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한 달… 주말이 달라졌어요

입력 2005. 08. 05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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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20전투비행단을 가다


“매주 주말이 너무나 기다려져요.”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된 지 한 달째인 이달 초 일선 병영의 삶의 질이 확 달라졌다.
육·해·공군 각급 부대마다 임무와 여건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병영에 일대 변화가 생긴 것만은 분명한 사실. 특히 복지 시설과 환경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편인 공군20전투비행단은 대표적인 참살이(웰빙) 병영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비행단 관리처의 박승업(21) 일병은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신바람 나게 보내고 있다. 오후 5시 일과가 끝나자마자 수영장으로 달려가 마음껏 수영을 즐길 수 있기 때문. 특히 휴무일인 토·일요일에는 수영 외에 최고의 시설을 갖춘 부대 복지센터에서 당구와 탁구·라켓볼·볼링 등을 하며 주말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단본부의 이종훈(22) 상병은 주말 연휴로 인해 여자 친구(강누리·20)와 더욱 가까워졌다며 흐뭇해한다. 여자 친구가 면회 와 공원처럼 잘 조성된 병영 산책로에서 데이트도 하고 또 함께 영화를 본 뒤 병영의 문화 환경에 흠뻑 빠져 버렸기 때문. 매주 달려오는 여자 친구로 인해 이상병은 일주일 내내 신바람 나는 삶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부대의 활기찬 주말 병영 풍속도는 지난 연말부터 ‘일할 맛 나는 최고의 웰빙 비행단을 만들자’는 부대장의 적극적인 의지 속에 반년 이상 치밀하고 섬세한 준비를 거쳤기에 가능했다고 부대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기지극장의 경우 타 부대는 대체로 월 1∼2회 주말을 이용, 영화를 상영하지만 부대는 매주 금(오후 6시), 토·일요일(오후 2시) 사흘에 걸쳐 최신 흥행작을 병사들에게는 무료로, 군인가족과 간부에게는 500∼1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상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7월 넷째·다섯째 주에 상영된 ‘연애의 목적’과 ‘배트맨 비긴즈’ 등은 600석이 모두 매진되는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영화 상영시 사회 극장처럼 간이 매점을 운영, 간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도 ‘고객 우선 서비스’를 중시하는 부대의 차별화된 복지 전략에서 나왔다.
주말 병영을 맞아 병사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4000여 권의 장서가 비치된 기지 도서관. 토·일요일 연휴에는 자기 계발을 위해 도서관을 찾는 장병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각광받고 있다. 부대 복지회관 내 서점도 마찬가지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부대 서점을 운영하는 조필영(여·41)씨는 “종전에 비해 다양한 최신 서적을 보기 위해 서점을 찾는 장병들이 대폭 늘었다”며 “책값도 시중에 비해 5∼10% 저렴한 데다 병영이 토요일부터 쉬는 바람에 시간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병사들을 위한 카페도 생겼다. 기존 병사 복지 시설인 보라매회관을 쾌적한 환경으로 리모델링해 편안한 휴식처로 거듭났다. 면회객들을 위해 공원처럼 잘 조성된 부대 야외 시설을 전격 개방, 면회 온 가족과 여자 친구 등이 오히려 수려한 부대의 자연환경 속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병사·간부 등 부대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동아리 모임도 주5일 근무제로 인한 주말 병영의 혜택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경우.
부대 사진 동아리 ‘빛그림’ 회장인 유범용(51) 준위는 “토·일요일 연휴로 인해 부대 내 장병들과 계급을 떠나 사진 취미를 같이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생겨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5일 근무제로 일선 장병들의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부대마다 주어진 임무와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현실에 맞는 보완 대책과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부대 정훈실장인 이태형(40) 소령은 “주5일 근무제 주말 병영이 확실히 정착되기 위해서는 지휘관의 의지 속에 부대 현실에 맞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살린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타 부대에서 시행하고 있는 여러 가지 제도나 프로그램 중 잘되고 있는 것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더욱 발전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글=정호영/사진=정의훈 기자 < fight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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