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조명탄

국내 최대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뉴토끼’ 폐쇄가 남긴 질문

입력 2026. 05. 06   16:30
업데이트 2026. 05. 0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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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최대 규모의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뉴토끼’ ‘마나토끼’가 돌연 자진 폐쇄했다. 운영자는 사이트를 폐쇄한 뒤 다시는 운영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뉴토끼·마나토끼 운영자는 일본으로 귀화한 상태에서 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웹사이트의 영향력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방문자 수 기준 상위 5위 안에 들 정도로 이용자가 많다. 이들보다 방문자 수가 많은 곳은 네이버, 구글, 유튜브, 인스타그램 정도다.

당연히 저작권 침해 규모 역시 막대하다. 업계에선 누적 피해액이 적어도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 웹사이트의 폐쇄 소식이 전해지자 웹툰을 공급하는 네이버, 카카오 등 관련 기업의 주가가 반응할 정도였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피해는 숫자로 환산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부분이다. 웹툰 작가들의 수익이 잠식되면서 창작의지가 꺾이고, 이는 곧 국내 만화·웹툰산업 전체의 기반을 흔든다. 나아가 웹툰을 원천 콘텐츠로 하는 드라마·영화 등 영상산업, K콘텐츠와 한류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뉴토끼 같은 불법 웹사이트 운영자는 어떤 책임을 지게 될까. 저작권법에 따르면 무단복제·전송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영리 목적이 인정되면 실형이 선고될 수 있으며, 실제로 과거 불법 웹툰사이트 ‘밤토끼’ 운영자들은 검거돼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민사적으로도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고, 저작권법 제125조 및 제125조의 2에 따라 손해액 또는 법정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뉴토끼 운영자를 처벌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문제는 해결되는 걸까.

과거 ‘밤토끼’가 사라진 자리에 ‘뉴토끼’가 등장했고, 그 이전에는 P2P 불법 복제 웹사이트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뉴토끼가 폐쇄된 이후에도 또 다른 유사사이트가 등장하리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우려는 단순한 노파심이 아니다. 불법행위로 얻는 이익이 사후 부담하는 법적 책임보다 큰 구조여서다.

우리 민사법 체계는 전통적으로 손해를 ‘전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원칙적으로 실제 손해를 넘는 책임을 부과하지 않는다. 그 결과 손해배상액보다 불법행위로 인한 이익이 더 큰 구조가 형성되기 쉽고, 불법행위가 ‘고위험·고수익사업’처럼 작동할 여지가 생긴다. 고의적이고 조직적인 불법행위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도 그 이익을 근본적으로 박탈하지 못하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제2, 제3의 뉴토끼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수천 건을 훔쳐도 그에 상당한 손해만 갚으면 되는 구조는 과연 공정한가.” 이 질문은 징벌적 손해배상의 필요성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 것이다. 불법행위로 얻은 이익이 사후 부담하는 책임보다 크거나 감수할 만한 수준이라면 동일한 행위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고의의 불법행위, 즉 범죄행위의 경우 손해배상도 징벌적으로 커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필요성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저작권법, 개인정보보호법,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등 개별 법률에서는 이미 징벌적 손해배상을 일부 도입하고 있고, 뉴토끼의 경우와 같이 그 억지효과는 크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고의적인 불법행위 전반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확대하는 문제를 논의할 시점이다.
 

심언철 법무법인 대화 변호사
심언철 법무법인 대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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