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병영풍속도〈19〉일반 영화관 못잖다

입력 2002. 02. 15   00:00
업데이트 2013. 01. 04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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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상영되면서 장병들은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며 영화에 동화됐다.
같은 시간 영화관 출입구 쪽 2층 영사실.
5평 크기의 이곳에서는 `차르르륵'하는 영사기의 필름 돌아가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객석에서는 장병들의 폭소가 계속되고 있지만 영사기를 돌리는 병사의 시선은 화면에 고정돼 있고 그의 표정은 얼핏 카메라를 응시하는 충무로의 촬영감독을 연상케 했다.
“요즈음 일반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는 최신 영화가 주로 상영돼 부대 영화관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가족들도 영화 상영날만 되면 만사 제쳐두고 이곳을 찾죠.”

영화가 끝난 뒤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나오는 류재혁(51)원사는 이렇게 말한 뒤 자신이 영내 생활을 할 땐 영화 관람은 물론 TV도 제대로 못 봤다며 “일반 영화관인지 부대 영화관인지 구분 못할 정도로 좋아진 모습에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같은 영화 상영은 비단 10전투비행단뿐만이 아니다.
현재 공군의 각 비행단은 영화배급소나 인근 영화관에서 구해 온 필름으로 매주 혹은 한달에 한두 번씩 최신 영화를 상영, 장병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공군이 장병 복지를 위해 영화를 상영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2 , 3년 전부터.
본부차원에서 각 비행단에 영사기를 보급하면서 지금과 같은 영화 상영이 활성화됐다.
그나마 10전투비행단은 자체적으로 마련된 영사기가 있어 다른 비행단보다 빠른 90년 초부터 영화를 보여주기 시작했을 뿐이다.

80년대 이전에는 TV가 장병들의 유일한 오락물이었고 비디오 플레이어가 보급된 80년대 말부터는 빔 프로젝터 등을 이용, 장병들에게 간간이 영화를 보여준 것이 전부였다.
10전투비행단 성신천(29)중사는 “처음 군에 들어와 영내 생활을 할 당시 부대 체육관 바닥에 앉아 빔 프로젝터를 통해 비디오를 보던 때가 생각난다”며 “이마저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만 상영해서인지 영화를 보는 날은 무척 즐거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국방일보에 영화 칼럼을 매주 연재하고 있는 공군15혼성비행단 정훈공보실 김지훈(27)중위는 “흥행에 실패한 영화나 오래된 영화는 장병들이나 관사가족들로부터 외면 받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 영화를 선정하고 있다”며 “사전에 장병들에게 희망하는 영화를 묻는 설문지를 돌리는 비행단도 있다”고 밝혔다.

〈조진섭 기자 digitalc@dapis.go.kr〉

조진섭 기자 digitalc@dapis.g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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