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대한민국 군함이야기
<57> 잠수함·수상함 구조함
첫 잠수함구조함 청해진함 1995년 진수
대형 수상함구조함 통영함 2012년 전력화
국가재난 대응전력으로도 큰 역할 수행
함정이 임무 수행 중 조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함정과 승조원의 구조를 주 임무로 하는 특수 함정이 구조함이다. 잠수함구조함ASR, Auxiliary Search and Rescue Ship)과 수상함구조함(ATS, Salvage and Rescue Ship)으로 나뉜다.
우리 해군의 수상함구조함은 창설 초기부터 해외에서 도입해 운용했으나 잠수함 세력 확보에 따라 1990년대 잠수함구조함을, 수상함의 대형화에 따라 2010년대에 수상함구조함을 국내에서 건조, 전력화했다. 청해진급 구조함과 통영급 구조함이 그 주인공들이다. 국내에서 건조한 구조함들은 군(軍) 작전은 물론 각종 해난사고에 대한 국가재난 대응전력으로서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미 해군에게도입한 마지막 구조함
‘창원급·평택급 수상함구조함’
우리 해군은 창설 초부터 수상함의 확보와 함께 구난 사고에 대비해 구조전력도 갖춰왔다. 1950년 7월 5일 교통부 산하 부산해운국으로부터 인수한 인왕함(ATA-1·군함이야기 29회 참조)을 시작으로 1962년에는 용문함(ATA-2)과 도봉함(ATA-3)을 미국 해군으로부터 도입했다.
해군의 보유 함정의 수가 늘고 규모도 커짐에 따라 해군은 1970년대 후반 구조전력 증강 사업을 추진, 미국 해군으로부터 새로운 수상함구조함(ARS, Salvage and Rescue Ship)을 도입했다. 1978년에는 미국 해군으로부터 퇴역함 그래스프(GRASP)함을, 1980년에는 델리버(Deliver)함을 인수해 각각 창원함(ARS-25)과 구미함(ARS-26)으로 명명하면서 창원급으로 분류, 운용했다.
창원급 수상함구조함은 1600톤급에 전장 65.1m, 전폭 12.5m의 규모이다. 또한 구조 장비·설비로서 표면공급 잠수장비 일체와 챔버, 고압·저압 공기압축기, 스쿠바(scuba) 장비 등을 갖추고 있다. 창원급 구조함의 운영은 우리 해군이 단독으로 중·대형 함정의 구조와 잠수작전을 실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1990년대에 이르자 이들 구조함들은 대부분 노후화로 퇴역의 길을 걷게 된다. 1996년에 도봉함(ATA-3)과 창원함(ARS-25)이, 다음해에는 용문함(ATA-2)이, 그리고 1998년에는 구미함(ARS-26)이 잇달아 임무를 종료하며 취역기를 내렸다.
이들 함정의 빈 자리는 미국에서 도입한 평택급 수상함구조함(ATS)이 채웠다. 해군은 미국 해군에서 퇴역한 수상함구조함(ATS, Salvage and Rescue Ship) 2척을 인수해 평택함(ATS-27)과 광양함(ATS-28)으로 명명했다. 해군은 창원급 수상함구조함부터 공업도시 이름을 따 함명을 제정했다.
평택급 두 함정은 1960년대 후반 영국의 브루크 마린(Brooke Marine)사에서 건조된 후 1970년대 초부터 1996년까지 미국 해군에서 뷰포트(Beaufort)함과 브룬스윅(Brunswick)함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퇴역했다. 당시 우리 해군은 광활한 작전해역에서 보다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구조함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이 두 함정을 인수하여 재취역시킨 것이다.
평택급 수상함구조함은 2400톤급에 전장이 86.2m, 전폭이 15.2m이다. 특히 표면공급 혼합기체 잠수장비를 갖추고 있어 심해 구조가 가능했다. 특히 또한 최대 120톤의 중·소형급 선박 인양이 가능하고, 10만톤급 상당의 예인능력을 갖추고 있다. 해군은 평택급 수상함구조함 인수 이후 1997년 9월 190피트(58m) 공기잠수와 300피트(91m) 혼합기체잠수에 성공했다.
■ 잠수함 전력 도입과 함께 건조
‘청해진급 잠수함구조함(ASR)’
우리 해군은 1970년대부터 잠수함 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한 결과, 1980년대 초 국내 독자기술로 건조한 돌고래급 소형잠수함(SSM)에 이어 1990년 초부터는 1200톤급(장고보급) 잠수함을 전력화했다. 이 같은 잠수함 세력 확보에 발맞춰 해군은 잠수함과 같은 수중전력이 조난 당할 때 인원과 선체를 구조할 수 있는 잠수함구조함을 확보해야 했다.
해군은 1980년대 후반 잠수함구조함의 소요(requirement)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1990년 이 함정을 해외에서 도입하지 않고 국내에서 건조하기로 결정했다.
