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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군 간부의 역할은 어디까지 변화해야 하는가

입력 2026. 05. 15   17:15
업데이트 2026. 05. 1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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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소령 한미연합군사령부 정보참모부
김경민 소령 한미연합군사령부 정보참모부



인공지능(AI) 시대 군 간부의 역할은 어디까지 변화해야 하는 걸까. 최근 조직에서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보고서 작성 방식이 과거의 형식 중심에서 벗어나 핵심 내용을 구조화하고 명확하게 서술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연합군사령부는 모든 내부 문서 작성 시 사람이 이해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AI가 분석하기에도 용이한 ‘AI 친화형 문서(AI Readable Document)’ 형태로 만들길 강조한다. 처음엔 단순한 업무 방식의 개선 수준으로 인식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는 우리 조직이 미래 환경에 대비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AI 시대 군 간부의 역할 변화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었다.

첫째, 기술 활용 역량을 요구할 것이다. 앞으로 군 간부는 AI가 제공하는 정보와 분석 결과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 개발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의 이해는 필수적인 역량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정보 분석의 편의 제공 차원을 넘어 지휘 판단의 정확성과 속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판단에 따른 책임이 강화될 것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책임은 오히려 분명해진다. AI가 제시하는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결심하더라도 이의 책임은 결국 군 간부에게 귀속된다.

전장환경은 예측 불가능한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며, 이 모든 것을 AI가 100% 확실하게 판단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군 간부는 기술을 적극 활용하되 이를 맹신하지 않는 균형 잡힌 판단력과 책임의식을 갖춰야 한다.

셋째, 리더십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AI 기반 환경에서는 정보 공유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하위 제대의 상황 인식 능력도 향상돼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상급 제대는 지향하는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함과 동시에 일정 수준의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하는 임무형 지휘를 해야 한다. 군 간부의 역할은 모든 것을 직접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이끄는 독립된 리더로 발전해야 한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점도 있다. AI 시대라고 해도 사람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군 조직의 중심은 여전히 사람이며, 전투력을 창출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구성원이 상급자, 특히 지휘관을 신뢰하고 따를 때 그 조직은 제한적인 여건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능동적으로 움직여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반대로 신뢰가 무너지면 아무리 우수한 기술과 장비를 갖춘다고 하더라도 의도하는 목표를 달성하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미증유의 AI 시대임에도 군 간부의 역할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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