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안보현장을 가다〈5〉 공군20전투비행단 (상)
장마철 특유의 습한 더위가 열기를 내뿜던 지난 중순, 국방일보 정남철 취재B팀장과 찾은 공군20전투비행단은 미리 귀띔 받은 대로 공군 최정예부대였다.
최신예기(KF-16), 최첨단 훈련장비, 최신 창설부대, 최고 자원 등 어디를 가나 따라 다니는 `최상'이란 수식어는 차라리 거추장스러울 정도였다.
위병소까지 마중 나온 정훈공보실장 이인영(공사34기)소령과 함께 부대 안으로 들어갔다. 나무와 연못, 도로와 건물들은 마치 잘 다듬어진 공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접견실에 도착해 부대장과 감찰실장인 진호영(공사29기)중령과 인사를 나누었다. 덕장의 부드러운 이미지 속에 간간이 묻어나오는 강력한 리더십에서 우리의 하늘이 더욱 안심이 됐다.
부대장은 부대 창설서부터 전대장, 그리고 지금의 부대장에 이르기까지 이 부대와 운명적인 인연을 맺고 있다고 들려 주기도 했다.
짧은 접견을 마치고 빽빽한 일정에 따라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먼저 들른 곳은 대회의실. 계획처장인 장준철(공사39기)소령이 부대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현대전은 물론 미래전에 있어서도 전승의 핵심전력은 바로 공군력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할 수 있게 됐다.
사회보다 더 자유스런, 그러나 그 속에도 엄정한 군기가 물씬 배어나오는 장교식당에서 점심을 마치고 전투비행대대를 찾았다. 영공방위 최일선인 121전투비행대대. 대대장 김정철(공사31기)중령이 따뜻하게 우리 일행을 맞아주었다.
대대는 이날 모두 ○○소티의 비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오후 1시 현재 3소티를 마치고 2소티가 임무수행 중이었다. 비행브리핑실에선 또다른 비행을 위해 편대원들이 비행 2시간 전에 하는 비행전 브리핑에 여념이 없었다. 기상을 체크하고 편대의 임무, 그리고 각자의 임무에 대한 진지한 토의가 이어졌다. 이날 작전상공은 부대로부터 ○○마일 떨어진 서남해 상공. 비행하기엔 최적의 날씨라 그런지 조종사들의 표정이 한결 가벼워 보였다.
김중령은 “조국 영공방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조종사들은 언제나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며 “이것이 조종사 생활의 거의 전부”라고 말했다.
최상의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교육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특히 최첨단 전자장비의 결정체인 KF-16전투기를 조종하기 위해선 전문 비행지식과 풍부한 비행경험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부대는 이를 위해 최첨단 비행 시뮬레이션 장비를 갖추고 있다. UTD와 WTT시뮬레이션이 그 것. 이들 장비는 비행훈련 과목과 전술무기운용 등을 숙달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장비인 WTT시뮬레이션은 200억원을 훨씬 호가하는 고가의 최첨단 장비다.
부대는 이를 평상시 조종사들의 교육훈련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실제로 공중훈련을 통해서만 숙달할 수 있는 조종기량을 지상에서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막대한 예산절감 효과까지 거두고 있는데, 부대의 이러한 교육훈련 역량은 외국으로부터도 인정받아 매년 싱가포르 조종사들이 찾아와 이 장비로 훈련을 받고 있다고 한다.
바쁜 일정에 따라 아쉬움을 남기고 정비과로 자리를 옮겨 첨단 정비시스템인 AMMIS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KF-16전투기는 어떤 항공기보다도 구조가 복잡하고 정비과정이 까다로워 체계적인 정비지원체계가 요구된다. 부대는 이를 위해 첨단 항공기정비 정보체계인 AMMIS를 바탕으로 최상의 정비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항공기에 장착된 주요 부품의 시스템을 자동추적하는 한편 정비이력에 대한 정보를 관련부서들이 실시간에 공유, 신속한 정비를 보장하는 시스템이다.
이같은 정비시스템을 실제 확인할 수 있는 야전정비 현장. 정비상황실로부터 정비명령을 받은 4~5명의 정비사들이 랜딩기어 계통에 대한 부품교환을 능숙한 솜씨로 펼치고 있었다. 땀으로 범벅이 된 그들의 모습이 아름답기까지 했다.
마침 이들의 보살핌을 받았을 KF-16전투기 한 대가 웅장한 위용을 과시하며 폭염을 뚫고 푸른 창공으로 떠올랐다.
〈박대영 명예기자〉
해당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