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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2.75인치(70mm) 유도로켓 비궁

2.75 Inch(70mm) Guided Rocket 匕弓

 동영상 = 방위사업청 제공

2015년 시험평가 중 발사되고 있는 비궁 유도로켓. 사진 = 방위사업청


2.75인치(70mm) 유도로켓 비궁(匕弓)은 상륙용 공기부양정을 포함한 소형 고속함정의 위협에 대응하는 해안방어용 유도무기체계이다. 


2015년 최초 공개 시범사격이 이뤄졌으며, 개발성공에 따라 2016년 12월 LIG넥스원이 방위사업청과 100여억 원 규모의 ‘2.75인치 유도로켓(차량탑재형)체계’ 초도 양산계약을 체결했다. 이때부터 6년 동안 전력화가 진행되는 비궁의 양산 규모는 약 1200억 원이다. 기존 노후화된 해안포를 대체해 도서 및 해안 지역에 배치되는데 해병대를 시작으로 해군·육군에 단계적으로 전력화되기 시작했다. 


방위사업청은 2020년 4월 7일 비궁이 우리나라 개발 유도무기 사상 처음으로 미국 국방부 주관 FCT(Foreign Comparative Testing, 해외비교시험) 프로그램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FCT는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동맹국의 우수 장비 및 기술을 시험 평가하는 미국  국방부 프로그램으로 미 무기체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절차이다. 


비궁의 FCT는 2019년 10월 국방과학연구소 종합시험장에서 美 국방부 평가단의 참관 하에 실시해 미국측이 제시한 조건을 모두 충족한 상태에서 10발을 모두 명중시키며, 미측으로부터 비궁의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궁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2012년부터 약 3년에 걸쳐 개발됐다. 해병대가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독자적으로 운용하는 최초의 무기체계다. 


비궁은, 일반 무유도로켓을 유도한 만큼 발사 후 스스로 목표를 찾아가 타격하는 발사후 망각형(Fire and forget) 방식으로 개발되었다. 5톤 트럭을 기반으로 개발된 발사체계에서 발사되는데, 약 10m 높이로 세울 수 있는 표적탐지장비(타즈·TADS)와 운용인원들이 탑승하는 캐빈, 포드(pod) 2개가 장착된 회전포탑(turret)으로 이뤄졌다. 


다수 표적에 대한 동시 대응이 가능하고, 차량탑재형으로 기동성이 뛰어나다. 특히 표적탐지·발사통제 장치를 한 차량에 탑재해 단독작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2015년 시범사격 최초 공개 

한 발에 한 척 침몰 위력


"사, 삼, 이, 일. 발사!"  

지난달 22일 오후 4시(2015년), 충남 태안군 안흥의 해안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ADD)종합시험장.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은 ‘신무기’가 운용시험평가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2.75인치(70mm) 유도 로켓이다. 


긴장 속에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발사’ 명령이 내려지자 화살 같은 로켓이 흰 연기를 뒤로 뿜으며 빠르게 날아갔다. 비행 궤적을 쫓아가는 시선은 약 2.8km 떨어진 해상의 무인수상정에 모아졌다. 해상에는 척당 약 3억 원짜리 무인수상정이 40노트(시속 76㎞)로 항진하는 중이었다. 발사된 지 9~10초쯤 지났을까. 로켓은 이 무인수상정을 ‘빨려들어가듯’ 정확히 타격했다. 큰 폭발은 없었다. 시험중인 이 로켓은 탄두 대신 각종 계측장비가 실린 비활성탄이었기 때문이다. 이어진 발사에서도 로켓은 북한의 공기부양정보다 크기가 훨씬 작은 무인수상정을 여지없이 강타했다. ADD는 "이 유도로켓 단 한발로 공기부양정 한 척을 완전히 침몰시킬 수 있는 위력"이라고 설명했다.  


北 공기부양정을 잡자  


2.75인치 유도로켓은 해상을 통해 고속 기습상륙을 기도하는 적 세력을 정밀타격하기 위한 전술무기체계이다. 주 타깃이 북한의 공기부양정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공기부양정이나 소형의 고속정을 함대함 미사일로 격파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비싸기 때문이다. 단거리의 미사일, 보통 대전차미사일과 같은 보병용 유도무기의 경우 한 발당 가격이 1억 원을 훌쩍 넘는다. 소 잡는 칼로 닭을 잡을 수는 없다. 저렴한 가격으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칼’은 없을까. 


