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체제 붕괴와 세계 유가 시장 향방

입력 2020. 03. 18   09:28
업데이트 2020. 03. 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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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A 뉴스레터 714호(한국군사문제연구원 발행)


  

 
지난 3월 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OPEC+)』체제가 붕괴하였으며, 이에 따라 세계 유가시장이 자유가격 경쟁 체제로 진입하였다.

시발점은 지난해 12월부터 전 세계로 창궐하기 시작한 코로나바이러스-19(CONVID-19)이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COVID-19가 중국에서 동아시아, 유럽과 미주로 확산하자, 지난 3월 1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pendemic) 상황이라고 선포하였으며, 이에 따라 금년도 경제성장률을 전년도 대비 2.0% 이하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으로 COVID-19 사태로 중국 등 주요 석유소비국의 소비량이 줄어 국제 석유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였다. 특히 COVID-19 사태에 따라 주요 원자재를 수입하여 공장을 돌리던 중국이 춘절 이후까지도 공장 복구를 못 하고 있어 공장 가동률이 전년도 대비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또한 이에 대응하기 위해 OPEC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최된 OPEC+ 임시회의에서 일일 석유 생산량 수준에 대한 합의에 실패하였다.

당시 기존의 석유수출국기구 회원들이 기존 국제 유가의 안정세를 위해 기존 일일 석유생산량을 감축할 것을 OPEC+ 회원국들이 러시아에게 제안하였으나, 러시아가 거부함으로써 일일 석유생산량 감축과 국제유가 유지에 실패하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3월 6일 회의 이후 사우디아라비아가 일방적으로 일일 석유생산량 증산을 선포하고 3월 7일 하루에만 최대치를 생산하여 세계 유가 시장을 패닉(panic)으로 몰았다. 예를 들면 3월 10일 당일 국제유가는 배럴당 약 24.1%인 10.9달러가 하락한 34.28달러에 거래되었다.

이에 대해 국제 유가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평가와 전망을 하였다.

우선 OPEC+ 체제가 본래 취약하였기 때문에 COVID-19 여파로 세계 경기침체에서 OPEC+의 회원국들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시에 합의가 될 수 없었다는 평가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국제유가 결정에 있어 항상 각기 다른 시각으로 사사건건 대립하였다.

다음으로 세계 유가시장의 3대 거대국(Number 3)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간 헤게모니 경쟁이다. OPEC는 24개 석유 출국이나, 대부분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였으며, 미국은 셰일 석유(Shale oil)로 OPEC을 견제하면서 그동안 지속해서 셰일 석유를 증산하여 세계 1위 석유 수출국으로 등극하였다.

국제 유가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 러시아가 지난 3월 6일 OPEC+ 임시회의에서 OPEC의 생산량 감축에 반대하여 미국 셰일 석유 산업에 치명상을 주고자 하였다고 평가하였다.

러시아는 OPEC+에 의해 러시아의 일일 석유생산량이 제한을 받지만, 미국은 OPEC+ 합의사항에 제한받지 않고 증산하여 세계 1위 석유 수출국이 되는 것에 불만이 많았다며, 러시아는 이번에 미국의 셰일 석유 산업에 치명타를 주고자 하였다고 평가하였다.

특히 국제 유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에 따른 중?장기 여파를 다음과 같이 전망하였다.

우선 단기적으로 중국이 수혜자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순수 석유 수입국으로 바뀐 중국은 이번 국제유가 하락을 기회로 대량의 국제 석유생산량을 사들이면서 석유 비축량을 늘리고 있다. 아마도 COVID-19 여파가 지난 이후 중국 내 공장 가동에 따른 석유 수요에 대비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음으로 러시아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에서 이득을 취할 것이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는 Saudi Aramco의 약 256억 달러 주식을 국제주식시장에 공개하여 현재 주가가 내려가고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져 이를 보상할 방안이 필요하였으며, 석유 생산량 증산으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하였다.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 등 유럽연합으로부터 경제제재(economic sanction)를 받고 있으며, 미국이 셰일 석유를 동유럽 국가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유럽연합에 압력을 행사하여 발틱해를 거치는 천연가스 수송관 사업을 저지하는 등의 대(對)러시아 견제정책을 구사하자, OPEC+ 체제를 깨고 독자적인 행보로 국제유가를 흔들어 미국 셰일석유 산업에 타격을 주고자 하였다. 

특히 중동산 석유는 고유황?중질유 함량이고, 미국 셰일 석유는 황함량이 낮아 이들 석유를 정제하는 정유시설이 각기 달라서, 이들 석유 수입국들이 손쉽게 석유 대상국을 바꾸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 러시아는 이 기회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이 딜레마에 빠지도록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과 일본이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으로는 이번 OPEC+ 체제 붕괴로 미국 셰일 석유 산업이 더욱 타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그동안 OPEC+ 체제 하에서 유지되었던 국제유가가 서서히 미국이 주도하는 양상을 갖추게 됨으로써 미국이 셰일 석유를 무기로 세계 국제유가를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기존의 OPEC+ 체제가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러시아의 Number 3 체제로 바뀌고 있다면서 지금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결정으로 국제유가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으나, COVID-19 여파 이후에 석유 소요량이 증가하면 다시 국제유가가 요동칠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고 전망하였다. 

* 출처: Voice of America, March 9, 2020; Radio Free Europe Radio Liberty, March 10, 2020; GlobalSecurity.org, March 11, 2020;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March 12, 2020, p.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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