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의 진화는 경이롭다. 특히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복잡한 작업을 하는 ‘AI 에이전트(Agent)’의 등장은 전 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되고 있다. 이러한 AI 에이전트의 능력이 실제 전장에 투입됐을 때 어떤 파괴력을 갖는지 보여 준 상징적 사건이 지난 1월 발생한 미군의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작전이다.
이 고도의 극비 타격 및 체포작전에는 미국의 국방 데이터 플랫폼 기업 팔란티어의 ‘고담(Gotham) 시스템’과 앤트로픽의 초거대 AI 모델 ‘클로드(Claude)’가 핵심적으로 활용됐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클로드가 작전을 수립하는 데 적용된 ‘컨텍스트 엔지니어링(Context Engineering)’ 기술이다. 미군은 베네수엘라군의 방어 전력, 지휘체계, 지형정보는 물론 투입 가능한 미군의 모든 공격 전력과 무기자산을 AI에 남김없이 입력했다. 전장의 모든 변수를 맥락화해 에이전트에 부여한 것이다.
이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클로드 기반의 AI 에이전트는 부대·자산별 작전 수행계획을 스스로 수립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점은 최적화 과정이다. 초기 작전 시뮬레이션에선 미군 사상자 발생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도출됐다. 그러나 AI 에이전트는 투입 병력의 동선, 공중지원 타격시점, 무기체계 조합을 미세하게 조정해 가며 무려 수만 번의 작전 변경 시뮬레이션을 했다. 그 결과 마침내 아군 사상자 발생 확률이 ‘0’에 수렴하는 완벽에 가까운 작전계획을 완성했다. 이 작전은 각 부대로 그대로 전달됐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행돼 단 5분 만에 아군 한 명의 부상도 없이 작전을 완료할 수 있었다. 작전사령부가 한 것은 ‘승인’ 버튼을 누르는 일이었다.
미군은 이 놀라운 성공을 이란 초기 폭격에도 적용했고, 역시 큰 성공을 거뒀다. 바야흐로 AI 전쟁 1.0 시대를 연 것이다. 우리 군이 추진하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도 이런 AI 에이전트의 활용이 중심이 돼야 한다. 전체 전략과 작전 수립은 물론 무인기, 4족 보행 로봇과 같은 ‘피지컬(Physical) AI’ 기기 하나하나에 순간대응이 가능한 AI 에이전트가 탑재돼야 한다. 지휘관은 작전의 최종 목표만을 지시하고, 고도화된 국방 AI 에이전트가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계획을 세워 무인기 편대의 정찰과 타격 임무를 분배하는 지휘체계, 이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 전장의 모습이다.
이를 위해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정밀타격 무기를 만들어 내는 K방산의 압도적인 하드웨어 제조 역량에 안주할 때가 아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테크 기업들과 전략적으로 협업해 군사작전에 특화된 국방 AI 에이전트 생태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 오픈AI나 앤트로픽과 같은 민간의 혁신적인 AI 기술을 군의 지휘통제 및 군수지원 시스템에 신속히 이식(AX)하는 속도가 곧 국가안보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다.
우리 사회나 군이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는 이 거대한 AX를 수행할 AI 인재 육성이다. 디지털 문명에 익숙한 장병들을 강력한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를 자유자재로 지휘하는 ‘최정예 AI 사피엔스’로 기른다면 우리 군은 인구절벽의 파고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하고 치명적인 첨단 AI 강군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자주국방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실력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