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별기획 '세대 갈등' 파고, '병영 공감'으로 막는다

[‘세대갈등’ 파고 ‘병영공감’으로 막는다] ④ 전문가 인터뷰

배지열

입력 2026. 09. 02   17:25
업데이트 2026. 09. 02   17:32
0 댓글

‘세대갈등’ 파고 ‘병영공감’으로 막는다

① ‘강 대 강’ 정면 질주하는 ‘세대 충돌’
② 무엇이 세대를 싸우게 만드나
③ ‘공감으로 전투력 레벨업’ 병영현장을 가다
④ 전문가 인터뷰 -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세대차이 없다면 죽은 사회나 다름없어
다름, 갈등 아닌 발전동력으로 키워야

최근 사회변화 속도 빨라지며 갈등 폭 커져
안정형 기성세대와 달리 청년층 변화 추구

경험 많은 기성세대, 청년 포용이 먼저
납득 가능한 합리적 설득 과정 반드시 필요
극단으로 치닫는 정치 분열도 해소돼야

우리 사회를 좀먹는 세대갈등의 현주소와 원인을 분석해보고, 소통과 공감의 병영생활로 문제를 해결하는 우리 군의 모습을 보여준 ‘‘세대갈등’ 파고 ‘병영공감’으로 막는다’ 시리즈를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와의 인터뷰로 마무리합니다. 정 교수는 과거 국방부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현재는 해병대 인권자문위원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정 교수는 책 『심리학 군대가다』를 내는 등 군대라는 조직과 군인이라는 대상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진단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세대 간 차이를 갈등으로 폭발시킬 게 아니라,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군 지휘관들도 과거처럼 도덕적인 훈계나 위압적인 명령이 아니라, 우리가 이뤄야 할 공동의 목표를 같이 달성하면 개인에게도 유리하다는 점을 깨우치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윤청 기자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세대 간 차이를 갈등으로 폭발시킬 게 아니라,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군 지휘관들도 과거처럼 도덕적인 훈계나 위압적인 명령이 아니라, 우리가 이뤄야 할 공동의 목표를 같이 달성하면 개인에게도 유리하다는 점을 깨우치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윤청 기자


최근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분열과 극단’이다. 특히 나이와 계급에 대한 조롱과 혐오 표현이 온라인상에서 심각할 정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질적인 요소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다른 건 틀린 게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이에 적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대갈등 해결에 고심하는 건 국가안보 최전선에 있는 군대라는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군대는 서로 다른 나이대의 구성원이 계급에 따라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 교수는 군 내 세대갈등을 완화하려면 지휘관의 리더십 교육을 강화하고, 정책적으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해결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 세대갈등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특별하게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있나?

“세대 간 차이를 만드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생물학적 요소다. 신체적으로 젊은 사람은 건강하고 기능이 활발한데, 나이가 들면 호르몬 분비나 조직 작용에 문제가 생긴다. 두 번째는 사회환경적인 요소다. 개개인이 살아온 환경과 그 배경에서 배우는 교훈이 다르다 보니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오늘날에는 사회의 변화속도가 과거보다 급격하게 빨라지면서 차이의 폭이 훨씬 커졌고, 그것이 세대갈등이라는 양상으로 폭발한다고 본다.

사실 ‘다름’에 따른 차별과 갈등은 인간의 본성이 만든 현상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다른 걸 수용하려는 자세가 부족하다.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걸 인지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의미다.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도 나와의 유사성이 클 때 작용한다. 나와 다르면 불편하고 싫은 감정이 먼저 든다.”
 

- 정보접근성이 높아지며 세대갈등이 심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에는 나이 든 사람이 쌓은 지식과 경험이 절대적이었다. 농경사회에서 이들이 축적한 노하우에 따라 농사를 지으면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 그 때문에 젊은 사람도 이를 무시할 수 없었고, 기성세대를 존중하는 근거가 확실했던 배경이다.

그러나 현재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춰졌다. 부당한 지시를 내리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가르치려고 하면, 직접 확인해 보고 나서 받아들이지 않는 게 요즘 세대다. 지식과 정보를 얻는 방식이 공정해졌다고 볼 수 있다.

청년세대는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용성이 높고,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반면 기성세대는 정보에 접근하는 역량이나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들은 지금까지 살면서 쌓은 지식과 경험으로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한 상태다. 기본적으로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다.

기성세대도 과거에는 청년세대처럼 치열하게 고민하고 변화를 도모했지만, 이제는 삶을 대하는 방식이 어느 정도 고착됐다고 봐야 한다. 두 세대의 이러한 차이가 세대갈등의 원인일 수 있다.”


 


 
- 세대갈등이 불러오는 사회 현상이 있다면 무엇인가.

“청년세대가 한국 사회를 비관적으로 인식하는 현상을 그 영향으로 볼 수 있다. 2010년대 화제가 된 ‘헬조선’이라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대한민국이 너무나 살기 어렵고, 인생이 고통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해당 표현을 다수 쓰면서 알려졌다.

