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병영풍속도〈32〉-공군10전투비행단 단전호흡 동아리

입력 2002. 06. 28   00:00
업데이트 2013. 01. 0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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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한숨에 `싹'


고요한 정적 속에 깊은 숨소리만이 주변을 휘감는다.도복을 입은 장병과 군인가족으로 이뤄진 수련생들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을 단전 앞에 놓고 눈을 반쯤 감은 상태로 깊은 숨을 내쉰다.

복식호흡을 하면서 외부로 향한 모든 감각을 차단하고 오직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명상과 성찰의 시간이 계속된다. 이윽고 타종과 함께 수련생들은 깊고 조용했던 호흡을 거두고 이전과는 달리 불규칙하고 거친 호흡을 이어갔고 벌떡 일어나 바닥을 솟구치며 뛰기 시작한다.

수련생들은 팔을 들어 자신의 단전을 두드리며 껑충껑충 뛰는 동작을 반복한다.
흥이 난 수련생들은 “ 후! 후! 후!” 하고 외치며 크고 활기찬 동작을 계속하고 이어
스트레칭으로 스트레스와 피로로 경직된 몸을 풀기 시작한다.

요즘 공군10전투비행단의 스포츠센터에 마련된 단전호흡 동아리방에는 단전호흡을 익히려는 장병과 군인가족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다.
단전호흡이란 호흡과 근육운동을 통해 내적 성찰을 도모해 마음의 안정을 찾고 각 부분의 경락(經絡:기가 흐르는 길)을 자극함으로써 기혈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 것.

근육과 장기, 관절에 있는 어혈(瘀血:피가 제대로 돌지 못하고 뭉친 것)이나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내보냄으로써 건강하고 활기찬 육체를 이루는 것을 그 원리로 하고 있다.
특히 긴장 속에 업무를 수행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군 장병에게는 단전호흡을 통해 피로와 긴장을 풀고 지친 심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같은 단전호흡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5월 부대 내에 스포츠센터가 개장되면서부터.
당시 201비행대대 장태식 대위의 부인 강연희(33)사범이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단전호흡 강좌를 열었고 현재는 영내외 장병과 군인가족으로까지 그 대상이 확산됐다.

“남편이 공군대학에서 초급지휘관 참모과정을 이수하던 중 공군대학에서 활동 중이던 군 단학동호회와 접하며 처음 단학(단전호흡)을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남편이 공군10비로 왔고 다시 단학을 지속적으로 수련해 2000년에 단전호흡 사범 자격증을 취득, 지금은 장병들의 수련을 돕고 있지요.”
강사범은 비행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육체적·정신적 긴장을 많이 받던 남편이 단전호흡을 시작한 뒤 항상 밝고 활기찬 생활을 하고 있다며 조종사들에게는 단전호흡이 `필수'임을 강조했다.

현재 단전호흡 동아리는 매주 2회씩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점점 참여 인원이 늘어나고 있다.
부대 역시 영내 장병을 대상으로 매달 실시하는 부대 정신교육원 과정에 단전호흡을 정규과목으로 편성, 신세대 장병들의 정신수양과 내적수양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단전호흡에 참여한 조승준(23)병장은 “그동안 허리가 아프고 위장이 안 좋았는데 지난해 11월부터 우연한 기회에 단전호흡을 시작한 뒤 몰라보게 몸이 좋아졌다”며 “특히 집중력과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 같다”고 말했다.
늘 긴장 속에 생활하는 전투 조종사들은 물론 장병과 군인가족에게 정신적 안정감과 육체적 건강을 주는 단전호흡.
공군에서의 새로운 병영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조진섭 기자 digitalc@dapis.go.kr〉

조진섭 기자 digitalc@dapis.g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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