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무릎팍 도사’…전우고민 해결사

입력 2007. 12. 27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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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11전비, 동료상담자제도 도입


#1“다른 부대들도 동료상담자제도를 도입한다면 병사들의 고충은 그만큼 줄고 병영 사고도 사라질 것이다.

군대라는 조직에서 이런 제도가 도입될 수 있다니 정말로 놀라울 뿐이다.”(정보통신대대 정지웅 병장)

#2“이제까지 군에서 하는 상담은 상대를 이해하기보다 오히려 상급자로서 이해시키는 데 중점을 뒀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교육을 통해 힘들어하는 동료·후임들에게 든든한 조언자가 될 것 같다.”(지원대 이정헌 병장)

공군11전투비행단이 이달부터 전군 처음으로 동료상담자제도를 도입, 크고 작은 병영 사고를 미연에 막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군에서 실시한 상담제도는 주로 간부들이 병사들을 일방적으로 면담하는 형식으로 실질적인 상담효과가 떨어진 게 사실.

하지만 이번에 도입한 동료상담자제도는 상담 대상인 병사들이 자발적 주체가 돼 선후임 간 고민을 풀어주는 핵심 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동료(또래)상담자제도는 비슷한 신분·연령대의 동료와 편안히 얘기할 수 있는 상담기법으로 전문상담가들이 병영생활에 가장 적합하다고 추천하고 있다.

비행단은 우선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이달 초 심리학을 전공한 장교와 각 대대 으뜸병사 등 모두 21명을 1차 교육 대상자로 선정, 2박 3일간 동료 상담자 교육 캠프를 열었다.무엇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상대방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는 것이 상담의 기본이라는 점에 착안, 부대가 아닌 경주 민간 펜션에서 실시했다.

모든 교육과정도 대구시 청소년 상담 센터 상담전문가에게 일임했다.교육을 진행한 곽동민(39) 상담전문가는 “동료상담자제도는 같은 또래끼리 가장 편안하게 가슴속에 있는 얘기를 터놓고 풀 수 있는 상담기법으로 일반 고등학교·대학교에서도 각광받고 있다”며 “우리 젊은 병사들의 건강한 군생활 적응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행단장 김상경(51) 준장은 “병영에서 일어나는 각종 문제는 장병들 간 원활하지 못한 소통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며 “기존 간부 중심 면담 제도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있어 동료상담자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동료 상담자 캠프를 수료한 21명의 동료 상담자들은 대구시 청소년상담 지원센터로부터 공식 수료증을 받고 준전문가로서 동료 병사들을 상담하게 된다.

매월 민간 전문 상담가와 모임도 갖고 상담 사례 발표·토의를 통해 지속적인 상담 능력을 키우게 된다. 동료 상담자들이 상담한 사례 가운데 전문 상담이 필요한 경우에는 민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게 된다. 비행단은 동료상담자제도가 병영사고 예방은 물론 장병 중심 선진병영문화 혁신에 크게 기여한다고 판단, 내년부터 정기적인 양성교육과 함께 병사들과 연령대가 비슷한 하사까지 교육 대상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김종원 기자 < jwkim@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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