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독자마당]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성장의 마법

입력 2020. 06. 01   14:50
업데이트 2020. 06. 0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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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 진 
육군리더십센터·리더십코칭 교관
이 호 진 육군리더십센터·리더십코칭 교관
리더십코칭 교관으로서 야전부대에서 간부들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경험은 사람들에게 독특한 무늬를 남긴다는 생각이 든다. 훈련이나 작전을 수행하다 보면 겪게 되는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어떤 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어떤 이들은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힘든 경험이라고 말하는 것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재난·부상·안전사고 등의 사건을 경험하게 되면 ‘왜 하필, 내가 이런 끔찍한 일을 겪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가 있다. 흔히 ‘트라우마’라고 말하는 이런 경험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유사하다. 언제든 위험한 상황에 뛰어들어야 하는 장병들에게 능동적으로 행동하기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재난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어떤 사람들은 PTSD를 넘어서는 ‘외상 후의 성장(PTG)’을 이루기도 한다. 외상 후 성장이란 위기의 경험이 자신의 삶에 남긴 긍정적인 결과와 위기를 극복하며 얻게 된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그 일은 나에게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렵고 힘든 위기 상황에서 어떤 사람에게는 트라우마가 남고, 어떤 사람에게는 삶의 의미로 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회복탄력성과 심리적 강인함이 필요한 이유다.

첫째, 회복탄력성은 현재의 경험을 인생의 의미로 간직하기 위해 필요하다. 회복탄력성은 부정적인 사건에서 발생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일상의 평정심으로 돌아오는 능력이다. 외상 후 성장은 자신이 경험한 사건들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자신에게 어떤 이로움을 주었는지 이해하면서 이루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을 괴롭히는 생각들로부터 회복해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둘째, 심리적 강인함은 미래의 역경과 고난을 적극적으로 선택해 더 큰 인생의 의미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 심리적 강인함은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이후에 오는 다른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회복탄력성이 역경을 겪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고, 외상 후 성장이 힘든 사건이 모두 끝난 뒤에 자신의 경험을 인생의 의미로 정리하는 것이라면, 심리적 강인함은 다가오는 미래의 역경을 기꺼이 맞이하고 능동적으로 뛰어들게 한다. 위국헌신이라는 군인의 본분을 행동으로 실천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야전부대 모든 장병은 크고 작은 도전과 위험을 맞이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개인에게는 모두 위대한 싸움이다.

오늘의 경험 속에서 많은 장병이 시시각각 마주치는 심리적 위기를 잘 극복하는 것을 넘어서 국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위험에 기꺼이 뛰어드는 강건함을 키우게 될 것이다.

“2020년의 나는 누구보다도 올바르고 유능하며 헌신하는 전사였다”는 커다란 인생의 의미를 만들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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