해군은 그해 12월 대우조선해양과 기본설계를 진행한 후 1993년 12월에는 대우조선해양과 상세설계 및 함 건조계약을 체결하고 함 건조에 돌입한다. 마침내 1995년 10월 18일 경남 거제도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진수식을 통해 해군의 첫 잠수함구조함이 드러냈다. 해군은 이 함의 이름을 청해진이라 명명했다.
전통적으로 잠수함구조함은 침몰한 잠수함을 인양하는 것이 주 임무였으나, 깊은 바다에서 인원 구조를 할 수 있는 소형의 심해 구명정(DSRV)을 발진시킬 수 있도록 발전했다.
전장 102m, 전폭 16m에 배수량이 3200톤인 청해진급은 포화잠수체계(DDS, Deep Diving System), 심해구조잠수정(DSRV, Deep Submergence Rescue Vehicle) 등을 탑재해 수중전력 구조 능력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포화잠수체계는 수심 300m에서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장비. 심해잠수사에게 작업 수심과 동일한 환경을 조성해 주는 함상감압실(DDC, Deck Decompression Chanber)과 조종실, 기체저장실, 잠수사를 작업 수심까지 이송하는 인원이송장치(PTC, Personal Transfer Capsule)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심해구조잠수정(DSRV)은 최대 수심 500m에서 한 번에 16명의 조난 승조원을 구조할 수 있다. 더불어 청해진함에는 파도와 조류, 바람의 영향으로부터 함정 위치를 자동 보정해 주는 자동함위치유지장치(DPS, Dynamic Positioning System)를 보유하고 있어 정밀한 구조가 가능하다. 청해진함은 1996년 취역 이후 다양한 작전에 투입돼 활약해왔다. 특히 2008년 12월에는 신형 심해구조잠수정(DSRV-Ⅱ)을 도입해 세계 최초로 500m 잠항에 성공한 바 있다.
■ 첫 국내 건조 구조함
‘통영급 수상함구조함(ATS-Ⅱ)’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성장과 국제적 위상 제고에 따라 해군의 역할은 국방에 머물지 않고 해상교통로 보호 등을 위해 한반도 해역을 넘어 대양으로, 세계로 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마침 미국으로부터 인수한 구형 구축함들의 퇴역 시기와 맞물려 새로운 대형 함정의 건조 및 전력화가 추진되었다. 1990년대 중반, 바다로 세계로 나가자는 해군의 ‘대양해군’ 기치는 국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아 한국형구축함사업이 탄력을 받고 추진되었다. 충무공이순신급(4400톤) 구축함과 세종대왕급(7600톤) 방공구축함 등을 갖춘 7기동전단이 2010년 창설되었다.
이렇듯 대형화한 함정에 맞춰 구조함 역시 규모를 키우고 장비도 더 갖춰야 한다. 물론 기존 구조함의 노후화에도 대비해야 했다.
해군은 배수량 3000톤 이상의 수상함구조함을 획득하기로 하고 2007년 9월 합동참모회의를 통해 사업 추진을 결정, 승인받았다. 설계와 건조는 대우조선해양이 맡았다. 방위사업청은 2008년 7월 대우조선해양과 기본설계를, 2010년 10월에는 상세설계 및 함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2012년 9월 4일 거제도 옥포조선소에서 첫 국내 건조 수상함구조함(ATS-Ⅱ)이 진수됐다.
해군은 6·25전쟁 시 첫 단독상륙작전이었던 통영상륙작전과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영으로서 이순신 제독 선양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통영시의 노력을 기리기 위해 첫 함정을 통영함으로 명명했다.
통영급 수상함구조함은 배수량 3500톤급으로 전장이 107.54m, 전폭이 16.8m, 최대 속력이 21노트(38.8km/h)이다.
통영함은 유압권양기를 이용하여 직접 인양시 윤영하급(PKG)을 인양할 수 있으며, 대형 수송함을 예인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잠수 지원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표면공급 혼합기체잠수 장비는 잠수사가 수심 300피트(91m)에서 구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잠수병 환자에 대한 치료와 잠수사 표면감압용 8인용 챔버도 갖췄다.
더불어 구조작전시 파도와 조류, 바람의 영향으로부터 함정의 위치를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자동함위 유지장치를 채택하여 안정적으로 구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갑판에 중형 헬기의 이·착함도 가능해 위급한 환자의 신속한 이송도 가능하다.
이후 해군은 2015년 6월 두 번째 수상함구조함을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진수했다. 해군은 그해 퇴역한 광양함(ATS-Ⅰ)의 함명을 그대로 이어 사용토록 했다. 국내 건조는 물론 대형화·첨단화를 이룬 통영급 수상함구조함 건조로 청해진급 잠수함구조함을 통해 해군은 기동전단에 대한 작전지원의 안정성을 한층 확보하게 됐다.
그동안 청해진함과 통영함, 광양함은 구조 작전은 물론 각종 해난사고에 대응전력으로 그동안 많은 활약을 보여왔다. 청해진함은 1998년과 1999년 북한 잠수정과 반잠수정을 인양한 바 있으며, 천안함 인양작전과 참수리-295정 인양작전 때도 참가했다. 또한 북한 장거리 미사일 추진체를 성공적으로 인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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