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방연구원(KIDA)은 2030년 군 내 다문화가정 출신 장병 수가 전체 병력의 약 5%인 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했다.
변화의 물결은 최전방 포병부대의 포대장으로서 임무를 수행 중인 내 눈앞에도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년여간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5명의 다문화 장병과 동고동락하고 있다.
한·일 복수국적자 2명과 한미 복수국적자 2명, 한·태국 복수국적자 1명이 그들이다. 각기 다른 국가와 환경에서 자라 온 이들이지만, 대한민국 군인이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됐다.
처음 그들과 마주했을 때 우려가 앞섰다. 1명을 제외하고는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우리말이 서툴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도면담 당시 ‘군 생활이 두렵지 않은가’라는 나의 질문에 돌아온 답은 우려를 확신과 감동으로 바꿔 놨다.
“진정한 한국인이 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투박하고 서툰 우리말이었지만, 그 속에 담긴 진정성은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그들의 적응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언어장벽은 소통의 벽이 됐고, 엄격한 위계질서와 낯선 군대문화는 매 순간이 도전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좌절하는 대신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일과시간 모르는 게 생기면 곁의 전우와 간부들에게 질문하며 더 배우려 했다. 개인정비 시간마다 한국어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언어의 벽을 극복하고자 했다.
그러한 노력은 값진 결실로 이어졌다. 미국과 일본 배경의 두 용사는 탁월한 리더십으로 분대장 임무까지 완벽히 수행하며 전우들의 축하 속에 명예롭게 전역했다.
4개 국어를 구사하는 태국 배경의 용사는 부대의 외국어 선생님이자 핵심 인재가 됐고, 특유의 친화력을 가진 또 다른 용사는 포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전입한 일본 배경을 가진 용사 역시 서툴지만 매사 성실한 태도로 부대에 긍정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제 우리 군은 ‘다름’을 ‘틀림’이 아닌 ‘풍요로움’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문화 장병 1만 명 시대를 앞둔 지금 현장의 지휘관들은 이들을 배려의 대상이 아닌 우리와 함께 승리를 쟁취할 당당한 전우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들의 다양한 언어적 자산과 문화적 배경이 군의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세밀한 제도적 뒷받침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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