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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이자 아버지

입력 2026. 05. 07   15:27
업데이트 2026. 05. 0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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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들과 함께하는 일상은 언제나 긴장감과 무거운 책임감으로 가득 차 있다. 이곳에선 교관을 넘어 그들의 멘토이자 때로는 든든한 아버지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 훈련병은 대부분 사회의 품에서 막 벗어나 군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첫발을 내디딘 젊은이다. 그들의 눈빛에는 기대감과 더불어 낯설고 두려운 감정이 교차한다. 이들이 두려움을 이겨 내고 성숙한 군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조력자가 되고자 다짐했다.

군대의 훈련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정이다. 특히 훈련병들에게는 모든 게 낯설고 고된 도전이다. 이 과정에서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로는 엄격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다가가며 그들의 감정에 귀 기울인다. 단순히 훈련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를 믿고 한 걸음 나아가도록 곁에서 조언하고 격려하는 역할을 자처한다. 훈련병들은 기술과 규율만 배우는 게 아니다. 삶의 태도와 마음가짐까지 배우기를 원한다. 그래서 그들의 멘토로서 삶에 대한 진심 어린 이야기를 전하고자 노력한다.

이들에게 아버지처럼 다가갈 수 있는 이유는 나 또한 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훈련병 시절 수많은 선임의 따뜻한 조언과 격려 덕분에 오늘의 내가 될 수 있었다. 그때 받은 도움을 떠올리며 지금 훈련병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고 있다. 훈련병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스스로 극복하도록 이끌어 주며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훈련병들은 차츰 군인으로서 자세와 책임감을 배우고 강인한 체력과 자신감을 얻는다. 그들의 눈빛이 어느 순간 맑고 단단하게 변할 때 이 길을 택한 보람을 느낀다.

훈련병들의 성장은 곧 나의 보람이다. 훈련소에서 고된 훈련을 소화하며 그들이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진정한 군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지켜볼 때마다 한 사람으로서, 또 교관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훈련병들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 모든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내가 전해 준 작은 가르침과 따뜻한 관심이 이들의 삶에 깊은 울림을 남길 것이라는 믿음이 오늘도 움직이게 한다.

사람은 주변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훈련병들이지만, 육군훈련소라는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그들에게 긍정적이고 따뜻한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 되길 바란다. 언젠가 그들이 군 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간 후에도 이곳에서 같이했던 시간과 내가 남긴 작은 가르침이 힘이 돼 줄 것이라고 믿는다.

오늘도 전투복을 입는다. 훈련병 한 명 한 명에게 좋은 영향을 남기기 위해 그들의 든든한 멘토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로서 또 하루를 시작한다.

주현근 상사 육군훈련소 25교육연대
주현근 상사 육군훈련소 25교육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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