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종 병영칼럼] 뉴스 빅데이터로 읽어보는 ‘깡’

입력 2020. 07. 06   16:39
업데이트 2020. 07. 0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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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 종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김 태 종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얼마 전 가족과 둘러앉아 가수 비가 출연한 주말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1일 1깡’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습니다. 어느샌가 제가 접하는 모든 미디어에서 비의 노래 ‘깡’을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깡’이 무엇인지 궁금해져 뉴스 빅데이터를 분석해 봤습니다.

‘깡’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한 2017년 11월 28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36개 언론매체에서 보도한 뉴스를 찾아보니, 총 723건이었습니다. 수집한 뉴스들의 제목을 텍스트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총 1385개의 키워드가 추출됐습니다. 출현 빈도가 높은 키워드들(이하 [ ])은 다음과 같습니다. [깡] 432회, [비] 324회, [이효리] 69회, [유재석] 68회, [열풍] 53회, [신드롬] 41회, [역주행] 35회, [댓글] 20회, [조롱] 18회, [도전] 18회, [밈] 17회 등입니다.

‘이 키워드들은 무엇을 의미할까?’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먼저, 한국어기초사전에 따르면 [깡]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견디는 힘이나 고집’을 뜻합니다. [비]는 2017년 [깡]을 발표할 당시 “초심에 이제는 절실함이 생긴 것 같다. 앞으로도 끝없이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고요. [비]의 좌우명은 ‘끝없이 노력하고, 끝없이 인내하고, 끝없이 겸손하자’라고 합니다. 그러한 마음을 노래 [깡]에 담은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비]의 기대와 달랐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음원 사이트에서 톱 100에 진입하지 못했죠. [깡] 유튜브 영상에는 노래를 [조롱]하는 다음과 같은 [댓글]들이 수없이 확산되는 [밈(Meme)] 현상까지 나타납니다. “빈틈없이 촌스럽고, 끊임없이 어긋났으며, 쉴 틈 없이 안타깝다”, “하드웨어는 여전히 최고인데,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생겼다”, “깡은 케이팝의 백신이요 예방접종이다. 이 노래 들으면 거의 대부분의 노래가 좋고 관대하게 들림”….

이런 상황에 처하면 보통 분노하며 악플을 단 사람들을 욕하거나, 깊은 상처를 받고 우울감에 빠집니다. 그런데 [비]는 [유재석], [이효리]와 함께하는 방송에서 [깡]을 [조롱]하는 [댓글]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죠. “괜찮아요. [깡]이라는 노래로 인해 많은 분이 즐거워한다는 것, 그리고 저의 다른 노래들을 들어 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요.”

지금 [깡]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는 1628만 회, 댓글 16만 개, 인기 댓글의 ‘좋아요’ 수는 55만 개, 구독자는 109만 명입니다. 뉴스에서는 이를 [열풍], [신드롬], [역주행]이라고 연일 보도하고 있죠. [깡]의 가사처럼 ‘화려한 조명’이 다시 [비]를 감싸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이러한 현상을 뉴스 빅데이터를 통해 읽으면서 좋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첫째, ‘어떠한 [조롱]도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성장과 성공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둘째, ‘끝없이 노력하고, 끝없이 인내하고, 끝없이 겸손하다 보면 흑역사가 오히려 역주행의 역사가 될 수 있다.’ k2boy3@nyp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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