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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만나는 입체혁명, 파리의 예술을 옮겨오다

입력 2026. 06. 02   14:09
업데이트 2026. 06. 0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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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피두센터 한화’ 개관전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63빌딩 별관 리모델링…총 4개층, 500평 대형 전시관 2개 갖춰
첫 단추는 ‘큐비즘’…피카소 등 거장 43인 걸작 91점 한자리에
김환기·이수억 등 한국의 모던 아방가르드 특별세션도 마련

로베르 들로네 ‘랑의 탑들’.
로베르 들로네 ‘랑의 탑들’.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관 조르주 퐁피두 국립예술문화센터(퐁피두센터)가 한화그룹과 함께 개관한 미술관 ‘퐁피두센터 한화’가 4일 대중에 공개된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 전체를 리모델링한 ‘퐁피두센터 한화’는 500평 크기의 대형 전시관 2개를 비롯해 4개 층에 걸쳐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4일 개막하는 개관전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은 퐁피두센터가 소장한 피카소, 브라크 등 입체주의 대표 작가 43명의 작품 91점을 선보인다. 큐비즘의 출발점으로 일컬어지는 두 화가, 피카소와 브라크는 다양한 영향을 흡수하는 동시에 전통적 재현에 규범을 해체하고, 기하화와 추상을 통해 새로운 시각적·개념적 언어를 구축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세기 미술 전반에 깊은 영향을 남긴 큐비즘(입체주의)이 어떻게 등장하고 확산했는지 8개 섹션에 나눠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미술관에 들어서면 큐비즘 조각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레몽 뒤샹-비용의 청동 조각 ‘대형 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어 2층 전시실로 발길을 옮기면 피카소의 ‘여인의 흉상’을 마주할 수 있다. 큐비즘의 시작을 알리는 이 작품은 아프리카 가면의 의례적 흉터와 흉터 장식을 연상시키는 채색 해칭 기법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타원형 얼굴에 강렬한 눈, 기학적으로 강조된 코가 인상적이다.

로제 드 라 프레네의 ‘흉갑 기병’은 전쟁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프랑스 국기의 색채(청·백·적)를 사용했고, 절제된 형태의 큐비즘을 지향하면서도 전통적인 형태 재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다.

러시아 화가 나탈리아 곤차로바의 ‘모자를 쓴 여인’도 인상깊다. 작가는 여러 시점에서 바라본 자신의 모습을 서로 얽힌 직선과 곡선 그리고 눈, 입, 깃털, 곱슬머리, 오선지, 글자, 숫자 등 식별 가능한 기호들을 동원해 묘사했다.

특별 섹션 ‘코리아 포커스: 모던 아방가르드를 향한 꿈의 지도’도 눈길을 끈다.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예술가들에게 파리는 감히 도달할 수도 없던 곳이자 고단한 식민지 현실을 위로하는 예술적 이상향이었다. 김환기, 유영국, 박래현, 이수억 등 한국 미술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긴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서구 아방가르드가 어떻게 변형했는지 제시한다.

국방부 정훈국 종군화가단에서 활동했던 이수억의 ‘6·25 동란’은 6·25전쟁 당시 생존을 찾아 떠나는 피란민의 군상을 담은 대형 유화다. 삶의 터전을 떠난 인물들이 서로 겹치고, 뒤엉킨 채 화면을 가득 채우며 고단한 현실을 느끼게 한다.

관람료 2만8000원. 예매는 퐁피두센터 한화 홈페이지(www.centrepompidou-hanwha.kr)에서 하면 된다. 전시는 오는 10월 4일까지. 글·사진=노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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