사실 기성세대는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위대한 경제발전의 성과로 인식한다. 보릿고개를 겪으며 끼니를 걱정하던 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오를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해냈기 때문이다.

반면 청년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 대학·일자리 등 한정된 자원을 쟁취해야 하는 현실에 불만이 쌓였다.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청년세대의 낮은 투표율과 정치 무관심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구성원들이 자신만의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 세대갈등을 해결하려면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렇다면 기성세대가 청년세대를 이해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기성세대는 역사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살아왔다. 살아남는 방법을 고민하고 가난을 이겨내야 했다. 지금은 환경이 바뀌었다. 이제는 경제력이 높아지고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부모가 소수의 자녀에게 집중투자하는 양육방식이 자리 잡았다. 덕분에 지금의 청년세대는 풍족하고 편안한 사회에서 성장했다.

기성세대는 집단주의적 특성도 가진다. 상사가 회식하자고 하면 가기 싫어도 빠지지 못하는, 나를 희생하더라도 조직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세대다. 청년, 소위 MZ세대는 완전히 다르다. 개인이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게 중요하다. 이들에게 회사는 출근해서 정해진 시간 내에 열심히 주어진 일을 마무리하고 제시간에 퇴근하는 곳이다.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거나 옳다고 판단하는 기준이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고 이해해야 한다.”


- 반대로 청년세대가 기성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청년세대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수집한 많은 정보에 기반해 현실적인 가능성을 따져보는 합리적인 사고가 특징이다.

그러나 합리적인 결정도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어떠한 결정이 지금 기준에서는 아닐지라도, 과거에는 최선이었을 수도 있다. 기성세대도 그들이 살아온 시간 속에서 가장 적합하고 타당한 방식으로 적응해 온 것이라 이해해야 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완벽할 수 없고, 우리 선조들도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이라 봐야 한다. 기성세대가 모자라거나 부족해서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 청년세대와 기성세대의 특성대로라면, 두 세대가 함께 생활하는 군대도 세대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군대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성세대는 간부로서 조직을 지휘하고 부하를 이끄는 입장이다. 예전에는 지시하면 시키는 대로 따랐을지 몰라도, 이제는 무조건적인 지시는 따르지 않는다. 시대가 바뀌었고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졌다.

특히 군대라는 조직은 위급상황,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다른 어떤 조직이나 개인보다 앞서 전장에 투입돼 임무를 수행하는 조직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철저한 계급구조를 유지해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려면 명령에 복종하는 위계적인 방식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역할을 맡은 사람이 자신의 입장만 주장하면, 단기적으로 개인의 이득은 취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된다. 병사가 지시받은 걸 하지 않으면 당장은 편하고 좋을 수 있다. 지휘관도 훈련이나 행사 등 임무를 최소한으로만 하면 사고도 나지 않고 좋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군대라는 조직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군에 필수인 전투력 또한 약해질 게 뻔하다. 전쟁이 발발해도 개인적인 이득만 따지다가 공멸할 수밖에 없다.”



- 특별히 군대에서 세대갈등 해결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사실 세대 간 차이는 과거에도 있었고, 오히려 차이가 없으면 그것이 ‘죽은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청년세대와 기성세대가 똑같다는 건 그 사회가 변화를 겪지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 차이를 인정하고 변화와 발전의 계기로 삼으면서, ‘다름’이 기능적으로 필요하다는 걸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걸 서로가 이해·납득·인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이 문제를 기능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군대에도 리더십 교육이 필요하다. 사실 군대뿐만 아니라 어느 조직이든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성원이 있을 수 있다. 그를 설득해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자 가치 있는 삶이라고 볼 수 있다. 군대에서도 지휘대상을 단순히 계급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들을 어떤 식으로 이해하고 설득해서 하나의 목표로 나아가게끔 할지가 중요하다. 지휘계급에 이런 걸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
 

- 군대 외에도 우리 사회 세대갈등의 종식을 위해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궁극적으로 기성세대가 청년세대를 포용해야 한다. 조금 더 오래 살았고 경험도 많으니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고 책임도 많은 데다가 연륜까지 있으니 이들이 나서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합리적인 설득 과정이 필수다. 청년세대도 지시에 무조건 반항하고 하지 않으려는 게 아니다.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근거에 따라 스스로 납득하면 누구보다 열심히 행동할 것이다.

세대갈등을 비롯해 차별과 갈등을 통합으로 해결하려면 정치권의 노력이 필수다. 정치가 한국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은 정치적인 이득을 위해 분열을 조장하는 분위기다. 이에 부화뇌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극단주의로 치닫는 모양새다. 단기적으로는 정치적으로 이점이 있어 보여도, 장기적으로 사회가 분열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배지열 기자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