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전우’이자 ‘부부’의 이름으로

입력 2026. 05. 21   14:36
업데이트 2026. 05. 21   16:48
0 댓글

‘둘(2)이 만나 하나(1)가 된다’는 부부의 날. 누군가에게는 화사한 장미꽃과 따뜻한 봄 햇살을 만끽할 수 있는 날이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2024년 우리 부부는 2함대에서 만나 결혼했습니다. 그날 우리는 “남편과 아내로서 사랑하겠다”는 서약과 더불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함께 사수하는 전우로서 서로 든든하게 지켜 주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부부의 날은 우리에게 부부 그 이상의 의미를 넘어 NLL을 함께 사수하는 전우애를 느끼게 해 주는 그런 날입니다.

2020년부터 2함대에서 근무해 올해 7년 차를 맞았습니다. 그동안 주로 육상과 도서지역에서 근무했던 터라 올해는 조금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2함대의 상징과도 같은 천안함의 조리장으로 부임했기 때문입니다.

천안함은 선배 전우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이 서린 역사가 깊은 함정명을 이은 배란 것을 알기에 이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같은 함대의 항만수송정 정장으로 근무 중입니다. 남편의 일터는 선배 전우들이 피땀 흘려 사수한 서해 5도, 적의 도발에 가장 먼저 현장으로 출동해야 하는 최전방입니다. 귀가하는 남편의 전투복이 하얗게 땀으로 젖어 있는 것을 볼 때면 그가 수행한 임무의 고단함과 숭고함을 말없이 읽어 냅니다.

우리 부부의 대화 주제는 여느 부부와는 사뭇 다릅니다. 퇴근 후 식탁에 앉아 “오늘 파도가 높았지?” “임무는 잘 마쳤어?” “시정이 안 좋았을 텐데, 항해하느라 고생했어”라는 말로 서로를 격려해 주는 게 우리의 애정 표현입니다. 때로는 바다 위에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며 같은 바다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부부의 날을 맞아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 대신 “오늘도 임무 완수를 하자”는 다짐을 나눕니다. 함께하지 못하는 순간이 많지만, 서로의 부재를 아쉬워하기보다 우리 바다를 수호하는 중요한 임무에 임하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이 순간에도 각자 근무지에서 임무에 매진하고 있을 모든 군인 부부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도 서해는 이상 없습니다!

서보미 중사 해군2함대 천안함
서보미 중사 해군2함대 천안함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