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전 군 생활을 떠올리면 멈춤의 시간 같았다. 사회와의 단절, 통제된 생활에서 오는 두려움은 입영길에 오르는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자대 배치 후 마주한 부대의 세심한 여건 보장은 이런 편견을 기분 좋은 설렘으로 바꿔 놨다. 특히 매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부대 내 ‘작은 도서관’은 훈련소 생활의 가장 든든한 안식처이자 성장의 산실이 됐다.
그곳에서 운명처럼 만난 책이 『위대한 훈련병』이다. 자식을 군대에 보내며 눈물과 간절함으로 기도하는 어머니의 목소리와 그 자식들을 강인한 용사로 키워 내야만 하는 지휘관의 무거운 속마음을 훈련병 입장에서 답장해 보고자 한다.
먼저 가슴을 울린 건 어머니의 마음이었다. 책에는 자식이 훈련소에서 겪을 고단함을 차마 다 헤아리지 못해 밤잠을 설치는 어머니의 사랑이 절절히 배어 있었다. 훈련병이자 아들의 입장에서 꾹꾹 눌러쓴 구절들을 읽으며 훈련소 생활이 그저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님을 깨달았다. 우리의 건강한 복무는 부모님을 향한 가장 큰 효도이며, 총구 끝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일상이 달려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됐다.
이어 들려온 지휘관의 속마음에선 훈련병으로서 가졌던 좁은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훈련병의 눈에 비친 지휘관은 단호하고 엄격한 존재였지만, 책을 통해 들여다본 그들의 내면에는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모두를 강한 전사로,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건강하게 사회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서려 있었다. 훈련병이 흘리는 땀방울 뒤에서 그보다 더 큰 무게의 고뇌를 짊어진 지휘관의 진심을 이해하게 되자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심과 충성심이 들었다.
이러한 깊은 성찰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 부대가 보장해 준 여건 덕분이다. 일과 후 개인정비 시간, 중대장·대대장·교관·조교님들의 세심한 관심과 배려, 알찬 장서로 가득 찬 작은 도서관이라는 환경이 없었다면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는 데 급급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곳에서 각자의 목표를 나누고 서로의 의지를 북돋우며 단순한 동료를 넘어선 진짜 전우로 거듭날 수 있었다.
부대의 든든한 지원과 전우들이 보내 주는 신뢰로 한층 더 단단한 용사가 돼 가고 있다. 어머니의 사랑을 가슴에 품고 지휘관의 가르침엔 충성으로 보답하며, 전우와 함께 내일의 성장을 꿈꾸는 이 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자대에 가서도 한 손엔 총, 한 손에는 책을 들고 멋지고 강한 전투원으로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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