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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사 낙성과 봉불의 의미

입력 2026. 05. 21   14:35
업데이트 2026. 05. 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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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군 3군 본부가 자리한 대한민국 국방의 심장부 계룡대에서 지난 4월 23일 군불교 58년의 염원을 담아 영외 종교시설 홍제사(弘濟寺) 낙성(건축물이 완공됨)과 봉불식(부처님 형상을 모시는 의식)이 봉행됐다. 이번 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군종 특별교구장 법원 스님, 육·해·공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사부대중 1000여 명이 동참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홍제사 낙성의 첫 번째 의미는 ‘도량의 완성’에 있다. 홍제사는 2020년 장병들의 신행 확립과 정신전력 강화를 위해 건립을 시작했다. 2022년 대웅보전과 교육관 등이 먼저 조성됐고, 이번에 봉불식이 거행됨으로써 홍제사는 비로소 군불교의 귀의처로서 완결된 위상을 갖추게 됐다.

두 번째 의미는 본존불 자체에 담긴 상징성이다. 이 불상은 육군 전차, 해군 군함, 공군 전투기의 실전 무기 부품 등 실제 무기 부품들을 녹여 만들었다. 한국 불교사에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불상이다. 살생의 도구였던 무기가 자비의 상징인 부처님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조형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전쟁의 업을 녹여 평화의 원력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이 불상은 호국불교의 정신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의미는 호국(나라를 지키는 것)과 호법(불교의 법을 지키는 것)의 일체성에 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법어를 통해 “나라를 지키는 군인의 역할은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이 동서남북을 지키듯이 국토를 수호하는 군인의 사명 또한 곧 진리를 지키는 행위와 맞닿아 있다. 호국과 호법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며, 그 만남의 지점이 바로 홍제사다.

네 번째 의미는 정신전력의 근간이다. 현대 전장은 첨단 무기와 과학기술이 지배하지만, 그 중심엔 여전히 인간의 정신이 있다.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은 이날 축사에서 “강력한 화력을 운용하는 군인일수록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통제력이 필수”라며 장병들이 명상을 하며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힘을 길러야 함을 강조했다. 두려움과 긴장, 극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내면의 역량이야말로 진정한 전투력의 기반이다. 홍제사는 그러한 정신적 뿌리를 기르는 수행의 터전이다.

홍제사라는 이름엔 ‘널리 중생을 구제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홍제는 일부가 아닌 모든 이가 함께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것을 의미한다.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 곧 나와 남이 함께 깨달음에 이른다는 이 정신은 전우와 생사를 같이하는 군인의 삶과도 깊이 상통한다. 함께 훈련하고, 함께 지키며, 함께 책임지는 군인의 길은 더불어 건너는 보살행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사부대중은 회향 발원문에서 “나라를 수호하는 모든 장병에게 두려움 없는 용기와 바른 지혜를 더하여 주시고, 몸과 마음이 늘 안온해 맡은 바 소임을 원만히 성취하게 하여 달라”고 서원했다.

계룡대 홍제사 낙성은 완성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다. 군불교 58년의 원력이 이 도량에 응집된 만큼 앞으로 이곳이 호국의 서원과 자비의 가르침이 살아 숨 쉬는 성소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최원철 육군중령 계룡대근무지원단 군종실장
최원철 육군중령 계룡대근무지원단 군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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