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마냥 설레는 계절이 아니다. 모두가 찬란한 봄을 노래할 때 역설적으로 가장 깊은 고독과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이 있어서다. 통계적으로 봄철 자살률이 급증하는 현상을 ‘스프링 피크(Spring Peak)’라고 부른다. 주변의 활기찬 변화와 자신의 우울한 내면이 대비될 때 그 박탈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이다. 군단 예방안전과장으로서 건강한 군(軍)을 지탱하는 3가지 핵심인 ‘감시, 견제, 균형’을 장병들의 마음 건강에 대입해 보고자 한다.
먼저, ‘감시(Monitoring)’다. 군에서의 감시는 대개 경계나 보안을 뜻하지만, 사고 예방 관점에선 ‘관찰과 관심’으로 치환된다. 거창한 관찰이 아니다. 전우의 평소와 다른 낯빛, 부쩍 줄어든 말수, 식사를 거르는 것과 같은 사소한 변화를 포착하는 눈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케빈 하인즈는 금문교에서 투신했다가 생존한 뒤 이렇게 회고했다. “다리로 가는 길에 단 한 명이라도 나에게 미소를 지어 주거나 괜찮냐고 물어봐 줬다면 결코 뛰어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둘째, ‘견제(Check)’다. 이 단어에서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Pace Maker)’를 떠올린다. 우리 모두 전우의 삶을 지탱하는 ‘페이스메이커(Faith Maker)’가 돼야 한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Faith)이 흔들리고 삶을 포기하고 싶은 부정적 생각이 차오를 때 누군가 옆에서 그 생각의 흐름을 끊어 주는(Check) 역할을 해 주는 것이다. “오늘 날씨 좋은데, 같이 산책이나 할까?”라는 가벼운 제안이 죽음으로 향하는 그릇된 의지를 견제하고, 다시 삶을 향한 믿음을 회복하게 만드는 강력한 제동장치가 된다.
마지막으로, ‘균형(Balance)’이다. 군 생활은 임무 수행과 휴식, 군기와 인권 사이의 끊임없는 균형 잡기다. 예방안전과는 장병 개개인이 심리적 평형을 잃지 않도록 부대 운영 템포를 조절하고, 외로운 그늘에 방치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업무를 한다. 거창한 구호보다 중요한 것은 장병들이 소속감과 정서적 안정이라는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군단 예방안전과장으로서 매일 아침 다짐한다. 사고 예방은 단순히 규정을 강요하는 ‘관리’가 아니라 전우의 사소한 신호에 응답하는‘사랑’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말이다. 이 순간에도 홀로 마음의 짐을 지고 있을 전우에게 전하고 싶다. 당신 곁에는 사소한 이야기까지 들어줄 준비가 된 전우와 부대가 있다.
따스한 봄볕이 부대 구석구석을 환하게 비추듯 우리의 세심한 관심이 전우들의 마음속 그늘을 걷어 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옆에 있는 전우에게 먼저 다가가 가벼운 인사를 건네 보자. 그 따스한 미소로 전한 사소한 시작이 누군가에겐 오늘을 살아갈 가장 확실한 이유가 될 것이다.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