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의 가정화, 전투력의 출발점'<5>국군병원이 환해졌다

입력 2010. 05. 18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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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에 대한 애착·공감·헌신… `눈에 띄네'


군병원들이 장비와 서비스의 선진화를 통해 고객 중심의 병원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국군춘천병원은 2008년 MRI와 CT를
 도입해 장병들의 자비부담을 혁신적으로 줄이고 있다.

국군춘천병원은 군병원 혁신활동 ‘환喜 SMILE 프로젝트’를 통해 입원한 장병들에게
가족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간호장교의 지도하에 재활운동 중인 입원 장병.


 간혹 ‘객지에서 서러울 때’라는 주제로 실시하는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면 대개 1위는 ‘몸이 아플 때’인 것으로 나타난다. 집 떠나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국군 장병들이 몸 아픈 설움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국군병원들의 의료서비스 품질 향상 노력이 뜨겁다. 특히 전방 국군병원들은 시설과 장비개선·의료진의 역량 강화 등을 넘어 장병 중심의 가족적인 고객만족 프로그램까지 진행하고 있다. 기존 군병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완전히 씻어내고 명품병원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국군춘천병원은 지난해 군병원 혁신활동 ‘환喜 SMILE 프로젝트’를 통해 전방 최우수 병원으로 선정된 바 있다. SMILE은 System, Mind, Image, Language, Emo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병원시스템·진료의식·의료인 이미지·진료 언어·환자의 감정 등을 개선해 환자 중심으로 병원문화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 형이 동생을 대하는 마음으로 ‘眞료하자’

 “이병 정원찬님, 진료실로 들어오세요.”

 추간판탈출증(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고 2개월여 동안 입원 중인 정원찬 이병은 가벼운 복통을 느끼고 내과 진료실을 찾았다. 존칭으로 정 이병을 불러준 의무병과 친절하게 진찰해 주는 진료부장 김재석 대위의 가슴에 달린 ‘眞료하자’ 배지가 눈에 띈다.

 ‘眞료하자’ 운동은 친절 마인드를 완전히 내면화하자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모든 의료진이 기본적으로 환자를 친절하게 대하려고 하지만 가끔은 이를 잊기도 한다. 운동의 일환으로 가슴에 달고 있는 배지는 작지만 이를 보며 항상 친절마인드를 상기시키는 효과는 크다는 것이 의료진들의 설명이다.

 김 대위는 “민간과 군 의료의 가장 큰 차이는 영리 추구다. 영리가 개입하지 않는 군병원 의료진은 장병에 대한 애착과 공감·헌신의 마음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의료진과 환자라는 딱딱한 관계를 넘어 형이 동생을 진료한다는 마음으로 장병들을 친근하게 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2009년 수술 1015건 진행

 또 김 대위는 정형외과와 같이 경험을 많이 쌓은 분야에서는 민간의료진보다 군병원 쪽이 더 실력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춘천병원에서는 지난해 모두 1015건의 수술을 했다. 이 가운데 골절이나 십자인대파열 등의 정형외과 수술이 548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정 이병이 받은 경피적 디스크 제거술(APLD)도 지난해 15건이 시행됐다.

 군의료에 대한 불신으로 모 상병의 부모님도 처음에는 춘천병원에서 수술받는 것을 반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담당 군의관의 열정적인 설득과 가족과 같이 정성을 쏟는 모습을 보고 믿고 맡긴 결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논산훈련소에 있을 때부터 다리에 통증이 있었는데, 다른 병원에서는 단순 근육통 판정을 받았다. 춘천병원의 세심하고 꼼꼼한 진료 덕분에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었고, 믿고 수술받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최신 의료장비 도입…병사 자비부담 급감

 국군춘천병원이 자기공명영상촬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를 도입한 것은 2008년 초. 이후 1일 평균 20~30명의 장병이 MRI촬영을 받고 있다. 춘천병원에서는 신속한 진료를 위해 매주 화·목요일에 야간 촬영을 하고 있다.

 영상의학담당 황정민 군무원은 “전방 국군병원에 이러한 장비가 보급되기 전에는 환자가 민간병원에서 자비를 들여 촬영하거나 후방병원으로 후송해야 했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엄청나게 길었다”며 “장비 도입의 가장 큰 장점은 장병들의 자비 부담률이 혁신적으로 줄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병원에서 MRI를 촬영할 경우 비용이 최소한 40만 원 이상 드는 반면, 군 병원에서는 전액 무료다. 그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는 기본진료와 촬영, 그리고 결과 확인을 위해 병원을 3번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군에서는 하루에 원스톱 서비스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

 황 군무원은 “전역 후 6개월까지 군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어 무료 MRI촬영을 위해 병원을 찾는 예비역도 있다”고 덧붙였다.

 # 입원환자 전원 금연에 도전한다

 한편 병원의 ‘건강증진실’에서는 금연클리닉과 비만 등의 생활습관병 관리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특히 춘천병원은 지난해 ‘담배연기 없는 깨끗한 병원’으로 선정돼 보건복지가족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금연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먼저 병원 근무자들을 중심으로 금연운동을 시작하고, 입원 장병들에게도 금연을 꾸준히 권해 많은 사람이 금연에 성공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입원 후 담배를 끊었다는 7사단 유홍열 병장은 “금연이 당연하다는 분위기가 확산돼 있어 클리닉에 참여하지 않고도 많은 전우가 금연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끊지 못하는 몇몇 장병들도 클리닉을 통해 대부분 금연에 성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증진실의 금연클리닉은 폐활량 측정과 상담 등을 거쳐 장병 개개인에게 맞는 금연보조제 지급과 프로그램 제시로 이뤄진다. 올해 금연클리닉에 등록한 장병은 122명으로 이 가운데 28명이 이미 12주차 금연프로그램을 마치는 데에 성공했다.

 한편 병원은 6개월마다 스마일 건강검진권 26매를 발부하고, 피지원부대에서 선발된 모범장병들에게 민간병원 VIP검진에 버금가는 종합 건강검진으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 스마일 도서관 등으로 환자들에게 감동 전달

 병원 로비의 ‘스마일 도서관’은 장병들의 독서삼매경을 이끌고 있다. 간호과장 양지인 소령은 “도서관을 만들고 로비의 TV 소리가 줄어들었다”며 “장병들의 반응도 좋고 정서 함양 효과에도 커 춘천병원의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도서관 외에도 병원은 환자들의 감동을 위해 매월 4일 병원 방문객에게 사탕·음료를 제공하는 ‘천사 Day’, 정오의 음악방송 ‘SMILE-Time’ ‘찾아가는 의무지원 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강화된 체력검정에 대비해 찾아가는 심폐기능 검진서비스로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장병들은 “민간병원에 견줘 부족한 점이 없다. 계급으로 환자를 차별하지도 않고, 오히려 의료진 모두 형·누나처럼 친절하고 친근하게 대해줘 좋다”고 입을 모은다.

 춘천병원은 환희프로젝트의 지속 추진과 가족과 같은 친절 서비스 도입을 통해 올해에도 최우수 전방병원 2연패에 도전한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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