1함대 동해합동작전지원소
박 정 우 병장 해군 1함대 동해합동작전지원소


어느 날 대원들과 생활반에서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를 보고 있었다. 기회를 잡은 공격수의 강력한 슈팅이 골대를 맞고 골라인에 떨어졌다. 골인지 노골인지를 판단하기 애매한 상황이었고 대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주심은 노골을 선언했지만 해당 팀에서 비디오 보조 심판(VAR)을 요청했고 그에 따른 ‘호크아이’ 판독 결과 예리하게 라인에 걸친 ‘골’이었다.

‘호크아이’는 구기 종목에서 사용되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으로 공이 떨어진 위치를 경기장 내 설치된 수많은 카메라가 포착해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해 보여주며, 심판이 이를 토대로 최종 판정을 내린다. 카메라를 기반으로 한 하나의 감시체계인 것이다.

나는 동해합동작전지원소에서 근무하는 감시병이다. 나는 ‘호크아이’보다 더 성능이 뛰어난 ‘네이비아이’가 돼야 한다. 짧게는 수 킬로미터, 멀게는 수십 킬로미터를 탐지하는 레이더로 실제 표적과 레이더 반사파와 같은 허위 표적, 파도로 인해 표적이 탐지됐다 안 됐다 하는 상황, 강우, 파도와 같은 기상상태 등 복합적 상황에서 표적을 탐지하고 식별하는 일이 진짜 어려운 일이다. 그러기에 감시요원은 ‘네이비아이’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어려운 일을 수행하고 있는 감시요원의 기량향상과 근무 자긍심 고취를 위해 얼마 전 작전사 주관으로 개최된 전탐감시대 감시요원 감시경연대회가 있었다. 함대 대표로 선발돼 타 전탐감시대보다 신속, 정확하게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최고의 전탐감시대라는 자부심을 갖고 평상시 임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경연대회를 준비했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하기보다는 자율적으로 감시팀원들과 평가를 준비하면서 스스로 부족했던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꼈고 팀원들과 서로 보완하며 노력한 결과 작전사 최우수 감시대라는 결과를 이뤄냈다. 최우수 감시대에 선발되자 감시라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인데 또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시는 작은 징후도 놓치지 않고 면밀히 살펴보며, 그 결과를 팀원들과 협업하고, 또 해군과 육군, 해군과 해경 등 유관기관과 상황을 공유하는 것이라는 걸 배웠다.

그리고 그런 눈을 가진 감시병이 ‘네이비아이’라는 하나의 첨단체계라고 생각한다. ‘호크아이’는 여러 대의 카메라가 찍은 소스를 바탕으로 공의 궤적을 추적하지만, ‘네이비아이’는 진짜 표적과 허위 표적을 구별해야 하며, 무엇보다 ‘호크아이’와 다르게 필요한 순간만이 아니라, 항상 언제 어디에 있을지 모를 표적을 찾아내야만 하는 어려운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감시경연대회를 준비하며, 또 지금도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근무하는 한 수병으로서 남은 군 생활 기간을 최고의 전탐감시대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완벽한 작전 임무 및 조기경보 임무를 완수하도록 하겠다. 또한, 남은 군 생활 동안 나만의 노하우를 후임 상황병들에게 알려주어 더 수준 높은 감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