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단순함이 최고의 정교함’이라고 했다. 복잡한 절차보다 단순하고 명료한 체계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우리 군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관행적으로 해 오던 여러 행정업무를 단순화하고 간소화하면 업무가 경감된다. 나아가 창끝부대 본연의 임무인 ‘전투 준비’와 ‘교육훈련’에 집중할 수 있다.
최근 육군은 창끝부대가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일하는 문화를 개선하고, 업무를 경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부대 또한 어떻게 하면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지휘관 이하 전 장병이 머리를 맞대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껏 아무런 고민 없이 ‘계속 이렇게 해 왔으니까’라는 관행에 젖어, 또는 불필요한 업무라고 얘기하기 어려운 분위기 등 다양한 이유를 들어 기존의 익숙한 방식 그대로 업무를 해 오고 있다. 하지만 불필요한 업무가 쌓이면 과도한 업무가 돼 부대원들의 복무 만족도와 업무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 부대는 ‘본질’과 ‘실효성’을 기반으로 모든 행정을 ‘부대 행정업무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단순 참고나 인지를 위한 보고는 구두보고, 온나라 메모보고, 웹메일로 하도록 조정했다. 또한 노페이퍼(No-paper) 현장 토의, 화이트보드(Whiteboard) 간부 교육 등 종이 없는 업무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그 결과 효율적이고 적시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해야 할 행정업무는 획기적으로 줄어 일과 중 충분히 주어진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퇴근시간이 되면 지휘관이 먼저 퇴근하라고 이야기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부대 간부들은 정시에 퇴근해 매일 ‘저녁이 있는 삶’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사실 이러한 업무문화가 당연한데, 그동안 우리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갓생’이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개인적인 여가생활과 자기계발 시간을 중요시하는 MZ 장병들에게, 저출산시대 어린 자녀를 양육 중인 나와 같은 직업군인들에게 이러한 업무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일하는 문화 개선’이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지, 그 임무를 온전히 달성할 수 있는 본질적 과업이 무엇인지, 본질적인 과업 외에 불필요하게 하는 과업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살피고 과감히 없앰으로써 이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 있는 발걸음이 지속될 때 ‘일하는 문화 개선’은 우리 일상에 깊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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