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19전비 멸치·다시마·표고버섯 등 천연 식품으로 대체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공군19전투비행단이 장병 식단에서 인공화학조미료(MSG)를 ‘퇴출’시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음식에 MSG 대신 천연조미료를 사용해 장병들의 건강과 입맛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는 것.
19비는 지난 2월부터 장교식당(은성회관)과 서지구 병사식당 등 두 곳에서 700여 명의 장병에게 천연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천연 조미료는 멸치·다시마·건표고버섯·양파 등의 자연 식품으로, 주로 국물 요리의 맛을 좌우하는 육수를 만들거나 볶음 요리에 분말 형태로 넣어 식재료 본연의 깊은 맛을 내 준다. 부대는 또 천일염을 이용해 짠맛을 내고 있다.
외식업체의 93.3%(서울환경연합·2008)가 사용한다는 MSG는 인공적으로 식품에 존재하지 않는 맛을 내거나 강하게 하고 혹은 바꾸고 없애는 기능을 한다.
부대는 지난 1월 말 비행단 부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부대급식협의회에서 공군 재조형 일환으로 천연조미료 도입을 결정했다.
정크푸드가 친숙한 신세대 병사는 물론, 비상 출격 등의 임무 수행으로 부대 식당을 자주 이용하는 조종사들의 건강한 식생활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단체 급식 특성상 예산과 급식의 맛이 난제였지만 이도 슬기롭게 해결했다.
비행단의 지원금 없이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장교식당의 경우, 매월 10만 원에 달하던 MSG 구입비용을 천연 조미료 사용항목으로 전환했다. 병사식당도 부대조달 항목인 야채류 구입 비율을 최대 10% 늘리고, 다시마·부각 등 장병 비선호 메뉴의 재료를 천연조미료로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예산문제를 해결했다.
역시 최고 관심사는 ‘맛’.
KF-16전투기 조종사 손상우(27) 중위는 “메뉴가 다양하고 맛도 좋다”면서 “여기에 천연 조미료까지 사용하니 어머니의 사랑이 듬뿍 담긴 음식으로 특별 관리를 받는 느낌이 든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러한 평가를 받기까지 조리사들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일례로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국물 요리를 만들 때, 전에는 국자 단위(?)로 MSG를 풀어 간만 보면 됐지만 일일이 다듬고 우려내야 하는 천연 조미료를 사용하면서부터는 대폭 늘어난 조리 시간과 일손도 기꺼이 감수했다.
영양사 이상희 씨는 “‘가족들이 먹을 음식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더 많은 정성을 들이게 되고 특히 신세대 병사들에게는 천연 조미료를 사용한 음식이 건강한 식습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심 있는 부대들은 과감하게 MSG를 빼고 조리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연숙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개인에 대한 생리적·신체적 조건을 고려한 맞춤영양이 대세”라며 “전체 처방인 군대 급식에 천연 조미료를 넣어 요리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고 조언했다.
사진설명:공군19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는 조리사와 급식병이 멸치와 건표고버섯, 무, 대파 등의 천연조미료 재료들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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