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육군을 만드는 힘 '일깨움'
① 사람을 깨우면 육군이 강해진다
② 관계의 장: 나는 누구를 위해 군복을 입었는가
③ 교육의 장: 주입식에서 스스로 깨닫는 교육으로
④ 성장의 장: 군 복무를 멈춤 아닌 성장의 시간으로
국가와 나
계급·보직에 따라 임무 다르지만
‘국민 보호’ 사명 이해하고 실천
국민과 나
매일 반복되는 훈련과 경계작전
국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생활 유지
육군과 나
입대 후에는 개인 아닌 조직 구성원
서로 역할·인격 존중하며 임무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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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기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으로 여기면 그 시간은 정말 그렇게 지나가 버립니다. 하지만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진로를 설계하는 순간, 이 시간은 인생에서 가장 단단한 시간이 됩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진로를 설계하는 사람만이 방향성을 잃지 않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장병들로 가득 찬 강당에서 정진웅(준장) 육군3기갑여단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소속 부대는 물론 인접 부대, 육군사관학교·육군학생군사학교를 비롯한 양성기관까지 직접 찾아다니며 ‘일깨움’ 교육을 가장 활발히 실천하는 지휘관이다. 정 여단장이 장병·사관생도·사관후보생에게 던지는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나는 누구를 위해 군복을 입었는가.” 이 질문은 육군이 추진하는 일깨움 정책의 첫 번째 영역, ‘관계의 장(場)’의 출발점이다. 이원준 기자/사진=육군 제공
보호받는 국민에서 국가 지키는 군인으로
입대 전까지 장병들은 국가의 보호를 받는 국민이었다. 하지만 군복을 입은 순간 역할은 뒤바뀐다. 국가로부터 안보와 질서를 제공받던 위치에서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주체로 옮겨 가는 것이다. 군인이 된 ‘나’는 국가와 국민에게 어떤 존재일까? 대한민국 육군의 일원이 됐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매일 함께 훈련하고 생활하는 전우는 내게 어떤 존재일까?
‘관계의 장’은 장병들이 국가와 국민, 육군과 전우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역할·책임을 이해하고 군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다.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군 복무의 의미를 찾는 출발점이다.
계급과 보직에 따라 맡은 임무는 저마다 다르지만 목적은 하나다.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로 국가를 수호하는 것. ‘국가와 나’의 관계를 바로 세운다는 것은 이 사명과 책임을 이해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실천하는 일이다. 군이 왜 존재하는지, 자신이 맡은 임무가 어떻게 국가를 위해 이어지는지 알 때 자세도 달라질 수 있다.
이 관계는 자연스럽게 ‘국민과 나’의 관계로 이어진다. 매일 반복되는 훈련과 경계작전은 때로 지루한 일과처럼 느껴지지만, 그 반복 하나하나가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기반과 맞닿아 있다.
실전적인 교육훈련으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장비를 철저히 관리하며, 경계작전에서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도 결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
장병 역시 군복을 입은 국민이며, 전역과 동시에 다시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이 관계는 일방적이지 않다. 무엇을 지키기 위해 복무하는지를 분명히 알 때 훈련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관계의 장’은 장병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단순한 지시나 업무로 받아들이는 데서 나아가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군인의 책임으로 이해하도록 한다. 무엇을 지키기 위해 복무하는지를 분명히 알 때 군 복무의 가치도 더욱 구체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육군’ 역사 이어 가는 공동체 일원
‘육군과 나’의 관계는 조금 다른 결이다. 입대와 동시에 장병은 개인이 아니라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조직의 일원이 된다. 육군이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문화유산’이다. 박물관에 놓인 오래된 유물이나 기록만이 아니다. 창군 이후 이어져 온 사명과 가치, 선배 전우들이 임무 현장에서 보여 준 희생과 헌신, 각 부대가 계승해 온 역사와 정신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각급 부대는 집중정신전력교육에 육군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토의를 반영하고 부대별 표지석, 전사, 전투영웅, 6·25전쟁 사진 등을 발굴해 장병들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장병들이 무심코 따라 부르던 군가 한 소절에도 부대 전통과 선배 전우들의 정신이 담겨 있다. 지향점은 하나다. 자신이 그 역사를 이어 가는 육군의 일원이라는 자각, 그 자각에서 오는 책임과 자긍심이다.
군 임무는 혼자 완수할 수 없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같이 훈련하고 생활하며, 전시에는 생사를 함께하는 존재. 그것이 전우다. 전우애는 단순히 친하게 지내는 사이를 뜻하지 않는다. 서로의 역할과 인격을 존중하고, 어려운 순간 믿고 의지하며,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려는 마음이다.
육군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복무주기별 맞춤형 인성 함양 교육’을 한다. 의무복무 장병에게는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반기 단위 집중인성교육을, 초급간부에겐 인성 함양 캠프와 행복 플러스 교육을, 중견간부에게는 조직 내 소통과 올바른 직업관 형성 교육을 각각 진행한다.
여기에 리더십·팔로어십·파트너십 교육을 추가해 간부는 장병을 이끄는 법을, 병사는 신병 교육과정의 ‘슬기로운 군 생활’ 등을 통해 조직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익힌다. ‘관계의 장’이 지향하는 것은 계급과 직책을 지우는 게 아니라 각자 자리를 명확히 이해하면서도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전우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지휘관·장병이 함께 만드는 ‘관계의 장’
‘관계의 장’은 정해진 교육시간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휘관이 장병들에게 군 복무의 가치와 육군의 정체성을 설명하고, 장병들이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생각하도록 이끄는 일상의 과정까지 포함한다.
김규하 육군참모총장은 육군훈련소에 입소하는 장병과 양성·보수교육기관 교육생들을 직접 만나 군 복무의 가치와 육군의 정체성을 이야기한다. 각급 부대 장성급 지휘관들도 전입 신병과 초임장교를 상대로 일깨움 교육을 주도하며 지휘철학을 공유한다.
앞서 소개한 정 여단장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스스로 일어나 깨어 주도적으로 움직여 목표를 설정하고, 진로를 설계하는 사람만이 방향성을 잃지 않고 성장할 수 있다”며 “이는 일깨움이 지향하는 핵심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관계 깨달을 때 사람·부대 강해져
‘관계의 장’은 사람들과 원만히 지내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 육군과 전우라는 관계 속에서 군인으로서 ‘나’의 위치와 존재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내가 누구를 지켜야 하는지, 어떤 조직의 일원인지, 누구와 임무를 수행하는지를 분명히 아는 장병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도 이해하게 된다.
국가와 국민에게 갖는 책임은 군인의 사명으로, 육군에 대한 소속감은 자긍심으로, 전우를 향한 신뢰는 단결과 전우애로 이어진다. 이 관계의 깨달음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적 강인함’의 토대가 된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군인, 육군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 가는 구성원, 전우와 같이 임무를 완수하는 공동체의 일원. ‘관계의 장’은 장병들이 이 3가지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이끄는 일깨움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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