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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건전지 하나가 바꾼 군의 에너지 인식

입력 2026. 06. 10   15:26
업데이트 2026. 06. 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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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있어 에너지는 전투력 유지와 안정적 부대 운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 능력은 국방 역량의 일부라 할 수 있다. 현재 군부대는 전기·가스·유류·물 절약을 중심으로 다양한 에너지 절감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예산 절감과 탄소 배출 저감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 환경 변화와 자원 고갈, 탄소 중립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고려할 때 기존의 소비 절감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현행 군 에너지 정책은 고효율 설비 도입, 대기 전력 차단, 냉·난방 적정온도 유지 등 ‘덜 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단기간 효과를 거두고 에너지 절약에 기여하고 있으나, 에너지를 다시 자원으로 활용하는 순환의 영역까지 나아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앞으로의 군 에너지 정책은 에너지 절약과 함께 자원 순환을 포함하는 보다 확장된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필요가 있는 자원이 바로 폐건전지다. 군부대에서는 통신·경계 장비와 각종 작업 장비, 개인 장구 등에서 건전지가 상시 사용된다. 재사용이 불가능한 일반적인 2차전지의 경우 내부 에너지가 전량 소진되면 흔히 일반폐기물로 인식되지만, 이는 다양한 물질로 이뤄진 만큼 높은 자원 순환 잠재력을 갖는다. 이를 체계적으로 수거·재활용할 경우 신규 자원 생산 과정에서 소요되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간접적인 에너지 절약 효과가 크다.

또한 폐건전지가 무분별하게 폐기될 경우 토양과 수질 오염을 유발하는데, 이는 결국 환경 복원에 추가적인 에너지와 비용을 요구하게 된다. 다시 말해, 폐건전지 관리에 대해 관심을 가질수록 부가적인 에너지 절약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해군1수리창은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와 협력해 폐건전지 수거·반납 체계를 구축했다. 부대 내 주요 공간에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고, 집중수거 기간을 운영해 장병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폐건전지 10개를 반납하면 새 건전지 1개로 교환해주는 방식은 높은 호응을 얻었고, 그 결과 총 1만5740개의 폐건전지가 수거됐다.

수거된 폐건전지는 동해시를 통해 전량 재활용됐으며, 부대는 동해시로부터 신품 건전지 1574개를 무상 지원받아 62만 원 상당의 예산 절감이 이뤄졌다. 무엇보다 별도의 예산 투입 없이 기존 행정체계와 협업한 것으로 지속 운영이 가능했다는 점은 이 제도의 실현 가능성과 확장성을 보여준다. 폐건전지 자원화는 장병들에게 에너지 자원 순환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인식시키는 교육 효과도 크다. 작은 건전지 하나로 시작된 실천이 전군 차원의 에너지 절약과 자원 순환 문화로 확산될 때 군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순환시키는 선도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최기수 군무주무관 해군1함대 1군수전대
최기수 군무주무관 해군1함대 1군수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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