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군대, 우리 동네보다 낫네’

입력 2012. 05. 15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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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도 가정이다 ⑧ 공군19전투비행단


땅거미가 짙어가는 시간, 호수와 정자가 어우러진 공원에는 많은 젊은이와 가족이 삼삼오오 산책과 조깅을 즐기고 있다. 공원 옆에 자리한 도넛 매장에는 향긋한 원두커피와 간식이 손님을 기다린다. 오락실과 노래방 앞은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왁자지껄하다.

이는 어딘가의 살기 좋은 동네가 아닌 공군19전투비행단의 모습이다. 갇힌 병영생활이 아닌 즐기는 군복지로 병사들에게 ‘친근한 우리 동네’와 같은 부대로 거듭나는 현장을 둘러봤다. 


도넛매장·오락실·헤어숍까지 있다고?

‘병영문화 개선’ 모델 부상 기지 중심적 생활여건 조성 다양한 민간매장 입점 눈앞 군인가족 생활 업그레이드
부대 내 한사랑공원 전경
 “입대 전에는 군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먼지 날리는 축구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제가 살던 동네만큼이나 편안하고 즐거운 곳이랍니다.”

 공군19전투비행단 본부 군수처에서 복무 중인 유현수 일병은 부대의 탁월한 복지시설 덕분에 군 생활 하루하루가 즐겁다. 유 일병은 일과가 끝난 후에는 주로 부서 대항 풋살 경기를 한다. 부대에는 야간 조명시설과 인조잔디를 갖춘 풋살장이 3개나 있어 계절과 시간의 제약 없이 체력단련을 할 수 있다.

 “타 부서 병사들뿐만 아니라 간부님들도 함께 경기를 하고, 승패에 따라 도넛 내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모두가 친밀해집니다. 부서 간 협력이 필요한 임무 수행 시 큰 도움이 되고요.”


선진국 수준 군 복지환경
최근 범정부 차원에서 신장된 국격에 걸맞은 선진국 수준의 군 복지 환경 조성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19전비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결실을 맺고 있는 군복지 개선사업이 주목할 만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부대는 공군의 작전 특성을 감안해 장병과 가족들이 멀리 출타하지 않고도 부대 내에서 높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지 중심적 생활여건 조성에 주안점을 뒀다.

이를 위해 부대는 지난해 10월부터 통합생활관 인근에 위치한 중원회관 시설과 한사랑 공원을 통합해 종합복지타운을 조성했다. 이곳에는 널찍한 창문과 편안한 열람석이 눈길을 끄는 도서관을 비롯해 풋살장, 야외공연장, 병사전용휴게실, 노래방, 오락실, 던킨 도넛 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김성민 병장은 지난 주말에도 후임병들과 함께 오락실을 찾아 플레이스테이션3 게임을 즐겼다.

 “사회보다 깨끗하고 좋은 시설을 갖춘 부대 오락실을 처음 접하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신병들을 보면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병사·간부 행복한 부대
 군부대에서 맛보기 힘든 간식을 제공하는 던킨 도넛을 필두로 많은 민간 매장이 입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최고의 헤어스타일을 제공할 박준 헤어숍과 스테프 핫도그가 5월 말과 6월 초에 개장하며, 업무편의를 위한 국민은행 출장소도 5월부터 착공에 들어간다.

 또 한사랑 공원의 바비큐 시설과 야외 수영장 내에 설치될 워터파크풍의 슬로프 등 군인가족의 생활을 한층 윤택하게 할 다양한 시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부대는 이러한 복지시설 확충에 민간자본 기부채납방식을 도입하는 등 혁신적 아이디어로 예산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항공기정비대대에서 복무하는 서재석 상병은 “복지회관은 장병들의 재충전 장소”라며 “복지시설을 이용해 주말을 즐겁게 보내고 나면, 사기도 진작되고 임무 수행도 더 잘 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인터뷰]장영익 前 19전비 단장-“좋은 복지에서  전투력 나온다”

19전투비행단의 복지 개선사업을 주도했던 장영익 준장은 “군인의 강한 전투력은 높은 사기에서 나온다”고 말한 뒤 “자아실현의 욕구충족과 삶의 질 향상이 높은 사기를 창출하는 기본 요건”이라며, 복지와 전투력은 직결돼 있음을 강조했다.

 또 장 준장은 군부대를 ‘머물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젊은이들이 군에서 복지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 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과 중에는 임무에 집중하고, 휴식을 취할 때는 사회와의 격차가 해소된 수준의 병영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개선 사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김철환 기자 < droid00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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