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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P’(Most Improved Player)로 조직의 문화를 깨우자

입력 2026. 04. 29   14:37
업데이트 2026. 04. 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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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국제 안보환경은 다극적 경쟁과 협력의 교차점에 서 있으며, 예측 불가능성도 증가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대부분의 국가와 조직은 성과를 강조한다. 협상에서 성공해야 하고, 성과를 높여야 살아남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한순간의 성공과 성과 달성으로 조직은 발전하지 않는다.

‘MIP(Most Improved Player)’는 실력이 가장 발전한 선수에게 주는 상을 의미한다. MIP는 ‘성공’이 아니라 ‘성장’에 주목한다. MIP상(기량발전상)은 1986년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처음 시작했으며 한국프로농구(KBL)도 2015년부터 수여하고 있는 제도다.

MIP는 결과가 아닌 ‘성장’ 과정에 주목한다. ‘어제보다 얼마나 발전했는가’ ‘얼마나 도전했는가’ ‘실패 이후 어떻게 다시 일어섰는가’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MIP 선발은 도전을 장려하고 실패 후 재도전문화를 확산시키며, 중간층 선수들의 동기를 상승시켜 준다. 최종적으로는 조직 전체의 평균 역량을 키우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온다.

MIP를 받은 선수들은 그것에 멈추는 게 아니라 국가대표나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발돋움해 왔다. KBL의 MIP 수상자는 면면이 매우 화려하다. 초창기 이재도·허웅·송교창 선수 등을 시작으로 양홍석·김낙현 선수를 거쳐 지난해 시즌엔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친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구단의 이정현 선수가 있다.

이들은 국가대표나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발돋움했으니 MIP상은 단순히 갑자기 잘하는 선수에게 주는 포상이 아니라 리그 전체 선수의 기량 향상에 기폭제 같은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MIP는 군 조직에도 큰 의미를 지닌다. 군의 본질은 성과 경쟁이 아니라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숙달하고 전투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전투력은 특정 소수의 능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조직 전체가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을 유지할 때 발휘된다. 이런 관점에서 최고 전투원뿐 아니라 가장 크게 발전한 전투원을 인정하는 것은 전투력 향상이라는 우리 군의 본질적인 목표와 직결된다.

최고 성과자를 조명하는 일도 조직 활성화에 분명 필요하다. 기준을 제시하고 구성원에게 목표를 보여 주며, 성취문화를 만들어 줘서다. 하지만 지속 발전 가능한 조직은 최고의 1명보다 성장하는 100명이 만드는 것이다.

늘 뛰어난 능력으로 주목받는 소수의 인재도 좋지만 조직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어느 분야에서든 한 걸음씩이라도 나아가는 MIP를 수상하는 구성원이 많아지는 게 더 큰 도움이 된다. MVP는 영웅을 만들지만 MIP는 조직을 강하게 만든다.

우리 군의 교육훈련은 반복된 훈련과 평가로 숙련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최고 전투원만이 아니라 가장 크게 발전한 전투원을 인정하는 것은 전투력 향상이라는 목적에 더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뛰어난 사람을 알고 있다. 이젠 성장하는 사람을 찾아야 할 때다. 조직 활성화의 핵심은 최고를 선발하는 게 아니라 성장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1년을 시작하고, 벌써 4개월이 지나고 있다. 더 많은 반성과 후회, 포기가 우리 조직원 마음속에 크게 자리 잡기 전 ‘절대적인 성과보다 상대적인 성장’에 집중하는 우리이기를 바란다. MVP는 기준을 세우지만 MIP는 조직문화를 바꿀 수 있다.

박인주 중령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박인주 중령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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