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 올킬 `보라매' 영공 수호 `보람에…'

입력 2012. 01. 02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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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11전투비행단 102대대


모든 상황 치밀히 설정한 공중종합훈련 `실전방불'

공군11전투비행단 102전투비행대대 장병들이 이글루에서 전천후 전투능력을 갖춘 F-15K 전투기의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공군11비 102전투비행대대 조종사들이 박승철 대대장에게 비행 전 보고를 마친 후 경례하고 있다.                 부대제공

강력한 쌍발엔진이 F-15K의 거대한 기체를 투명한 겨울하늘로 밀어 올리는 소리가 가득한 공군11전투비행단. 웅비청룡(雄飛靑龍) 102전투비행대대로 향하는 길목 곳곳의 전광판마다 붉은 색으로 강조된 ‘작전보안태세 확립, 엄정한 작전기강 확립, 주임무 전념체제 유지’ 등의 문구가 새해에도 녹록지 않을 이 땅의 안보상황을 예고하고 있었다.

 “최대안전!! 임무완수!!”

 102대대에 도착하자마자 구호를 외치며 활주로로 향하는 조종사들과 마주칠 수 있었다. 최근 부대는 실전적인 전투비행기술 연마와 정신교육의 강화를 병행하고 있다.

 “국민이 유사시 F-15K 전투비행대대에 바라는 기대에 부응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습니다.”

 8대의 F-15K가 4대4로 실전적인 모의전투를 펼치는 공중종합훈련(SAT)에 이어 공대지 훈련을 준비하던 교관조종사 이형재 소령은 적의 도발이 발생할 경우 강한 공군의 면모를 분명히 보여주기 위해 평소 부단한 훈련이 이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102대대의 훈련은 항상 실전을 방불케 한다. 공중종합훈련이 시작되면 4기의 F-15K는 가상 적기로 설정한 나머지 4대와 공중전을 펼친 뒤 지상 표적에 대한 공대지 임무를 수행한다. 목표를 파괴했다고 임무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귀환하려면 다시 나타난 가상 적기들을 제압해야만 한다.

 박승철(중령) 102전투비행대대장은 “부대의 평시 훈련은 전시의 모든 상황을 치밀하게 가정하고, 이에 맞는 대응이 즉각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오후 훈련은 기종을 전환하는 조종사들이 F-15K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인 지대공 작전을 처음 수행해보는 것.

 이 소령은 브리핑을 통해 훈련비행을 함께 할 송중철 대위와 전창범 대위에게 저공에서의 항공기 조작 유의사항과 작전지역 기류의 특성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니보드(Knee Board)에 비행 중 유념할 점들을 빼곡히 정리해 넣은 조종사들이 출격에 앞서 최종 보고를 위해 박 대대장 앞에 섰다.

 형식적 보고절차보다 기회가 닿는 대로 선배 조종사들이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을 강조하는 박 대대장은 이날도 간단하지만 중요한 팁을 알려주며 비행 전 보고를 마쳤다. 그는 “대대의 모든 조종사는 목표물에 대한 정보만 주어진다면 어디든 타격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임무 조종사들과 활주로로 향하는 버스에 오르기 전, 대대건물 입구에서 여의주 대신 AIM-120 암람 중거리공대공미사일을 손에 거머쥐고 승천 중인 청룡이 묘사된 대대마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대대마크 웅비청룡입니다.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웅장한 용의 기상을 닮고자 하는 비행대대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지요.”

 박 대대장의 설명에 따르면 마크 속 용은 ‘지혜와 용기를 겸비한 군인’을 상징하며, 용이 뚫고 올라간 구름과 번개는 F-15K의 강점인 ‘전천후 전투능력’을 보여준다고. 또 용이 든 미사일은 일격필추의 사명감을, 방패모양의 마크 외형은 조국 영공방위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고 한다.

 재미있는 점은 용이 든 무기가 대대 주기종의 변천에 따라 바뀌었다는 것. F-51 무스탕 전투기 시절의 용은 지상공격을 위한 재래식 폭탄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기종이 F-86 세이버와 F-5 전투기를 거치면서 AIM-9 사이드와인더 공대공미사일에 이어 오늘날의 암람에 이르게 됐다.

 이글루에 도착해 항공기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던 이 소령은 1976년생 용띠일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펼쳐지는 레드플래그(Red Flag) 참가를 앞두고 있어 새해가 특별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그는 “한반도 전역과 맞먹는 규모의 공역에서 펼쳐질 레드플래그 훈련은 기량 향상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 뒤 “우등생은 평소 실력으로 승부하는 법”이라며 대한민국 전투조종사의 기량이 2008년 참가 이후 4년 만에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세계 각군에게 분명히 보여주겠다는 강한 각오를 밝혔다.

 이 소령과 송 대위가 탑승한 F-15K가 이글루에서 서서히 햇살 속으로 거대한 동체를 드러내자, 동굴 속에서 튀어나온 용맹한 용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용의 목덜미에 올라탄 기사들이 파이팅을 외치자 불꽃과 굉음을 토해낸 용이 순식간에 하늘 저 높이 승천해 올랐다. 

글·사진=김철환 기자 < droid00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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