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숨 죽인 숲속… 전투본능이 깨어났다

입력 2026. 06. 12   17:10
업데이트 2026. 06. 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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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1보병사단 ‘쌍방 마일즈훈련 경연대회’를 가다


현대전에서는 정밀타격 무기와 드론, 인공지능(AI)이 주목받고 있지만 전장을 최종적으로 장악하는 것은 결국 소부대 전투력이다. 육군1보병사단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다중통합레이저교전체계(MILES·마일즈)를 활용한 자율 기동 분·소대 쌍방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6개 보병대대에서 각각 예선을 통과한 우수 분대와 소대 장병들은 실전 같은 환경에서 전투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갈고닦은 기량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글=박성준/사진=김병문 기자

장병들이 마일즈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장병들이 마일즈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실제 전투처럼 생생하게…긴장감 가득
“전방에 적 발견!” 

고요하던 산속에 긴박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곧이어 공포탄 소리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 현장은 순식간에 전장으로 변했다.

지난 10일 경기 파주시 일대 한 야산. 쌍방 마일즈훈련 경연대회 결선을 앞둔 장병들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장병들은 방탄모 위에 파란색과 노란색 띠를 둘러 아군과 적군을 구분했다. 머리와 팔 등 신체 곳곳에는 마일즈 장비를 착용했다.

얼굴은 위장크림을 칠하거나 버프로 가린 채 마지막 장비 점검에 나선 모습이었다. 전투를 앞둔 장병들은 소속 부대별로 원을 만들어 어깨를 맞댔다. 이들은 목이 터지도록 구호를 외치며 승리를 다짐했다. 단순한 경연대회가 아니라 실제 전투에 투입되기 직전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전투가 시작되자 산속에는 묵직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공격과 방어로 나뉜 양측은 숨죽인 채 상대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고요한 침묵을 깨뜨린 것은 공포탄 소리였다.

“적 발견”이라는 외침과 함께 현장은 순식간에 긴박한 움직임으로 분주해졌다. 한 장병은 땅에 납작 엎드렸고, 다른 장병은 나무 뒤에 몸을 숨겨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이들은 주요 지형을 선점한 채 상대를 저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대응했다. 실제 전투와 다를 바 없는 긴장감이 흘렀다.

일부 장병들은 정면 교전 대신 우회 기동을 선택했다.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숲을 따라 은밀하게 이동한 뒤 측·후방에서 기습을 감행했다. 전술 교범에서 보던 전투기술이 현장에서 그대로 구현되는 모습이었다.

지난 10일 육군1보병사단 자율기동 분·소대 쌍방 마일즈훈련 경연대회에서 참가 장병이 교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0일 육군1보병사단 자율기동 분·소대 쌍방 마일즈훈련 경연대회에서 참가 장병이 교전을 벌이고 있다.

 

공격·방어팀 치열한 공방…실전성 강화
마일즈 장비는 이러한 훈련의 실전성을 크게 높였다. 장비에서 발사된 레이저가 상대 장비에 명중하면 실제 사상 판정이 이뤄진다. 주요 부위를 맞아 사망한 장병은 즉시 전투에서 이탈해야 한다. 장비는 단순히 누가 어디에 맞았는지를 판정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지휘자는 장비를 통해 쌍방 교전 결과와 전투원의 생존 여부를 실시간 확인하며 전술적 판단 능력과 상황조치 능력을 함께 키울 수 있었다. 레이저가 오가면서 훈련장은 전장 데이터가 축적되는 살아있는 교실이 됐다. 

경연대회에서 장병들은 분대장과 소대장을 중심으로 전술 토의와 워게임을 주도적으로 실시하며 승리를 위한 전술을 직접 구상했다. 방어팀은 주요 지형을 먼저 선점하고 방어선을 구축해 공격을 저지하는 데 주력했다. 고지와 능선을 활용한 진지 편성, 유기적인 화력 배치가 핵심이었다.

반면 공격팀은 수신호와 육성 지휘를 바탕으로 포복과 약진을 반복하며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일사불란한 팀워크와 순발력 있는 상황 판단이 승부를 가르는 열쇠였다.

치열한 공방 끝에 공격팀은 방어팀 진지 깊숙이 침투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목표물인 붉은 깃발을 탈환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통제가 내려지자 장병들은 비로소 긴장을 풀고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작전 지역으로 이동하는 장병들.
작전 지역으로 이동하는 장병들.

 

우승 부대는 상장·포상휴가 영예
결선 결과 무적칼여단 필승대대 10중대 3소대가 최우수 소대, 11중대 1소대 2분대가 최우수 분대로 선발됐다. 우승 부대에는 사단장 상장과 전 인원 포상휴가가 수여됐다. 

최우수 소대 안인엽(중위·진) 소대장은 “소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함께 땀 흘리는 과정에서 진정한 전우애를 느낄 수 있었다”며 “끝까지 믿고 따라준 소대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사단은 훈련의 실전성뿐 아니라 안전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통제관을 편성하고 훈련 전·중·후 육군위험성평가체계(ARAS)를 활용해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며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했다.

김세윤(중령) 사단 교훈참모는 “실전과 같은 전장 상황 속에서 소부대 전투기술의 핵심인 사격과 기동, 은폐·엄폐, 육성 지휘 등을 뽐내며 장병들의 자신감을 고양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경연의 장을 마련하는 등 적이 있는 실전적인 교육훈련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투를 앞둔 장병들.
전투를 앞둔 장병들.

 

지형지물을 이용해 교전하는 모습.
지형지물을 이용해 교전하는 모습.

 

한 장병이 목표 깃발을 탈환하고 있다.
한 장병이 목표 깃발을 탈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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