ADD는 2000년대 초, 500MD나 AH-1S코브라와 같은 헬기에서 쓰이는 2.75인치 무(無)유도 로켓을 ‘유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유도탄에 쓰이는 탐색기와 유도조종장치 등을 기존의 2.75인치 무(無)유도 로켓에 포함시켜 미사일과 유사한 ‘유도로켓’으로 개발하자는 것이었다.  


일방에 타격을! 단, 값싸게  


마침, 이 같은 방안이 미국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2007년 3월 6일, 방위사업청은 "70mm(2.75인치) 로켓 유도무기를 한·미 공동개발하는 사업으로 추진한다"며 이날 양해각서(MOU) 합의문 조인식 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당시 방위사업청은 70mm 로켓 유도무기에 대해 "소형 쾌속정과 유사 목표물을 원거리에서 효과적으로 타격하기 위해 적외선 영상 탐색기와 조종핀을 장착하여 목표 상공에서 발사, 표적 포착 후 자체 유도하여 파괴하는 무기"라고 소개했다. 성능은 미사일급이되, 가격은 1발당 수천만 원대로 저렴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래서 LOGIR(Low cOst Guided Imaging Rocket)라는 이름과 함께 ‘메두사’라는 애칭도 붙여졌다.


이 연구개발에는 국방과학연구소와 미국 해군항공무기연구소(NAWCWD)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열영상 탐색기와 유도장치의 소프트웨어는 미국이 개발하고 유도장치의 하드웨어와 조종날개 구동장치·탄두 및 신관 등은 우리나라가 개발하는 방식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었다. 2011년 3월15일 하와이에서 미국 태평양사령부 주관으로 열린 국방과학기술 전시회에서 모형 등을 소개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2012년부터 사업추진방식이 국내 연구개발로 바뀌었다. 실전에서 쓰일 수 있도록 개발하는 ‘체계개발’ 단계로 돌입하는 시점에서 미국 정부가 관련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후 개발에 우려 섞인 시선이 없지 않았지만, 방위사업청은 이때 "(그동안의) 한·미 핵심기술 응용연구와 선행연구 결과 등을 통해 체계개발에 필요한 기술들을 확보했다"며 "전력 긴급성과 개발 가능성, 기술파급 효과 등을 고려해 국내 연구개발로 사업추진방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과정와 일부 성과를 이번 운용시험평가 공개를 통해 확인시켜 주었다.


국내 독자개발로 전환


2.75인치 유도로켓 개발이 국내 독자개발로 추진되면서 국방과학연구소는 저비용으로 정밀타격이 가능한 차량 탑재형 유도로켓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개발의 핵심은 구성품의 소형화에 있었다. 로켓의 구경을 뜻하는 2.75인치는 70mm로 곧 7cm이다. 종이컵 밑바닥만하다. 이만한 굵기에 정교한 항법장치 등을 다 넣어야 한다. 따라서 설계에서 구성품의 소형화가 필수적인데, 특히 유도장치를 억지로 우겨 넣는다고 할만큼 ‘힘들여’ 소형화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길이 1.9m, 무게 15㎏인 이 로켓은 발사 후에는 목표를 계속 추적할 필요가 없는 발사 후 망각형(Fire and foget) 방식이다. 2.75인치 유도로켓은 군용 5톤 트럭을 기반으로 개발된 발사체계에서 발사된다. 약 10m 높이로 세울 수 있는 표적탐지장비(타즈·TADS)와 운용인원들이 탑승하는 캐빈, 20여 발에 가까운 유도로켓을 품고 있는 포드(pod) 2개가 장착된 회전포탑(turret)으로 이뤄졌다. 


1대의 발사체계를 운용하는데 필요한 인원은 3명이다. 표적탐지장비와 발사장비 운용자 각각 1명과 운전병이다. 탑재 차량에서뿐만 아니라 안전한 벙커 등에서 원격으로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 발사차량의 표적탐지장비가 접근하는 적의 표적정보를 획득하면, 유도로켓에 정보를 입력하고 목표물 인근까지 관성비행을 할 수 있도록 회전포탑의 각도와 고각을 조절한다.


