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근 기고] 대체불가 부사관의 길

입력 2020. 07. 30   15:20
업데이트 2020. 07. 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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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현 근 
육군2군단 702특공연대·원사
권 현 근 육군2군단 702특공연대·원사
30년이면 강산이 3번 바뀐다. 1990년 처음 군복을 입고 군 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30년이 지났다.

이곳 부대 주변은 건물 몇 채와 편의점이 들어섰을 뿐 예전 모습 그대로다. 하지만 군 생활을 함께했던 마을 군장점은 세월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지난 세월을 말해 주듯 내 얼굴에도 계곡처럼 깊은 골이 파였다.

근속 30주년을 맞이하며 많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우리 부대는 적지 종심작전 부대로서 전시 적지에 침투해 정찰감시활동을 수행한다. 특수임무를 하는 부대 특성상 위험성도 크지만 책임감 또한 막중하다.

군단 특공연대에서 복무한 지난 30년간 전쟁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그에 준하는 수많은 작전에 투입되면서 생사를 오갔다. 특공인의 자긍심과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함께한 전우들이 있었기에 숱한 위기를 넘겨가며 지금까지 군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그동안 함께한 전우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최근, 임관 시 장기복무에 선발돼 임무를 수행하는 특임보병 부사관 후배들이 연대에 전입 왔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장기복무라는 큰 산을 넘지 않아도 되니 확실히 여유있고 편안해 보였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부사관’이라는 이름은 변하지 않는다. 부사관은 절대 대체될 수 없으며, 본연의 임무에 정통해야 한다.

또한 전투적 사고를 견지해야 하고 높은 도덕성을 지녀야 한다. 당장 눈앞에 장기복무라는 큰 산은 없지만 군 생활을 하면서 매일같이 닥쳐올 위기와 시련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현재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말고 꾸준히 본인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특히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더 전문성이 요구된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하고 있다. 전장에서도 수많은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해 대응하는 것이 승리의 비결이다. 군인으로서, 전투에 정통한 부사관으로서 사회의 변화와 군의 변화에도 충분히 적응해야 한다.

올해로 근속 30주년을 맞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군인의 본분은 변함없다. 매일 내일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다 보면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다. 물론 위기도 찾아올 것이다. 그럴 때마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오늘 주어진 일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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