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봉 한주를열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십

입력 2019. 12. 06   16:49
업데이트 2019. 12. 0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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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봉 연세대 ASTI 부원장·(예)공군준장
안재봉 연세대 ASTI 부원장·(예)공군준장


통상적으로 학문을 영어로 표기할 때 ‘사이언스(Science)’라고 하는데, 군사학은 독특하게 ‘밀리터리 아트 앤드 사이언스(Military Art and Science)’라고 표기함으로써 ‘술(術·Art)’적인 면을 내포하고 있다. 군사학에 Art를 포함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전투력을 운용하는 지휘관은 예술가와 같이 발상의 전환과 창의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창의적 리더십에 관해서는 임진왜란 당시 원균 장군과 이순신 제독의 리더십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전역 후 공군사관학교 초빙교수로 위촉돼 강의 준비차 서점에 들러 리더십 관련 코너를 찾았는데, 관련 서적이 수십 종류나 됐다. 놀라운 사실은 리더십의 용어 정의가 저자의 수만큼이나 많고 다양했다. 그 이유의 실마리를 군사학의 정의에서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술적인 요소, 특히 저마다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리더십을 정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리더십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리더가 임무 완수를 위해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영향을 미치는 과정’(『합동·연합작전 군사용어사전』) 또는 ‘리더십은 리더가 부여된 목표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지시하는 술과 과학’(『공군 리더십교리』)이라고 정의돼 있다.

위의 두 가지 정의에 따르면 세 가지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는 달성해야 할 ‘목표’ ‘임무’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리더십의 주체이자 대상으로서 사람, 즉 ‘구성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영향력’으로서 구성원들에게서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를 끌어낼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를 리더십의 3요소라고도 한다.

군의 리더는 용병술 수준에 따라 전술적·작전적·전략적 수준의 리더로 구분하고 있다. 전술적 수준의 리더는 자신의 보직이나 임무 수행에 필요한 역량과 지식을 습득하는 데 중점을 두고 동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파트너십과 부하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팔로어십 능력을 갖춰야 한다. 작전적 수준의 리더는 자신의 고유업무 분야를 넘어 합동·연합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과 합동성을 견지해야 한다. 전략적 수준의 리더는 자군(自軍)뿐만 아니라 국방부, 합참, 타군, 국회는 물론 정부와 민간 기관 등 다양한 조직과 협업을 통해 군의 발전과 국가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구비해야 한다.

최근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군에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무기체계도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장 공간도 지상·해상·공중을 넘어 사이버와 우주 영역으로 확대됨은 물론 첨단화·지능화·무인화돼 가고 있다.

무기체계가 아무리 첨단화되고 지능화되더라도 이를 운용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리더십은 구성원들에게 혁신을 장려하고 새로운 사고를 포용하는 유연성을 바탕으로, 초연결성·초지능성을 선도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과 창의성, 회복탄력성과 협업능력을 두루 겸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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