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점호시간이 기다려져요”

입력 2006. 03. 27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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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끼리 자율적으로 신바람 나는 선진병영문화 선도


“총번○○○○(병사)” “아니 이것밖에 못합니까, 점호 다시~(당직사관)” 살벌한 병영의 점호 시간도 이제는 추억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공군17전투비행단은 전군 최초로 이달부터 내무실장이 간단하게 당직사관실에 인원 보고만 하는 병사 자율 점호를 전격 시행, 병사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제까지는 당직사관이 내무실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점호를 취해 왔다. 하지만 군기 확립과 인원 파악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병사들에게 과도한 정신적·육체적 부담을 주고, 병사 자율 시간을 침해하는 부작용이 없지 않았다.
이에 따라 비행단은 일과 시간 이후 장병들이 자유롭게 자기 계발과 동아리 활동 등 자율 시간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병사 자율 점호를 도입한 것. 일부 부대에서 저녁 점호 시간을 부대장 재량에 따라 자율적으로 시행해 왔으나 아침 점호까지 병사 자율 점호를 취하기는 이번이 처음.
병사들은 독서실에서 자격증 시험이나 외국어 공부, 독서 등으로 자기 계발은 물론 활발한 동아리 활동으로 자유 시간을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단본부 내무실장 박찬희(24) 병장은 “솔직히 점호 때 건강이 좋지 않거나 심적으로 위축된 병사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번거로움도 있다”며 “하지만 우리에게 충분한 자율이 주어지는만큼 더욱 자발적이고 책임감 있는 병영생활로 활기찬 병영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동기 부여만 되면 오히려 더 강한 책임감과 자신의 임무에 애착을 갖는 신세대 장병들에게 병사 자율 점호는 신바람 나는 장병 중심 선진병영 문화를 만들어 가는 토양이 되고 있다.
또 공군11전투비행단은 이달부터 매주 토요일 당직사관 대신 대표 병사가 저녁 점호를 받는 파격적인 ‘대표 병사 저녁 점호’를 실시, 장병들의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병사들은 자신이 뽑은 대표 병사가 점호를 받기 때문에 군생활에 대한 말 못할 고충이나 건강 상태 등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해결해 나가고 있다.
지원대 전종률(21) 일병은 “점호 시간에 친형 같은 선임병에게 마음을 터 놓고 얘기를 하다 보면 선후임 간의 벽은 어느새 허물어 지고 병영의 크고 작은 어려움이 손쉽게 해결된다”며 “이런 좋은 제도는 전군으로 확대돼 장병들이 더욱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군생활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반겼다.

김종원 기자 < jwkim@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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