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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스 언박싱] 계급장 떼고 펀펀(fun fun)하고 발칙하게…국민과 通했다

임채무

입력 2026. 05. 22   16:43
업데이트 2026. 05. 2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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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스 언박싱 ⑫ “이거 결재 난 것 맞습니까?”… 공군의 ‘발칙한 소통’

유튜브 섬네일로 소환된 참모총장
군 홍보 고정관념 깬 패러디 영상
간부 아닌 병사가 처음으로 제안
기발한 아이디어에 손 총장 “오케이”
親공군 이미지 형성·소통 활성화 기여

최근 대한민국 공군의 SNS가 기존 군 홍보의 고정관념을 산산조각 내며 그야말로 뜨겁게 비상하고 있다. 활주로 제설작전의 애환을 영화처럼 담아낸 전설적인 ‘레 밀리터리블’부터 다채로운 특기를 트렌디하게 소개한 ‘하사더하자’, 그리고 최근 음원 차트를 휩쓴 노래를 패러디한 ‘Bomb양갱’까지 공군의 소통방식이 거침없이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지금까지 상상만 했을 뿐 감히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금단의 영역마저 허물었다. 공군의 최고 지휘관인 ‘참모총장’의 이름과 얼굴을 과감하게 밈(meme) 콘텐츠의 한가운데로 끌고 들어온 것이다. 바로 군가 영상 ‘손석락도 락(樂)이다’가 그 주인공. 국민과의 소통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공군의 발칙한 도전을 언박싱해 본다. 임채무 기자/사진=공군 제공

공군 정훈실 미디어콘텐츠과장 김세헌(가운데) 중령과 부서원들이 SNS 콘텐츠 기획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공군 정훈실 미디어콘텐츠과장 김세헌(가운데) 중령과 부서원들이 SNS 콘텐츠 기획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있다.


유튜브 피드를 내리던 누리꾼들의 손가락을 멈추게 한 것은 단연 파격적인 섬네일이었다.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손 총장의 사진, 그 옆에 무심하게 적힌 ‘손석락도 락이다’란 펀치라인은 보는 순간 “대체 이게 무슨 콘텐츠인가” 하는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군의 최고위급 인사가 등장하는 만큼 다소 딱딱한 홍보 영상일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은 영상을 클릭하는 순간 경쾌하게 부서진다.

스피커를 뚫고 나오는 것은 장엄한 군악대 연주가 아니라 일렉트릭 기타의 강렬한 디스토션 사운드다. 군가를 심장 뛰는 록 버전으로 재편곡한 이 영상은 참모총장이 주는 이미지와 반항적인 록 스피릿을 절묘하게 교차시키며 ‘기대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신나면서도 색다르게 군가를 즐길 수 있게 만든 이 기발한 영상은 업로드 직후부터 가파른 조회수 상승 곡선을 그리며 순항 중이다.

누리꾼들 “도대체 누가 결재?”
영상의 파격만큼이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는 바로 댓글 창이다. 누리꾼들이 가장 경악하며 궁금해했던 대목은 단연 “도대체 이 영상이 어떻게 윗선의 ‘컨펌(승인)’을 받을 수 있었느냐”는 것이었다. “하극상도 상(賞)이다” “이 기획안 결재 올린 담당자의 담력이 궁금하다” “공군참모총장님 이름 하나는 확실하게 뇌리에 박혔다”는 등 재치 넘치는 댓글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현역 시절 손 총장과 함께 근무했던 예비역들의 증언이다. 이들은 “손 총장님 평소 성품이라면 부하들의 이런 기발한 장난을 충분히 웃으며 컨펌해 주셨을 것”이라며 과거의 따뜻했던 추억담을 털어놨다. 공군 최고 지휘관을 친근하고 유쾌한 밈으로 소비하는 이 낯선 풍경 앞에서 대중은 “선진 공군은 역시 다르다”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공군 공식 SNS에 올라온 군가 영상 ‘손석락도 락이다’ 섬네일.
공군 공식 SNS에 올라온 군가 영상 ‘손석락도 락이다’ 섬네일.


병사의 아이디어가 현실로
그렇다면 누리꾼들의 최대 미스터리인 ‘결재 과정’은 실제로 어땠을까? 정지희 대위와 이슬 중위 등 공군 정훈실 미디어콘텐츠과 실무진에게서 속사정을 들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불경(?)하고 발칙한 아이디어는 참모총장에게 사전 보고됐고, 정식 승인까지 받았다. 공군 SNS 콘텐츠는 실무진의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자유롭게 기획되는데,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가편집본이 완성되자 정훈실장이 이를 직접 들고 참모총장실로 향했다.

손 총장에게 자신의 이름이 언어유희로 쓰이고 록 음악과 합성된 영상을 보여주는 아찔한 순간. 손 총장은 영상을 본 뒤 실무 제작진의 역량을 깊이 신뢰하며 통 크게 “오케이”를 했다고 한다. 지휘관의 권위의식을 내려놓고 젊은 실무자들의 톡톡 튀는 감각과 창의적 시도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준 지휘부의 결단이 있었기에 이 상상의 ‘콘텐츠’가 무사히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파격적인 기획의 출발점이 간부가 아니라 병사의 머릿속이었다는 점이다. 기획을 최초 제안한 병사는 과거 손 총장과 함께 축구를 한 뒤 점심을 먹었을 때 까마득한 병사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던 총장의 유쾌한 모습에서 ‘이 아이디어라면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평소 계급·직책보다 좋은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군 특유의 분위기가 크게 작용했다. 실제 병사의 아이디어에 부서원 모두가 부정적인 의견보다는 “재미있게 만들어보자”는 공감대가 우선했다고 한다. ‘손석락도 락이다’는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병사 개인이 가진 반짝이는 창의성을 격려하고 가감 없이 수용해 주는 공군만의 열린 문화가 있었기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콘텐츠다.

공군에 대한 인식·신뢰도 깊어져
공군의 이러한 유쾌한 시도는 단순히 재미에서 끝나지 않는다. 정훈실 미디어콘텐츠과 관계자는 “국민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는 ‘친(親)공군’ 이미지를 형성하고 소통을 활성화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국민이 군을 무겁고 다가가기 힘든 집단으로 느끼는 대신 자유롭고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곳으로 인식할 때 군에 대한 신뢰도 자연스럽게 깊어진다. 앞으로도 공군은 특유의 유쾌한 병영생활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영공 방위라는 본연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는 믿음직한 모습을 균형 있게 전달할 계획이다. 색다른 시도, 발칙한 도전으로 국민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는 이들의 다음 콘텐츠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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