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6 (금)
얼마 전 신입 기자를 선발하는 시험에 감독관으로 다녀왔습니다. 올해 저희 회사의 필기시험 응시율은 사상 최고치였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고용시장이 더욱 어려워졌다는데 그 방증은 아닐까 싶어 추운 날씨에 마음마저 움츠러드는 것 같았습니다. 10여 년 만에 보게 된 시험문제인데, 여전히 어찌나 어렵던지요. 긴장한 표정의 응시자들을 보니 자연스럽게 제 수험생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꼭 벼랑 끝에 ...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날이 추워지고 낮은 짧아지고 살아있는 것들은 움직임이 둔해지고 고요한 휴식의 시간을 보낸다. 이 겨울에 자연의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것이 분명하지만 현대 문명사회에서 인간의 시간은 더 빠르게 가는 것 같다. 올 한 해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못다 한 것들을 남은 기간 마무리하기에 분주해진다. 새삼 무심한 세월이 얼마나 빨리 흘러가는지 탄식을 하기도 한다. 시간처럼 잘 아는 것 같으면...
1년 가까이 전 세계를 신음하게 한 코로나19는 3차 확산 우려마저 이어지며 끝이 보이지 않고, 안전이나 사회·경제적으로나 곳곳이 모두 적신호로 어려운 시기다. 이렇게 불안한 가운데 한 해를 보내고, 시간을 도둑맞은 듯 아쉬운 마음으로 연말을 맞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제한된 생활 속에서도 시간은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계절은 어김없이 찾아와 어느새 달랑 달력 한 장을 남기고 있다. 올해는 첫눈이 다소 늦은 ...
인터넷에서 우연히 한국인의 이름 통계라는 사이트를 발견했다. 이곳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이름 순위를 비롯해 동명인 사람의 수와 생산연도, 지역분포까지 자세히 검색할 수 있다. 아쉽게도 대법원의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2008년도 이후의 통계만 볼 수 있다. 이제는 한글 이름을 많이들 짓지만 아직도 대부분은 이름을 한자로 지어 그 뜻을 따르고 있다. 내 이름 ‘종의’ 중 끝 글...
지난 4월, 미 육군 예비역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유해 발굴이 재개된다는 기사를 읽었다며, 이에 동참하고 싶다고 했다. DMZ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고 사촌은 6·25전쟁 참전용사이기도 해 이 사업이 각별한 의미로 다가왔다고 한다. 현재 대구에 살고 있는데, 한국에서 발급받은 면허증과 등록된 차를 가지고 있어서 교통편 및 식사 모두 직접 해결할 수 있다는 부분에...
하늘에 있는 천체 중 가장 빈번하게 뉴스에 등장하는 것 중 하나가 소행성이다. 최근에는 나사(NASA)에서 보낸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베뉴’라는 소행성에 접근해 시료를 채취했다는 소식이 크게 보도됐다. 직경 500m 정도 되는 작은 소행성에 탐사선이 접근해 로봇팔을 내밀고 행성 표면으로 질소가스를 뿜어내 이때 튀어 오르는 알갱이들을 채취한 후 재빠르게 빠져나오는 일련의 작업이 동영상으로 공개돼 경탄...
소신 있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과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사뭇 다른 일이다.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존중’이라는 매우 책임감 있는 태도가 전제된다. 얼마 전 한 고등학생과 바이올린 수리점에 갔다. 악기 전문가는 본래 수리할 부분 외에, 정확한 음정과 편리한 활 움직임에 도움이 된다고 본인이 고안한 부분을 추가로 제안했다. 연주자에게 솔깃한 제안이라 적지 않은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