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순구 국방광장] 군수품 혁신 위한 첫걸음 우수 상용품 시범사용제도

입력 2020. 10. 05   16:09
업데이트 2020. 10. 0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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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순구 한국조달연구원장
지순구 한국조달연구원장


국방부는 ‘2020년 우수 상용품 시범사용 업체설명회’를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안정적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달 온라인 전시장을 통해 개최한 바 있다. ‘우수 상용품 시범사용’은 민간의 우수한 제품을 일부 부대에서 시범적으로 사용해 보고 그중 군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한 물품을 군수품으로 도입하는 제도다.

군은 이를 통해 군수품의 질을 높이고, 중소기업에는 군 조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04년 군 표준차량을 민간차량으로 대체도입하면서 군수품 상용화가 시작됐고, 2015년부터는 군수시장의 개방성과 투명성 증대를 위해 ‘우수 상용품 시범사용 제도’로 발전했다. 특히 올해 설명회는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신청기업과 품목이 접수됐다고 하니 제도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우수기술을 가진 민간기업이 군 수요자를 대상으로 자사 제품을 평가받고 직접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의 장(場)’ 제공은 공급자와 수요자 간 상생협력을 유도하고 공공조달 시장에 공정거래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국가계약법상의 수의계약 적용 제한에 따른 성과 확대의 한계, 공공조달의 초기 납품실적 부족 등으로 우수기술을 가진 초기 창업 벤처 기업 진입 제한 등이 한계점으로 인식돼 왔다.

국방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조달청과 협약을 체결하고 군용 적합 제품을 벤처나라 등록상품으로 추천해 일선 부대의 구매를 장려함으로써 창업 벤처 기업 제품의 공공 구매를 활성화하고 조달 편의성을 제고했다. 2019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약을 체결해 시범사용 결과 군 사용에 적합한 품목 중 일정 조건을 갖춘 것들을 ‘성능인증제품’으로 추천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해 수의계약이 가능할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민간 우수제품에 대해 군 운영환경의 테스트 베드(Test Bed)를 제공해 민간의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최근 4년간 시범사용 참여 업체 중 중소기업의 비율이 96.7%인 점을 고려해 볼 때 중소기업 판로지원 및 기술혁신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우수상용품 시범사용제도는 국방 분야 ‘혁신조달’ 정책의 하나로서 군과 민의 상생을 유도할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제도의 안정적 관리와 성과 확산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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