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세계' 병영속으로 …
온라인이 어느덧 병영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있다. 정보화·과학화 군이라는 거창한 정책적 접근이 아니라도 온라인이 장병들 일상의 한 부분으로 완전히 자리잡은 것. 급기야 병사들이 웹진을 제작하는가 하면 온라인 동호회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번 주에는 병영 속의 온라인 세계로 들어가 본다. 〈편집자〉
한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9일 저녁. 공군10전투부대 기지도서관에 여러 명의 병사가 모여들었다. 냉기가 가시지 않은 도서관은 이내 기쁨에 넘친 이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토록 바라던 `꿈을 이뤄냈다'는 희열로 병사들은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마음껏 환호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한 병사의 말에 다시금 각자가 가져온 자료에 얼굴을 묻고 의견을 나누기 시작한다. `조용한 열기'가 도서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문예 동아리인 `글사랑' 회원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결성됐다. 회원 수는 8명. 활동을 시작한 지 3개월이 조금 넘은, 다른 동아리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햇병아리다. 하지만 큰일을 이뤄냈다. 회원들의 글을 모아 온라인 잡지 `인트라넷 웹진'을 제작한 것.
이날 모임은 부대 전산망을 이용, 인트라넷 웹진 `글사랑-Promise' 1월호가 처음 게시되는 것을 자축하는 자리였다. 뿌듯함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웹진은 `이달의 테마' `이야기' `동아리 칼럼' `딴지걸기'등 다양하다.
코너마다 눈길을 끈다. 접속자 수가 점점 많아지는 등 장병들의 호응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호응도가 높은 만큼 책임감 또한 어깨를 누른다.
동아리 장병들은 그 감격을 뒤로한 채 2월호 제작을 끝마쳤고 벌써 3월호 제작에 여념이 없다.
인트라넷 환경에 기반한 웹진은 기존의 책자 형태로 제작, 배포되던 기지 회보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비행단 전체에 구축된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전 장병이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웹진의 게시판을 이용, 웹진을 이용하는 장병들이 바로바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제작진과 활발한 소통이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소수 장병들의 창작 공간으로 이용되던 기존의 기지 회보가 인트라넷을 이용함에 따라 비행단 전 장병의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사이버광장으로 변화하게 됐다.
웹진 중 `딴지걸기' 코너는 식단이나 각종 복지시설에 대한 장병들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는 장소다.
장병들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줘 인기가 높다. 지난 1월에는 병영 식단 메뉴 중 `햄버거'에 대한 장병들의 다양한 의견을 실었다.
웹진을 누구보다 재미있게 읽었다는 윤혁준(23)일병은 “웹진에 올라 있는 다양한 글도 재미있지만 그것보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장병들의 다양한 반응이 궁금해 자주 접속하게 된다”며 “앞으로도 더욱 활발하게 장병들의 생활상과 의견을 담은 좋은 글을 많이 올려주기 바란다”는 주문을 아끼지 않는다.
한편 문예 동아리 `글사랑'은 `인트라넷 글사랑-Promise' 2월호의 테마를 `설'로 정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3월호에는 `봄'과 관련된 주제로 장병들의 기대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인기 코너인 `딴지걸기'에서도 비행단 내 도서 대여점에 대한 장병들의 불만·의견을 모아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2월호에 제시,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해당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