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열전<35>공군5전술공수비행단 251전술공수비행대대

입력 2011. 09. 15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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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등성타고 아슬아슬 … 놀라운 공중투하 솜씨


미리 초단위까지 맞춰 둔 시계가 정확히 오전 10시를 가리키자 커다란 몸집의 C-130 항공기가 공군 김해기지 활주로를 박차고 올랐다.한 시간가량 비행해 목표지점에 화물을 투하하고 돌아올 것이라는 부대 관계자의 설명에 그냥 그저 그런 수송기 탑승 체험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안락한 비행을 기대한 채 안전벨트를 매고 자리에 앉았다.
 C-130항공기
전술기동 중인 C-130항공기 조종석에서 정조종사(왼쪽)와 부조종사가 의견을 교환하며 화물 투하지점에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이륙한 지 5분쯤 지나자 항공기가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더니 이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술기동이 시작된 것. 자이툰부대의 파병활동 취재를 위해 실제 전장인 이라크 상공에서 전술비행을 경험하는 등 이미 여러 차례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이번에 그 강도가 달랐다.

 이전의 경험에서 체득한 요령으로 안정감을 찾기 위해 노력해 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폭풍처럼 몰려오는 구토감을 간신히 참고 있는데 조종석쪽으로 올라와도 좋다는 신호가 왔다.

 조종사와 부조종사, 항법사(내비게이터), 적재사(로드마스터), 정비사 등 5명의 승무원이 바쁘게 자신의 임무에 몰입하고 있는조종석에 올라가자 눈앞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심장을 바짝 오그라들게 했다.

 산의 모양을 따라 산등성을 부드럽게 넘더니 갑자기 고도를 낮춰 강물 위를 스치듯 날고,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다리가 나오자 급상승했다 급강하하기를 반복하고, 산골짜기 깊숙한 곳으로 빨려들어 가는 듯한 아슬아슬한 비행이 잠시도 쉬지 않고 이어졌다.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동안 항공기의 뒷 램프가 열렸고 가로, 세로, 높이가 약 1.5m 정도 되는 정육면체 모양으로 포장된 화물컨테이너(CDS : Container Delivery System)가 항공기 밖으로 투하됐다. 잠시 후 떨어진 CDS에서 낙하산이 펼쳐졌고 항공기 속도와 고도, 바람의 방향과 세기, 화물의 무게 등이 정확히 계산돼 투하된 CDS는 낙하산 한 개 크기만 한 목표지점에 거의 근접해서 떨어졌다.

 화물을 투하하고 나서 돌아오는 길 역시 만만치 않았다. 10시간 같은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물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이 항공기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날 훈련은 국내 유일의 공중기동임무 전담 부대인 공군5전술공수비행단 예하 251전술공수비행대대의 화물투하 훈련.

 임문수 소령은 “전시 대공망이 파괴되지 않은 상황에서 500피트 정도의 낮은 고도로 지형지물을 이용해 적의 감시를 피해 목적지까지 침투, 정확하게 물자를 보급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이라며 “이런 훈련을 통해 적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피하고 정확한 시간과 위치에 화물을 투하하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 최정예 공중기동 부대

 대대는 지난 1988년 C-46의 퇴역과 C-123의 노후에 따른 대체전력으로 도입된 C-130을 운용하기 위해 창설됐다. 창설 이후 대대는 적은 항공자산으로 다양한 임무를 빈틈없이 수행하는 강소군(强小軍)의 위상을 구축해 왔다.

특히 육ㆍ해ㆍ공군 및 해병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중수송 및 공중재보급 임무를 수행하면서 합동작전 수행의 핵심전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더욱이 다른 국가와의 연합훈련, 인도주의적 국제평화활동, 그리고 해외 참전을 통해 한국 공군의 임무 범위를 크게 확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1988년 대대 창설 이후 23년 동안 단 한 건의 비행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명실공히 기동전력 분야의 최정예 비행대대라 할 수 있다.

 ▲ 한반도를 넘어선 작전수행

 대대는 해외 재난지역 등에 구호물자를 수송하는 해외공수작전 등 비군사적 작전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1991년 비마부대의 창설과 함께 5대의 C-130 수송기로 걸프전에 참전했고 1993년에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평화유지군으로서 군수지원을 위한 공수 임무를 수행했다. 또 1999~2000년 사이에는 동티모르에 대한 파병전력 이송을 비롯해 인도주의 차원의 물자를 공수하기도 했다.

2001~2003년까지 약 3년간 청마부대가 항구적 자유작전에 참가, 태평양 및 인도양 일대에서 대테러 지원 수송임무를 수행했으며 2004~2008년까지 다이만부대가 이라크 자유작전을 위해 쿠웨이트 알리 알 살렘 기지에 파병, 이라크에 주둔했던 자이툰부대 및 동맹군을 지원해 이라크 평화와 재건에 크게 기여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와 함께 2006년 필리핀 구호물자 공수,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긴급구호물자 수송은 물론 얼마 전 일본 후쿠시마 대지진 때에는 긴급구호물자와 소방구조대원을 수송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미국 공군이 주관하는 국제 공중기동기 전술기량 대회(RODEO)에도 격년으로 참가하고 있으며 특히 2009년에는 참가 외국팀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둬 ‘최우수 인터내셔널 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완벽한 팀워크 위해 실전같이 훈련” 251대대장  이승훈 중령

 “창설 이후 23년간 전술공수임무와 불시 긴급해외임무, 파병임무 등 지금까지 주어진 임무를 한 치의 오차 없이 완벽하게 수행해 왔습니다. 이럴 수 있었던 건 어떤 임무도 즉각 수행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임무완수를 위해 조종사를 비롯한 전 비행승무원이 일치단결한 팀워크를 갖추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승훈(중령ㆍ사진) 대대장은 최상의 준비태세와 완벽한 팀워크, 무사고 비행을 위한 대대원 개개인의 노력을 부대의 가장 큰 자랑으로 꼽았다.

 특히 이 대대장은 “강한 훈련만이 전장에서의 임무완수와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며 “악기상과 적의 위협 등 치열한 전장 상황하에서도 완벽한 전술공수 임무 수행을 위해 평소 최저접근 기상상태와 적 위협을 고려한 전술비행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라크 파병과 국제공중 투하대회 참가 등을 통해 얻은 각종 교훈을 우리의 실정에 맞게 적용,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 빈틈없이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게 이 대대장의 설명이다. 이 대대장은 “완벽한 임무 수행을 위해서는 실전과 같은 훈련을 통해 완벽한 팀워크를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조종사를 포함해 임무에 투입되는 모든 승무원, 지상정비요원에 이르기까지 전 대대원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고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대장은 “해외파병 상비부대와 평시 해외 긴급구호 임무를 맡고 있는 공군의 핵심적인 해외임무 부대로서 지금까지 국가위상 제고를 위해 수없이 많은 해외임무와 다양한 전술공수 임무를 수행해 왔다”며 “장기적으로 전략적인 공중기동 임무와 국가위상 제고를 위한 해외구호 임무 등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C-17과 같은 대형 수송기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대장은 “강한 전사는 어떠한 조건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정예군인”이라며 “우리 251대대는 언제, 어떠한 임무가 주어져도 반드시 완수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석종 기자 < seokjong@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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