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전장은 과거의 선형적이고 기계적인 방식으로 해석할 수 없는 ‘복잡적응계(Complex Adaptive Systems)’의 성격을 띠고 있다.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으로 특징 지어지는 VUCA 환경에서 전통적인 명령과 통제방식은 분명한 한계를 드러낸다.
최근 접한 도서 『군사적 복합성에서의 창의성(Creativity in Military Complexity)』은 오늘날 군대가 직면한 복잡한 도전과제에 창의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혁신을 추구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책에서는 현대전장에서의 승리는 과거의 성공 공식이 아닌 미래의 도전을 정확히 식별하고, 이에 맞춰 끊임없이 적응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한다. 이런 환경에서 ‘임무형 지휘’는 단순한 권한 위임을 넘어 복잡한 전장을 돌파하기 위한 필수적인 생존전략이자 철학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이처럼 변화하는 전장환경에서 임무형 지휘의 성공적인 정착과 현장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우리 군단은 군단장 주관으로 육군8기동사단, 11기동사단, 수도기계화보병사단 등 예하부대와 함께 간담회를 개최했다. 현장에서는 혁신의 열망을 품고 때로는 즐겁게, 때로는 냉철하게 토의한 결과 지휘관 의도를 부하가 명확히 이해하는 것과 동시에 현장의 제한사항과 기회를 정확히 전달하는 상호 간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 ‘교리적 정답’이 아닌 ‘상황에 맞는 창의적 해법’을 도출하는 데 효과적인 소통이 핵심임을 실감했다.
이러한 실질적인 고민과 관련해 이 책에선 ‘군사 디자인 사고(Military Design Thinking)’라는 이론적 해법을 제시한다. 이는 문제의 증상보다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확산적 사고로 관습을 뛰어넘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즉, 군사 디자인 사고는 임무형 지휘의 근간인 ‘부하의 창의적 자율성 발휘’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며, 활발한 소통으로 각자의 입장과 정보를 공유할 때 그 결과는 더욱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으로 도출된다.
우리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극복하기 위해 임무형 지휘 문화 정착이라는 누구도 쉽게 가지 못한 길을 한 걸음 내디뎠다. 우리 군단이 경험한 혁신의 열망이 ‘소통’이라는 튼튼한 기반 위에서 ‘군사 디자인 사고’로 날개를 달아 우리 육군 전체로 확산되길 희망한다. 급변하는 전장환경을 두려워하지 않고 창의성과 적극적인 소통으로 전장을 지배하는 군대, 그것이 바로 임무형 지휘가 지향하는 강한 군대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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