발사된 유도로켓은 자체 적외선 탐색기로 정확히 적을 찾아 따라가며 정밀타격하게 된다. "표적탐지부터 전개, 발사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0~20초 남짓으로 적 공기부양정을 저지하기에 충분하다"고 ADD 관계관은 설명했다. 1개 표적뿐 아니라 5개 표적까지 공격이 가능하다. 다만, 사거리는 공개되지 않았다. 발사체계는 구성품이 모듈화 되어 있다. 현재 5톤 트럭 탑재형으로만 개발되고 있지만, 나중에 발사 플래폼이 바뀌어도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회전익 항공기(헬리콥터) 등 다양한 플랫폼에 탑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실패 사례


연구개발에는 예외없이 실패가 뒤따른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연구개발의 숙명이다. 2.75인치 유도로켓은 이날까지 4번의 운용시험평가에서 모두 성공했지만, 앞서 ADD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기술시험평가 등에서 실패한 사례가 있다.


먼저, 해상에 표적이 여럿이 있게 된 다표적 상황에서 탐색기가 표적을 잘못 잡았던 사례가 있었다. 이때 상황은 탐색기가 좌우측을 구별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인정될 만큼 표적간 거리 짧았다. 결과적으로 1척의 표적에 로켓 2발이 명중해버렸다. 2발의 유도로켓을 사격하는 시험에서 초탄이 표적에 명중해 불이 났었다. 그런데 이어 발사된 두번 째 유도로켓의 탐색기가 화염을 표적으로 포착해 재타격하는 일도 있었다.


강하고 높은 파도로 인해 영상 추적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강한 항적의 영향으로 탐색기가 표적을 추적하는 성능이 저하된 것이다. 자동표적 탐지추적 소프트웨어, 주파수 영역의 표적 특징을 이용한 표적 추적기법 등 탐색기를 개선해 문제를 해결하고 성능을 향상시켰다.


해병대 "운용성 탁월" 찬사


현재(2015년) 진행 중인 운용시험평가(Operational Test & Evolution)는 2.75인치 유도로켓 발사체계의 수요군인 해병대가 동참하고 있다. 


차량 탑재형 발사체계가 위치한 현장에는 다양한 계측 장비들이 시험평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비치돼 있었다. 노란 우의 위로 풍선을 가득 붙힌 마네킹이 서있는 것도 이채로운 풍경. 로켓의 후폭풍 안전거리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ADD 관계자는 "2.75인치 유도로켓의 후폭풍은 구룡 등 기존의 로켓무기에 대비해 굉장히 약해 안전한 편"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시험평가에서 발사절차를 진행한 해병대 부사관은 "탁월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숙련된 실력이 없더라도 표적을 쉽게 명중시키는데 문제가 없었다"면서 "북한 공기부양정의 침투를 저지할 성능이 굉장한 국산무기"라는 소감을 전했다.


2.75인치 유도로켓의 운용시험평가에서는 총 10발의 발사시험이 계획되어 있다. 지난달 22일까지 4발을 명중시켰다. 남아있는 6발의 시험평가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도출되면 올 연말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전력화에 착수해 서북도서에 배치할 수 있을 전망이다.


● 북한 공기부양정은 얼마만큼 위협이 되는 걸까.


공기부양정은 기본적으로 고무보트 형태를 띠고 있다. 물속에서 배를 추진시키는 스크루가 없는 대신 배 위에 프로펠러를 설치, 환풍기처럼 바람을 일으켜 그 힘으로 이동한다. 수심에 관계없이 기동하며, 갯벌에서도 움직일 수 있다. 속도도 일반 함정에 비해 2배 정도 빠르다.


북한은 130여 척의 공기부양정을 보유하고 있다. 길이 21m로 최대속력 시속 74~96㎞인 ‘공방Ⅱ’(35톤급)와 길이 18m로 최대속력 시속 96㎞인 ‘공방Ⅲ’(20톤급)이 있다. 또 길이 약 34m의 공기부양 전투함(170톤급)도 운용하는데 앞뒤에 57mm 기관포 1문, 30mm 기관포 1문이 각각 장착돼 있다. 공기부양정은 서해에 70척, 동해에 60척을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해안의 경우, 백령도에서 200여㎞ 떨어진 평안북도 철산반도에 주력기지가 위치해 있다. 2012년 초에는 백령도와 50여㎞ 떨어진 황해남도 용연군 고암포 일대에 공기부양정 70여 척을 수용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 원문 출처 

    월간 '국방저널' 20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