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무기의 세계
미 해군 차세대 호위함 FF(X)
FF(X)는 원래 대한민국 해군이 울산급 호위함을 배치하기 위한 ‘울산-1급 호위함 사업’ 명칭이었다. 인천급(Batch-Ⅰ)으로 시작된 우리 FF(X) 호위함 사업은 현재 배치(Batch)-Ⅲ 충남급까지 건조되면서 우리 해군 수상함 전력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F(X)사업 이전에 우리 해군이 쓰던 울산급 호위함의 경우 변변한 함대공 미사일 하나 없었는데 FF(X)사업으로 우리 호위함에 발전된 최신형 레이다와 음파탐지기, 함대공·함대지 미사일 등이 통합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FF(X)와 이름이 동일한 새로운 FF(X)사업이 미국에서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FF(X) 사업은 전투력에 관한 우려로 큰 논란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이번 편에서는 바로 이 미국 FF(X) 호위함 사업을 다뤄 본다.
컨스텔레이션 실패 후 급하게 추진
FF(X)는 2025년 11월 컨스텔레이션급 프리깃 프로그램이 취소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등장했다. 당시 미 해군은 카를로 베르가미니급(FREMM) 계열을 기반으로 한 7000톤급, 수직발사체계(VLS)·이지스 전투체계를 갖춘 다목적 프리깃을 꿈꿨지만 잦은 설계 변경과 비용·일정 초과로 결국 첫 2척만 남기고 사업을 접었다. 대신 선택된 해법이 해안경비대용 레전드급 국가안보경비함(NSC)을 기반으로 한 4700톤급 FF(X)다.
FF(X)의 설계 철학은 명확하다. 새 선체를 설계하지 않고 기존 국가안보경비함을 최대한 손대지 않은 채 57㎜ 함포·30㎜ 보조포·유도탄방어유도탄(RAM)·함미 컨테이너형 무장 공간 정도만 장착하는 ‘필요한 최소 무장을 갖춘 호위함’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FF(X)는 인도·취역까지 4년 안에 끝내겠다는 목표 아래 첫 두 척은 NSC 원형과 가능한 한 비슷하게 유지하는 구성을 ‘Flight Ⅰ’으로 설정했다. 이 함정들은 마약 단속, 저강도 분쟁, 무인수상정(USV) 모함 역할 등 ‘저강도 위협(Low-end)’ 임무를 맡고,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DDG) Flight Ⅲ와 트럼프급 전함(BBG[X])이 중·고위협을 담당하는 3단계 함대 구조에서 맨 아래층을 담당한다는 구상이다.
|
문제는 ‘저강도 위협용’ 프리깃이 실제 운용 환경에서 얼마나 유용한가 하는 점이다. 공개된 사양을 보면 FF(X) Flight Ⅰ은 수직발사시스템(VLS)이 없다. 대신 함미에 컨테이너형 플랫폼을 설치해 여기에 해군 타격 미사일(NSM) 16발 또는 헬파이어 미사일 48발 등을 탑재하는 구조다. 함대공 미사일은 1기의 RIM-116 RAM(Rolling Airframe Missile launcher)밖에 없다.
대잠전(ASW) 능력 공백은 더 심각하다. 컨스텔레이션급은 선체·예인 소나 등을 고려한 전형적인 ASW 프리깃이었지만 FF(X) Flight Ⅰ에는 그런 요소가 없다. 미 해군은 “ASW 능력을 유지하겠다”고 말하지만 구체적인 장착 방식은 밝히지 않고 있다.
FF(X) Flight Ⅰ의 이런 부족한 무장과 장비는 과거 미 해군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모습이다. 1970년대 FF(X)와 유사한 개념으로 대량 생산된 올리버 해저드 페리급의 경우에도 적은 무장으로 비판받았지만 정작 미국 해군 함정 가운데 20㎜ 팰렁스 근접방어체계(CIWS)를 선구적으로 도입한 배 중 하나였다. 또 제한적 함대 방공이 가능한 함대공 미사일인 스탠더드 SM-1 운용이 가능했고, 음파 탐지기도 함수(HMS)와 예인형(TASS)을 둘 다 탑재했다. 1970년대 주력함에도 들어간 핵심 장비들이 FF(X) Flight Ⅰ에는 빠진 셈이다.
미 해군은 FF(X) Flight Ⅰ의 무장과 장비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의식해 이미 Flight Ⅱ 설계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예산 문서에 VLS 탑재와 ASW 장비 통합이 Flight Ⅱ에서 본격적으로 고려됐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개량형에서는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정도 걸림돌이다. Flight Ⅰ 2척은 NSC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아 빠르게 건조하되 Flight Ⅱ는 설계·시험·통합 과정 때문에 2030년대 초반 이후에나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컨스텔레이션급의 교훈을 되새긴다는 취지지만 정작 실질 전투력을 가진 프리깃이 함대에 등장하는 시점을 뒤로 미룬 셈이다. 그 사이 FF(X) Flight Ⅰ이 중국과의 잠재적 군사 경쟁에서 얼마나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한국 조선업의 참여 가능성은
한국 입장에서 FF(X)는 단순한 미 해군 프로그램이 아니라 미국 내 조선산업 재편과 직결된 프로젝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새 프리깃은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다만 세부 내용이 결정되지 않아 FF(X)에서 한국 조선업이 얼마나 참여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미국 조선산업을 한국 기술로 부활시킨다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와 FF(X)의 관계는 더 깊어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가 FF(X)의 블록 혹은 모듈 건조에 참여할 수도 있으며, HD현대중공업의 경우 미국 헌팅턴 잉걸스(Huntington Ingalls Industries)와 협력을 시작했기 때문에 미국 조선소가 FF(X)를 건조할 때 한국 기술과 공동 건조 참여가 가능할 수 있다.
다만 최근 미국은 FF(X)의 낮은 성능에 대한 비판을 의식해 2027 회계연도 미 해군 예산안에 ‘해외 호위함·구축함 설계 및 해외 조선소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연구개발비 18억5000달러를 책정했다. FF(X)가 실패할 경우 일본의 모가미급이나 한국의 HDF-6000 등 동맹국 호위함 설계를 그대로 다시 들여올 것으로 보여 우리 조선업계가 사업 진행을 주목하고 있다.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