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특수전학교, ‘기초 스쿠버’ 교육
올해부터 연간 5개 기수·4주 과정 확대
수중 매기법·개방회로 잠수·잠영 등
포기 모르는 요원 60여 명 혹독한 훈련
기초 과정 수료 후 ‘해상척후조’ 완주해야
비로소 특전복에 ‘컴뱃 다이버’ 패치 부착
강인한 체력·정신력으로 특전대원 도전
바다는 특수부대원에게 또 하나의 전장이다. 육군특수전학교(특전교)는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8일까지 해상침투 정예 요원 양성을 위한 ‘기초 스쿠버(SCUBA)’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연간 5개 기수·4주 과정으로 확대된 이 훈련에는 까다로운 선발 관문을 통과한 60여 명의 요원이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수영 기술부터 개방회로 잠수, 종합숙달훈련 등 4주간의 강도 높은 과정을 소화해야 한다. 훈련이 한창이던 지난달 30일 특전교를 찾아 현장을 지켜봤다. 글=박성준/사진=한재호 기자
실내 수중 훈련장에 들어서자 짙은 염소 냄새와 함께 묵직한 긴장감이 밀려왔다. 가로 50m, 세로 25m, 수심 10m 규모의 실내 수영장엔 검은 잠수복을 입은 장병 수십 명이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이들은 수영장 한가운데서 2인 1개로 조를 이뤄 공기통과 호흡기 등 장비를 점검하더니 수직으로 몸을 던져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물 밖에서는 교관들이 날카로운 눈으로 요원들의 자세 하나하나를 확인했다. 고함도, 불필요한 소음도 없었다. 오직 물을 가르는 소리와 거친 숨소리만이 훈련장을 가득 채웠다.
이날은 3주 차 과정으로 △개방회로 잠수 △장비 탈착 △수중 매기법 △잠영 및 입영 훈련이 한창이었다. 유사시 해상침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이 과정의 핵심 목표다. 이 교육 과정에 발을 들이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체력검정 특급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맨몸 수영 600m를 20분 이내, 오리발 수영 600m를 17분 이내에 완주해야 한다. 아울러 압력내성검사와 폐기능검사까지 통과해야 입교 자격이 주어진다. 현장에서 만난 한 교관은 “교정과정에 들어오기 전부터 어느 정도 검증된 인원”이라며 “그렇게 선발된 인원들도 4주 과정을 버티는 게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요원들 얼굴에는 고강도 훈련의 흔적이 역력했다. 입술이 파랗게 변한 채 풀 가장자리에 잠시 기대거나,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숨을 고르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누구 하나 자리를 이탈하거나 훈련을 건너뛰는 이는 없었다. 3주째 매일 물속에 잠겨 온 이들의 눈빛에는 어떤 단단함이 새겨져 있었다.
기초 스쿠버 과정은 크게 4단계로 구성된다. 훈련은 잠수 이론 교육과 함께 맨몸 수영, 오리발 수영 등 기초 수영 기술을 익히는 것에서 출발한다. 잠수 물리학, 잠수 생리학, 감압 이론 등 이론 교육부터 시작하는 것은 물속 환경의 특수성 때문이다. 질소 마취, 감압병 등 수중에서 인체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요소를 머릿속에 새기는 것이 모든 훈련의 출발점이다. 실습에서는 실제 해상의 조류와 파고를 고려한 환경을 조성해 장거리 침투 능력을 기르는 데 집중한다.
기초 수영 기술이 갖춰지면 본격적인 잠수 기술 연마로 넘어간다. 공기통 없이 수심 10m까지 수직으로 하강하는 표면 잠수,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며 수중 1.5m 지점까지 내려가 50m를 이동하는 잠영, 장비가 조류에 휩쓸리거나 적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수중 매기법이 집중적으로 교육된다.
이후에는 압축공기가 담긴 공기통, 잠수복, 호흡기 등 실제 잠수 장비를 착용한 가운데 개방회로 잠수 교육이 이뤄진다. 잠수 장비 운용법부터 중성부력 유지 훈련, 깊은 수심 잠수 실습 등이 진행된다. 장비 이상이나 외부 충격 상황에 대비한 수중 응급처치 교육도 병행된다.
마지막 단계는 지금까지 익힌 모든 기술을 적용하는 주야간 종합 숙달 훈련이다. 공기통 밸브 잠김, 호흡기 이탈, 신체 회전 등 실제 수중 작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돌발 상황을 조성해 요원들 스스로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한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야간 수중에서도 임무를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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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분위기를 몸으로 느껴보기 위해 교관의 안내 아래 훈련 일부를 체험해 봤다. 수영복 차림으로 풀에 들어가 표면 잠수와 잠영, 입영 등 기초 동작을 따라 해본 것이 전부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이 훈련의 무게를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수직으로 몸을 던져 내려가는 표면 잠수는 처음엔 단순해 보였다. 하지만 수면 아래로 내려갈수록 귀가 먹먹해지고, 수압이 흉부 전체를 조였다. 불과 몇 초 만에 ‘그냥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치솟았다.
잠영도 만만치 않았다. 숨을 참은 채 몸을 수평으로 눕혀 최대한 저항을 줄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20여m를 지나자 머릿속에는 ‘숨을 쉬어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이것을 100m 이상 해내는 요원들이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게 느껴졌다. 물 밖으로 나오며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는 말이 절로 튀어나왔다.
요원들의 표정은 전혀 달랐다. 수면 위로 올라온 직후 잠시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도 교관의 구령이 떨어지면 다시 자세를 잡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힘들다’는 내색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의지가 얼굴에 새겨져 있었다. 선발 과정부터 지금까지 쌓아온 시간의 무게가 느껴졌다.
기초 스쿠버 과정을 수료한 대원들에게는 더 혹독한 관문이 기다린다. 실제 바다에서 장거리 수영, 수중 방향 유지, 침투자산 운용 등 기술을 익히는 ‘해상척후조’ 과정이다. 전술적 침투 기술 숙달은 물론 무박 해난 극복 훈련 등 극한의 환경과 인간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이 과정까지 완주해야 비로소 특전복에 ‘컴뱃 다이버(Combat Diver)’ 패치를 달 수 있다.
김대규(소령) 특전교 해상과장은 “어떠한 악조건 속에서도 부여된 임무를 반드시 완수하기 위해 특전대원들에게 육상·해상·공중의 모든 침투 기술을 숙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 스쿠버 교육은 정예 해상 침투 요원으로 거듭나게 될 기초 과정으로, 향후 이어질 해상척후조 과정까지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극복한다면 최정예 특전대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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