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혁명이 전 세계를 흔들고 있다. 전장의 문법 또한 조용히, 그러나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준비된 자에게 이 변화는 기회이고, 그렇지 못한 자에게는 위협이 될 것이다.
미국은 이미 그 답을 실행으로 보여주고 있다. 2026년 초 미 전쟁부는 ‘AI-First’ 전략을 전군에 선포하고 곧바로 ‘GenAI.mil’을 출범시켰다. 이 플랫폼은 국방부 전 직원과 계약자 약 300만 명에게 구글의 제미나이 같은 민간 최첨단(Frontier) AI 모델을 무료로 제공한다. 군 신분증 하나면 언제든, 어디서든 접속이 가능하다. 군 행정과 업무 전반에 AI 일상화를 의무화한 것이다.
그 결과 문서 작성, 작전 분석, 교육 훈련, 군수 관리에 이르기까지 사무 자동화와 업무 혁신이 폭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미군 간부라면 누구든 AI를 손안의 도구로 쓰는 환경이 이미 완성된 것이다.
우리 군의 현실을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야전 부대의 장교와 부사관 상당수는 개인 인터넷 PC를 갖지 못하고 있다. 여럿이 공용 PC 한 대를 나눠 쓰는 환경에서는 어떤 AI 도구에도 자유롭게 접근하기 어렵다.
AI 리터러시를 갖춰야 한다는 시대 요청은 높아지는데, 그것을 익힐 최소한의 기반조차 아직 갖춰지지 않은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이는 예산 문제라기보다 인식과 우선순위의 문제일 것이다. 혹자는 보안을 이유로 든다. 그러나 그것은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초연결의 시대, 보안은 연결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단절을 통한 보안은 더 이상 보안이 아니라 무능일 뿐이다.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구조다.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KTX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고속과 진동을 견딜 수 있는 특수 레일과 기반 조성이 필요했듯, AI 시대의 군을 구축하려면 그에 걸맞은 디지털 인프라가 선행돼야 한다. 최첨단 AI 기술을 운용할 하드웨어적 토대 없이는 어떠한 국방 개혁도 추진동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새 포도주는 반드시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AI 혁신이라는 포도주를 담을 첫 번째 새 부대, 그것이 바로 간부 1인 1인터넷 PC와 프런티어 AI의 무상 공급이라고 생각된다. AI 격차(AI Divide)는 단순한 기술적 퇴보가 아니라 전장에서 의사결정의 속도와 질을 결정짓는 문제다. 오늘날 평범한 민간의 직장인이 당연히 누리는 개인 인터넷 환경이 야전 간부들에게도 마땅히 제공돼야 한다.
혁신의 씨앗은 언제나 현장의 손에서 싹튼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정책부서 및 야전의 장교와 부사관, 군무원 바로 그들이 변화의 주체다. IT 강국의 위상을 세계가 인정하는 대한민국이다. 그 저력이 우리 군에서도 충분히 구현될 수 있다고 믿는다.
간부 1인 1인터넷 PC, 프런티어 AI의 무료·공용 제공, 이 두 가지는 결코 사치가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전투력의 기초이자 가장 현실적인 핵심 투자다.
미군이 GenAI.mil로 300만 명에게 AI를 쥐여줬을 때 폭발적인 혁신이 시작됐듯, 우리 군 간부의 손에 PC와 프런티어 AI가 주어지는 그 순간부터 대한민국 군에도 AI 혁명의 불꽃이 피어오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금 즉시 AX(AI Transformation)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자. 이것이야말로 첨단과학기술군을 향한 시급하고도 확실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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