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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확산금지조약(NPT)과 북한의 비핵화

입력 2026. 05. 15   16:08
업데이트 2026. 05. 1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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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국 동국대학교 초빙교수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천명국 동국대학교 초빙교수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北 핵무기 보유 의지 더 공고해져 
반면 국제사회 결집된 노력은 약화
실효성 있는 억제태세 최우선 과제
한국의 핵잠 건조 美 동의 큰 기회

지난 4월 27일 미국의 뉴욕 유엔 본부에서 제11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4주간의 일정으로 개최됐다. 1970년 발효된 NPT는 핵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약속으로, 191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통상 5년마다 평가회의를 열어 핵 군축과 핵 비확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논의해 오고 있다. 이번 평가회의 개막연설에서 유엔 사무총장은 “핵확산금지조약이 침식되고 있으며 핵무기를 확산하고자 하는 동인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는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북한의 핵실험과 핵능력 고도화, 미·러 간 핵 군축협정 폐기, 중국의 핵전력 증강, 이란 핵 합의(JCPOA) 파기와 핵 개발 등으로 국제 핵질서가 끊임없이 도전받고 있는 데 기인한다.

1993년 일방적으로 NPT 조약 탈퇴를 선언한 북한은 이후 불법적인 핵 프로그램을 추진해왔으며, 6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고 남한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핵능력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북한의 불법적인 핵 개발은 NPT 체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간주돼 지난 30여 년간 NPT 평가회의에서 핵심의제로 다뤄져 왔으나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우리가 직면한 최대 안보 위협이기 때문에 우리는 오랫동안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북한 비핵화에 비우호적이다. 특히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가 약화되고 힘을 앞세운 국제정치로 회귀하면서 미·중 전략경쟁 심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등으로 북한 정권의 핵무기 보유 의지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반면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결집된 노력은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북한 정권은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힘에 의한 평화유지와 안전보장이 북한의 절대불변한 입장”이라고 강조하며, 외부의 ‘비핵화’ 요구를 “주권 부정, 헌법·제도 포기를 강요하는 가장 적대적인 행위”라며 거부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대내외적 현실을 고려해 대북정책 목표를 ‘한반도 평화공존’으로 설정하고, 북핵 관련 목표로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를 제시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장기적 목표로 두되 핵활동 중단-핵능력 축소-핵능력 폐기에 이르는 단계적 접근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도 NPT 체제 약화와 유엔 안보리의 유명무실화, 북핵 문제에 대한 강대국들의 상이한 이해관계, 비타협적인 북한의 핵정책 등을 고려할 때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미래에 북한 비핵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 상황에서 우리 군의 최우선 과제는 명백히 북한 정권의 핵사용 억제를 위한 실효성 있는 억제태세 구축과 발전이다. 북핵 억제를 위해 한미 양국은 2023년 ‘워싱턴선언’을 통해 ‘핵협의그룹(NCG)’을 설치하고 긴밀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2024년 ‘한반도 핵억제·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의 정책·군사당국이 공동으로 추진할 다수의 과업에 대한 지침을 제시했다.

해당 지침은 동맹이 유사시 다양한 핵 위기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미국의 핵전력과 한국의 재래식 전력을 통합하는 기획과 계획 발전을 포함해 정보공유, 협의, 훈련 및 연습 시행을 망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2025년 10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동의하면서 우리 군은 기존 한국형 3축체계에 추가해 북핵 억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길을 열었다.

이러한 동맹 협력의 산물은 우리에게 억제력 강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맞춰 ‘한반도 핵억제·핵작전 지침’을 계획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주기적인 훈련과 연습을 통해 실전 대응능력을 강화하며,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법적·제도적·기술적 토대를 조속히 마련해 신뢰할 수 있는 핵 억제태세를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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