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경계태세 현장을 가다-공군18전투비행단 112대대

입력 2013. 01. 02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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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사처럼 은밀하게 敵에게 치명타 날린다


대대 마크 ‘방울뱀’ 형태로 숫자 ‘112’ 형상화 동북부 최전방 공군기지…영공수호 임무 수행

“공군18전투비행단 112전투비행대대의 마크는 빠르고 은밀하게 다가가 공격을 가하는 독사와 같이 적에게 치명적인 영공의 수호자가 되겠다는 부대원들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부대 마크 속에서 두 발의 미사일을 감싼 채 똬리를 틀고 적을 위협하는 듯 독니를 드러내고 있는 방울뱀은 그 형태로 숫자 ‘112’를 형상화하고 있었다. 계사년 새해를 맞아 공군의 전투비행대대 가운데 유일하게 뱀을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는 18전비 112대대의 경계태세 현장을 찾았다.


수직미익의 방울뱀 마크가 선명한 F-5 전투기 3대가 활주로에 올라섰다. 출력을 높인 엔진이 차가운 겨울 대기 속에 뜨거운 아지랑이가 일렁이게 했다. 은색의 다트(Dart)를 장착한 F-5 전투기가 선두로 대지를 박차고 눈덮인 대관령 위로 날아오른 데 이어 나머지 2대도 빠르게 파란 하늘에서 햇살을 반사하는 은빛 점으로 변해 갔다.

 

독사의귀환. 공군18전투비행단112대대의 F-5 전투기가 새해 첫날의 영공방위 임무를 마치고 대관령에 걸린 햇살을 등진 채 이
글루로 돌아가고 있다.적을 위협하는 독사가 부대 마크인 112대대는 계사년을 맞아 더욱 강고한 대비태세로 동북부 영공 최일
선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부대제공


 신속한 출격으로 영공 지켜

대대 이글루 곁에서 출격을 지켜보던 김대회(중령) 112대대장은 “적기가 영공을 침범했을 경우 F-5 전투기가 제일 먼저 전선에 뛰어들어 방공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비결이 이러한 빠르고 신속한 출격능력에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공군이 보유한 기종 가운데 최단시간 내에 이륙준비를 할 수 있는 F-5는 타 기종과 달리 2대 동시 이륙을 하고 있다. 특히 공기의 밀도가 낮아지는 겨울에는 이륙거리가 짧아져 더욱 빠른 출격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날도 활주로의 절반 남짓만을 달리고도 가볍게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18전비는 이러한 부대 주력항공기의 특성을 살려 동북부 최전방 공군기지로서 이 지역 영공수호의 최일선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영공방어 임무와 더불어 112대대가 중요시하는 것은 해상을 통한 적의 국지도발과 침투를 억지하는 것이다.

 김 대대장은 “해상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해군과의 합동성”이라며 “작은 침투선이나 대형 함정 등 상황에 따른 무장과 임무형태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해군과 긴밀한 협조와 의사소통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다 위에서는 참조할 지형지물이 많지 않고 청명한 날씨를 제외하면 하늘과 바다의 육안 구별도 쉽지 않기 때문에 공간정위상실(SD)에 주의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해상임무가 잦은 112대대는 계기비행을 중심으로 한 비행훈련도 수차례 하고 있다.

 초계비행 통해 적 도발의지 꺾어

앞서 이륙했던 F-5 전투기들이 한 시간여에 걸친 임무를 마치고 다시 활주로에 안착했다.

 대대에서 유일하게 뱀띠 조종사인 유홍(소령) 안전편대장이 이글루를 향해 가는 F-5의 캐노피를 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보였다. 한겨울이지만 고공의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체력소모가 큰 다양한 기동임무를 마치고 나면 조종사들의 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을 만큼 조종석 내부가 더워지기 때문에 착륙하자마자 캐노피를 열어젖힐 수밖에 없다고.

 이날 112대대 전투기들의 주요 임무는 초계비행과 다트 사격. 다트는 일종의 견인 표적으로 편대장 이상 등급 가운데에서도 다트 견인 자격을 취득한 베테랑 조종사만이 700m 길이의 케이블에 다트를 매달고 비행할 수 있다.

 산소마스크 자국이 선연한 얼굴의 유 편대장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적 항공기들의 비행이 눈에 띄게 늘어 항상 언제 실전이 터질지 모른다는 긴장감 속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모든 훈련과 더불어 초계비행을 실시해 우리가 항상 공중에서 응전할 준비가 돼 있다는 걸 적에게 보여줌으로써 도발의지를 꺾는 것”이라고 결연하게 말했다.

 뱀과 닮은 용의 해인 2012년에도 F-5 부문 우수조종사로 선정돼 수상의 영예를 누린 바 있는 유 편대장은 대대의 상징이자 자신의 띠인 뱀의 해 계사년을 맞아 ‘대한민국 공군 무사고 원년에 일조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112대대는 지난해 8월 이미 5만 시간 무사고를 달성한 바 있다”며 “안전편대장으로서 올해에도 완벽한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하는 가운데 무사고 기록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 “계사년 112대대 최고의 해로 만들 것”- 대대장  김대회  중령


 “부대 마크이기도 한 뱀의 해를 맞아 반드시 지난해를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겠습니다.”

 공군18전투비행단 김대회(중령·사진) 112전투비행대대장은 2013년을 112대대의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112대대가 2012년에 이미 훌륭한 성과를 거둔 만큼 이는 아주 높은 목표라 할 수 있다.

부대는 지난해 보라매공중사격대회에서 F-5 기종 우수대대로 선정됐으며, 기종별 우수조종사도 배출했다. 이뿐만 아니라 5만 시간 무사고 기록을 달성하고 비행단 최우수 전사대대로 지정되기도 했다.

 김 대대장은 “비행대대는 공군 전체를 축소한 것과 같은 조직”이라고 말한 뒤 “완벽한 임무 수행과 무사고 비행 달성은 단순히 조종사들이 비행만 잘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상에서도 조종사들과 각 부서 요원들이 맡은 바 업무를 철저히 수행할 때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계사년 새해에도 철통같은 동북부 최일선 영공방위를 위해 대대원들이 서로 소통하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부대로 만들어 가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김철환 기자 < droid00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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