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병영칼럼] 진심을 드러내는 몸짓, 보디랭귀지 읽는 방법

입력 2020. 03. 24   16:13
업데이트 2020. 03. 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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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한국비언어커뮤니케이션센터 대표
이상은 한국비언어커뮤니케이션센터 대표


입으로 하는 거짓말보다 행동으로 하는 거짓말이 더 어렵다. 그래서 직접 얼굴을 맞대고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 전화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좀 더 쉽다. 그리고 문자로 거짓말하는 것은 전화로 하는 것보다 더 쉽다. 우리의 몸짓이나 표정, 행동은 진심이나 의도를 더 쉽게 드러낸다는 것을 우리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의 몸짓을 관찰하고 해석할 줄 아는 사람은 상대의 진심에 대해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그들은 나에게 이런 질문을 많이 한다.

“제 여자 친구가 이를 꽉 무는 행동을 자주 하는데요~.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

“동료 중 한 명이 제가 말할 때마다 눈을 깜빡거리는데요. 왜 그러는 건가요?”

이런 질문들을 받을 때마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상대의 몸짓을 해석하는 데 한 몸짓만으로 사람 전체를 해석하려고 하는구나 싶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래서 상대의 몸짓을 더 정확하게 읽는 방법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몸짓의 조합을 본다. 유의미한 몸짓 하나가 관찰되었을 때 그 뜻을 의미하는 다른 몸짓들도 관찰되는지 함께 보아야 한다. 하나의 몸짓만 두고 상대방의 상태를 단정 지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둘째, 맥락과 함께 본다. 팔짱을 끼고 있는 동일한 몸짓도 네트워크 파티와 같은 곳에서 팔짱을 낀 사람과 추운 겨울날 잔뜩 몸을 웅크린 채 팔짱을 낀 사람의 의미는 다르다. 장소, 상대와의 관계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셋째, 스트레스 상황과 일반적인 상황을 구별한다. 편안함을 느끼는 상황과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다른 몸짓이 나온다. 평소 편안할 때 사용하는 보디랭귀지를 기준으로 ‘기준행동’이라는 것을 잡아야 동일한 사람이 어느 순간에 전혀 다른 몸짓을 보이는지를 비교해 정확하게 해독할 수 있다.

넷째, 언어와 몸짓의 일치성을 확인한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정말로 행복한 미소를 짓는지, 편안하다고 말하는 상대가 정말로 편안한 자세를 하고 있는지, 이번 사안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력하게 외치는 정치인이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뒷짐을 지고 뒷걸음질하지는 않는지 등 상대의 말과 몸짓이 일치하는지를 보는 것은 몸짓을 해독하는 과정의 기본이다.

다섯째,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몸짓을 이해한다. 같은 몸짓도 문화에 따라 의미가 확대될 수 있고, 축소될 수도 있다. 자라온 환경과 문화권에 따라 사용하는 몸짓이 영향을 받는다.

내가 관찰하는 사람이 어느 문화권에서, 어떤 환경에서 자라왔는지에 따라 접촉의 빈도, 강도, 공간의 활용방법, 걸음걸이 등이 모두 다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의 몸짓을 읽으려는 우리의 의도와 태도다. 상대의 몸짓을 읽을 때 ‘내가 당신을 읽을 수 있어’ 하는 나의 우월성을 증명하려고 함이 아니라 ‘내가 당신에 대해 모르는 것은 무엇일까요’ 하는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상대를 관찰할 때, 우리는 상대를 판단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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